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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됐다. 제대로 꼈네."


콘돔이 제대로 씌워졌나 확인한 여자가 진혁에게 말했다.

넓게 벌어진 가운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피부 곳곳이 흥분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진혁이 더는 못 참겠다고 고백하고 나서야 침대에 누운 여자는

그에게 자신의 몸을 본격적으로 애무하게 했다.


목을 깨물게 하고, 귓가를 쓰다듬게 하고, 가슴을 빨게 하고,

옆구리를 간지럽혀달라고 요구하고, 허벅지를 어루만져 달라고 요구하고,

빨갛게 달아오른 피부를 찾아 핥으라고 말하고, 껴안은 채로 키스해달라 말하고.


여자는 여유가 넘치던 대화에 신음과 뜨거운 호흡이 섞이고 나서야

진혁에게 침대 옆 서랍을 열어 콘돔을 꺼내라고 말했다.


당장이라도 사정할 것만 같이 몇 번이나 튕겨 오르던 그의 물건은

긴 애무를 하는 동안 어느 정도 평정심을 되찾은 상태였다.


그래도 여전히 평상시 그가 혼자 자위할 때보다 단단하게 발기한 기둥을 본 여자는

진혁에게 콘돔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았고

진혁은 솔직하게 제대로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럼 내가 알려줘야겠네."


여자는 몸을 일으켜 그의 옆에 앉아 콘돔을 끼는 법을 알려주었다.


"여기 누워."


그녀가 시키는 데로 자신의 분신에 고무로 된 옷을 입힌 진혁이

처음 느껴보는 감촉에 어색해 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보던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에게 침대에 누우라 말했다.


진혁이 자리를 잡는 사이 가운을 벗은 그녀는

벗은 옷을 의자에 걸어두고 침대 아래쪽에서 그를 향해 기어갔다.

남자의 허리까지 기어 온 여자가 몸을 들어 올리고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어떤 쾌락을 줄지 기대하면서 진혁이 군침을 작게 삼켰다.


여자가 자신의 음부 앞에 놓인 막대를 손으로 잡아 자신의 몸에 밀착시켰다.

몸에 닿지 않은 부분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던 여자가 허리를 살짝 들었다.

여자는 남자의 물건을 곧바로 삼키지 않고 젖어있는 균열을 따라 막대기를 문질렀다.

막대기의 끝이 왕복할 때마다 진혁은 얕은 숨을 내뱉었다.

진혁이 더는 참지 못하고 여자의 몸에 손을 뻗으려고 한 순간,


"윽...!"


작은 물소리와 함께 그의 물건이 여자의 안으로 들어갔다.

절묘한 타이밍에 남자를 잡아먹은 분홍색 입이 조금씩 조금씩 기둥을 집어삼켰다.

가장 예민한 부분의 끝에서부터 느긋하게 밀려오는 따뜻함에 당해버린 진혁은

여자의 다리 위에 올린 손에 힘을 주어 그 쾌감을 버텼다.


"역시 크네."


마침내 기둥뿌리까지 감춰버린 여자가 말했다.


"아마 여기까지 들어온 거 같아."


여자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득 찬 아랫배를 툭툭 쳤다.


"만져볼래?"


그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처럼 말했지만,

그녀는 남자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손을 잡아 이끌었다.

예쁜 삼각형 모양으로 정리된 음모의 까슬함이

붉게 달아오른 남자의 손바닥에 간지러운 쾌락을 주었다.


"어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조금도 아는 것이 없는 진혁이 애매하게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다물었다.

여자는 굳이 대답할 필요 없다고 하면서 그의 얼굴을 향해 몸을 숙였다.

진혁의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한 그녀는 다시 몸을 일으키고 남자의 팔을 짚었다.


"시작할게."


천천히 콘돔이 씌워진 자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집어넣기 전보다 더 빛나는 물건을 귀두가 보이기 전까지 뱉은 아랫입이 다시 그것을 천천히 삼켰다.

삼켰다가 뱉었다가, 다시 삼켰다가 뱉었다가.

분홍색 조개가 소화할 수 없는 고기 막대를 반복해서 되새김질 할수록

남자의 몸에 쌓이는 쾌락이 늘어났다.

자신도 모르게 아랫배에 힘을 주고 허리를 움직이면서

조금이라도 쾌감을 더 맛보기 위해 사정감을 견디느라 그가 약간 인상을 썼다.


