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고작 3시간 만에 쓰라고요?"


내 이름은 김독자 

막 글을 쓰기 시작한 하꼬 작가이다


"네 글 쓰기전 자료조사 글쓰기 후 퇴고는 별도 시간입니다"


말도 안돼!


처음 글은 멍하니 컴퓨터 앞에 서서 작업하다 하루가 다 지나갔고


오늘은 어떻게든 써야겠다 싶어 글을 쓰니 

내 활자 조합물 따위를 쓰는데 12시간이 걸렸다.


그런데도 단 3시간만에 쓰라니?


"3시간만에 한편을 쓰지 못한다면..."


"못한다면...?"


난 진지하게 다음 말을 기대해 보지만

상대방은 느긋한 미소로 나의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김작가에서 다시 김독자로 갈 뿐입니다 어렵지 않지요?"


쾅!


책상을 두 주먹으로 내리치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끓어오르는 분노


김독자만은 절대 안된다


"너 내가 글을 못쓸거라고 했지?"


"그렇습니다. 3시간만에 글을 쓴다면... 좋습니다 1억, 1억을 드리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심장이 요동쳤다.


스치는 생각들


정말로 1억을 줄까?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거지?


그저 난 글 쓰는법을 배우러 왔을 뿐인데!


"저기 건너 방에 노트북있으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글 쓰기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컨디션이 좋았을때도 8시간정도 걸렸는데


그의 반도안되는 시간으로 한편을 작성해 오라고?


이럴 시간이 없다.


인터넷을 켜서 검색하기 시작했다.


'글 3시간만에 작성하는 법'


글을 빠르게 훑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 글 쓰