쾌락을 탐하면서 동시에 쾌락을 견디는 남자를 본 여자의 마음속에

거칠게 허리를 부딪치면서 그의 온몸을 더듬고 핥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났다.

얇은 고무막 안에서 하얀 정액을 싸지 않으려고 애쓰는 순진한 자지의 저항을 부숴버릴 정도로 격하게 삽입 자위를 하면서

그가 간신히 붙잡은 자제심을 잃어버릴 정도로 폭력적인 쾌감을 우겨 넣고 싶다는 욕망이 그녀의 자궁을 간지럽혔다.


하지만 그 원초적인 욕망을 채우는 것보다

첫 경험을 망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진혁의 순수한 얼굴이 더 마음에 들었기에

그녀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계속 이어 나갔다.


"누나, 저... 윽..."


그렇지만 아무리 그녀가 배려를 한다고 해도 첫 경험은 그 자체로 동정이 견디기 힘든 자극이었다.

진혁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눈치챈 여자가 다시 한번 그와 몸을 맞대었다.

젖가슴으로 남자의 몸을 누르면서 입술을 그의 귓가로 가져간 여자가 속삭였다.


"쌀 거 같아?"


"흐윽!"


뇌를 직접 간지럽히는 것만 같은 속삭이는 목소리에 한계에 다다른 그가 몸을 뒤틀었다.

퓻, 퓻, 여자의 몸 안에 들어간 그의 물건이 하얀 액체를 뱉어냈다.

끈적하게 허리를 움직이던 여자는 자신의 허벅지를 붙잡은 남자의 손에 힘이 풀릴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흐으으..."


신음을 삼키던 남자의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여자가 그에게 입을 가볍게 맞추었다.


"좋았어?"


"네..."


진혁이 살짝 부끄러운 듯 눈을 피하며 말했다.

여자는 그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다시 허리를 일으켰다.

아직 쾌락의 여운에 잠겨있던 남자가 허리를 한 번 움찔거렸다.

품고 있었던 남자를 놓아준 그녀의 구멍에서 느껴지는 허전함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은 성욕과 뒤섞여 약간 거품이 일어난 애액의 모습으로 흘러내렸다.


그녀는 처음의 단단함을 잃어버리고 약간 기울어진 남자의 물건을 덮은 고무를 벗겨냈다.

살짝 튀어나온 둥근 끄트머리에 뭉친 하얀 정액을 잠깐 구경한 그녀는 제 역할을 다한 그것을 침대 아래 쓰레기통에 던졌다.


"표정이 왜 그래?"


여자가 몸을 일으킨 진혁에게 달라붙으면서 물었다.


"아뇨... 그냥..."


어딘가 자신감이 없어진 그를 본 여자는 음습한 미소를 숨기기 위해 그를 껴안았다.


"걱정하지 마. 나도 기분 좋았으니까."


"네..."


상대를 만족시키지 못했음에 우울해진 남자를 안아준 그녀가 천천히 포옹을 풀었다.


"그리고 아직 안 끝나기도 했고."


그녀는 진혁이 되묻기도 전에 자신의 손을 그의 입술에 밀어 넣었다.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받아들인 남자의 침을 묻힌 그녀가

몸을 뒤로 살짝 젖히고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쓰다듬었다.


"여기 어떻게 만지라고 했는지 기억해?"


여자가 그에게 자신의 성감대를 만지라는 눈빛을 보냈다.

노골적인 요청을 받은 남자는 그녀의 손가락이 문지르는 부분에 손을 가져갔다.


"잠시만."


그의 손이 닿기 직전, 여자가 빙글 몸을 돌려 베개에 등을 기댔다.


"한 번 하고 나면 더 예민해지니까, 더 조심스럽게 만져줘."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진혁의 손을 다시 자신의 음부로 이끌었다.


"응, 좋아, 그렇게... 하아..."


여자는 미끈거리는 애액을 발라가며 클리토리스를 만지는 진혁에게 계속해서 신음을 속삭였다.

한 차례의 삽입 이후로 더 부풀어 오른 그녀의 분홍빛 속살이 움찔거렸다.

착실하게 쌓여가던 뜨거운 쾌락을 즐기던 여자의 다리에 무언가 차가운 것이 떨어졌다.

진혁의 요도에서 뒤늦게 흘러나온 투명한 액체가 두 사람의 사이를 이어주고 있었다.


여자가 그 액체를 검지손가락에 감았다.

엄지와 검지를 문질러 미끌거리는 액체를 손가락에 넓게 바른 그녀는 그 액체가 나온 구멍을 손가락으로 둥글게 문질렀다.

하얀 손가락이 일자로 갈라진 구멍을 스칠 때마다 진혁이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다시 단단해졌네."


볼이 발그랗게 상기된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진혁은 어쩐지 부끄러워 눈을 아래로 살짝 깔았다.


"손으로 계속할래, 아니면..."


여자가 살짝 고개를 돌려 서랍을 바라보았다.

진혁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을 열고 새로운 콘돔을 꺼냈다.

남자가 2차전을 준비하는 사이 여자는 베개를 허리에 베고 누웠다.


"이번엔 직접 넣어봐."


진혁이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바로 넣지 말고, 내가 했던 것처럼... 미끄럽게 만든 다음에 넣어."


여자의 구멍에 집중하고 있던 진혁은 여자가 그에게서 살짝 눈을 돌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진혁의 물건이 끈적하게 젖은 여자의 균열 위로 미끄러졌다.

자신이 직접 움직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미 한 번 쾌감을 분출했기 때문인지

처음 여자가 물건을 문지를 때보다 약한 쾌락이 기둥에서 전해졌다.


진혁이 집어넣기를 기다리던 여자는

이미 충분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삽입하지 않고 애를 태우는 진혁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제..."


직접 삽입하는 것보다 넣어달라고 말하는 것을 더 부끄러워하는 여자가 말끝을 흐렸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능숙하게 여자를 안달 나게 만들어버린 진혁은 그 말을 듣고 구멍을 찾았다.


"좀 더 아래."


구멍보다 좀 더 위쪽을 꾹, 하고 누른 남자에게 여자가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진혁이 손으로 자지를 약간 더 누르며 허리를 앞으로 움직였다.

이번엔 제대로 들어갈 장소를 찾은 귀두에 따뜻한 살덩이가 느껴졌다.

진혁은 자신을 빨아들이는 육단지에 그대로 물건을 밀어 넣었다.


"하아..."


묵직한 부풀음이 살을 가르고 끝까지 도달하는 동안 숨을 참고 있었던 여자가 깊게 숨을 뱉었다.

서로 완전히 밀착하기 힘든 자세였기에 그녀가 위에 올라가 있을 때보다 조금 얕은 부분까지만 닿았지만

허리에 깔은 배게 때문에 머리가 몸보다 아래로 내려가서인지 숨을 쉬기가 조금 더 힘들었다.

그리고 그 답답함은, 여자가 제일 좋아하는 쾌감이었다.


"움직일게요."


진혁이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채우고 있던 것이 사라지는 상실감,

자리에서 밀려나 압박되던 몸이 되돌아오며 느껴지는 편안함,

그리고 안쪽에 난 주름이 귀두에 작은 저항을 줄 때마다 피어나는 짜릿한 쾌락.


살을 가르고 묵직하게 밀려들어 오는 이물감,

얇은 막 너머로도 느껴지는 비어있는 공간을 가득 채우는 따뜻함,

그리고 흥분되서 부풀어 오른 약점들이 짓눌릴 때마다 솟아오르는 깊은 쾌락.


남자가 피스톤질을 할 때마다 서로 상반되는 쾌락이 여자의 몸에 흘러들어왔다.


"하아, 응, 후우, 흥, 아아..."


자지가 빠져나가면 비교적 긴 신음을 뱉고,

다시 들어오면 짧은 신음을 삼키면서

여자가 손으로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다.


"하아, 더 세게."


느긋하게 다가오는 쾌락에 만족하지 못한 여자가 말했다.

진혁은 그녀의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 몸을 더욱 깊게 밀었다.


"하윽...! 좋아, 좀 더, 더 세게 해줘."


더욱 큰 쾌락을 탐하는 여자에게 호응하듯 남자의 허리가 더 크게 움직였다.

부드럽고 조용하게 찰박이는 소리를 내던 두 사람의 비부는

이제 출렁거리는 침대의 스프링 소리마저 삼켜버릴 정도로 크게 찰싹이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흑, 하아, 진혁아, 기분 좋아? 흐윽!"


"네, 후윽, 기분 좋아요."


"나도, 응, 기분 좋아. 앗, 하, 으응..."


격한 움직임을 반복하는 진혁의 턱선을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자신의 몸 위로 떨어지는 땀방울과 조금 느려진 움직임, 그리고 힘겨워진 호흡을 눈치챈 여자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잠시, 잠시만."


움직임을 멈춘 진혁이 숨을 몰아쉬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자세 조금만 바꾸자."


여자가 안아달라는 듯 팔을 앞으로 뻗었다.

진혁이 그 팔을 잡아 올리자 여자는 작게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자연스럽게 밀착하고 앉은 모습이 된 둘의 얼굴이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진혁은 가까이 다가온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반짝거리는 연분홍빛 입술이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입맞춤을 받아주었다.


"응, 으응."


입맞춤을 나누면서 여자가 허리를 조금씩 앞뒤로 움직였다.

성기의 방향을 따라 흔들리며 주어지던 쾌락만 느끼다가

처음으로 좌우로 빙글빙글 돌리는 쾌락을 받은 진혁은

뭉글뭉글 쌓여가는 사정감을 느끼면서 여자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하윽?!"


무방비하게 약점을 공격받은 여자가 비명 같은 신음을 내면서 뒤로 물러났다.


섹스하는 내내 쥐고 있던 주도권을 잃어버린 그녀의 보지가 꾸욱 하고 진혁을 붙잡았다.


여자의 격한 반응에 잠깐 놀랐던 진혁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잠, 하읍!"


진혁은 도망친 여자의 뒤통수를 잡아당기면서 다시 키스를 했다.

호흡이 흐트러진 여자가 그를 떼어내려고 했으나,

진혁이 허리를 튕겨 올리면서 목덜미를 쓰다듬자 그녀는 답답한 신음을 내며 허리를 숙였다.


"읍, 으응, 하흑, 읍!"


잠깐 숨을 쉬기 위해 여자가 입을 벌린 틈을 타 혀까지 집어 넣은 진혁이 그대로 그녀를 껴안고 쓰러졌다.

이제는 뒤로 물러난 공간까지 빼앗긴 여자의 신음이 진혁의 입안을 울렸다.


"푸하, 너, 지금... 하응!"


"세게 갈게요."


"너, 앙, 아윽, 멈춰, 아앙!"


숨이 막힌다는 느낌이 들기 직전에 입을 떼어낸 진혁은 곧바로 강하게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앙, 아, 하윽, 너어, 흐윽!"


여자가 진혁을 밀어내며 멈추려고 할수록 그는 더욱 세게 여자를 껴안고 허리를 부딪쳤다.

묵직하게 때려 박히는 쾌감에 계속 저항하던 여자도 결국은 포기하고 지금 느끼는 쾌락에 충실하기로 했다.


팡, 팡, 팡!

"윽, 흐극, 힉!"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날 때마다 여자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의 피부에 땀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시트가 점점 젖어 들었다.


"나, 곧... 아아!"


절정이 가까워짐을 느낀 여자가 진혁에게 말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한계에 다다라있던 그는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남은 힘을 다해 몸을 움직였다.


"아, 아, 나, 나! 나아아아아!"


"크윽!"


착실하게 자궁에 쌓이던 쾌감이 터진 여자가 진혁의 몸을 강하게 붙잡았다.

또다시 여자보다 먼저 절정에 다다르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었던 진혁도 울컥 진한 정액을 쏟아내며 그녀의 몸을 붙잡았다.

맞닿은 신체 부위가 찌릿찌릿할 정도로 예민해진 두 사람의 몸을 쾌락이 휩쓸었다.

쾌감이 너무 커서 떨어지고 싶었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몸이 뛰어오를 정도로 민감했기에 둘은 서로를 더욱 세게 붙잡았다.

바들바들 떨리는 진동이 누구의 몸에서 시작되었는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붙어 움찔거리던 둘의 몸이 한순간에 축 처졌다.


"하아, 하아, 하아..."


거친 숨소리가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건지, 상대의 입에서 나오는 건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지친 둘은

서로 몸을 포갠 채 한동안 가만히 누워있었다.


"하아, 하아... 진, 혁아."


"네, 하아, 누나."


"무거워..."


여자가 작게 중얼거렸다.


"죄송해요."


남자는 후들거리는 팔에 힘을 주고 몸을 일으켰다.

그가 상반신을 들어 올리면서 힘을 잃고 작아진 그의 성기가 콘돔과 함께 여자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자신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닦아낸 진혁은 그 콘돔을 빼내서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목말라.'


땀을 잔뜩 흘리며 거친 운동을 한 그의 몸이 갈증을 호소했다.

진혁을 침대에서 내려가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뚜껑을 땄다.

그것을 곧바로 마시려던 진혁은 물병 입구를 물기 직전에 멈췄다.


"..."


잠깐 생각한 그는 침대에 누워 쉬고 있는 여자에게 다가갔다.


"누나, 물 드세요."


"고마워."


여자가 한쪽 손을 들어 올렸다.

진혁은 물을 잠깐 내려놓고 여자의 팔과 등을 잡아 일으켜 세워줬다.

느릿하게 물병을 향해 지친 팔을 뻗는 여자에게 물병을 쥐여준 진혁은

자신이 마실 물병을 찾아 다시 냉장고 문을 열었다.


꿀꺽, 꿀꺽, 꿀꺽.


"크흐...!"


350ml 패트병에 들어있는 물을 순식간에 해치운 진혁이 입가를 닦아냈다.

그런 그와 달리 조용하게 물을 마신 여자는 내용물이 반쯤 남아있는 물병을 자신의 옆에 내려놓았다.


"진혁아."


"네, 누나."


"이리 와 봐."


진혁이 그녀의 옆으로 다가갔다.


"이것 좀 옆에 올려줘."


진혁이 여자에게서 물병을 받아 서랍 위에 올렸다.

여자는 이어 그에게 앉으라는 의미로 침대 매트리스를 가볍게 두드렸다.

남자가 침대에 걸터앉자 그녀가 말했다.


"좀 더 가까이."


진혁은 몸을 살짝 들썩여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좀 더."


다시 한번, 그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더."


진혁은 여자의 손이 그의 다리에 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었다.


찰싹!


"아얏!"


불시에 허벅지를 따갑게 맞은 진혁이 비명을 질렀다.


"내가 멈추라고 했지?"


"아, 아, 아파, 아파요!"


여자가 그의 허벅지를 한 번 강하게 꼬집어 비틀었다.


"아으으..."


눈물을 찔끔 흘린 진혁을 화끈거리는 허벅지를 문지르며 작게 신음을 흘렸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어."


"근데 왜 꼬집었어요?"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


억울한 표정을 지은 진혁에게 여자가 딱 잘라 말했다.


"나는 좋았지만, 다른 사람한테도 그러면 안 돼.

특히 네가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더더욱.

섹스는 너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


"... 죄송해요..."


"반성했어?"


"네."


"그럼 됐어."


여자가 가볍게 미소 지으며 팔을 벌렸다.


"이리 와."


진혁이 머뭇머뭇 어색하게 팔을 벌린 그녀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


"너도 안아줘."


어색하게 자신의 품에 안긴 남자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준 여자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처음엔 어색하게 있던 진혁도 자세를 고쳐 앉으면서 그녀를 껴안았다.


'... 응?'


여자를 껴안고 있던 진혁은 문득 어떤 냄새를 맡았다.

포근하고, 편안하고, 희미한 냄새.

어쩐지 계속해서 맡고 싶어지는 냄새의 근원을 찾던 그는

그것이 여자의 몸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여태까지 여자의 몸에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여자는 한 번 하고 나면 꽤 센치해지거든.

그러니까 이렇게 꼬옥 안아주고 달래줘야 해.

안 그러면 울어버릴지도 몰라."


그가 냄새의 근원과 작은 의문을 찾아냈을 때, 여자가 조용히 말했다.


"... 누나."


그녀의 말과 냄새에서 어떤 것을 눈치챈 진혁이 여자를 불렀다.


"왜?"


"..."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


하지만 그는 자신이 눈치챈 것을 말하지 못했다.

정확하게는, 말하지 않았다.

그녀가 숨겨둔 상처와 과거를 굳이 꺼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자가 하룻밤을 빌려준 이유를 어렴풋하게 깨달은 진혁은 이미 그런 배려를 할 정도로 어른이 되어있었다.


"그냥 불러보고 싶었어요."


"그래."


그리고 그보다 훨씬 먼저 어른의 계단을 밟은 여자는,

그가 삼킨 질문과 배려를 모른 척 할 수 있을 정도의 어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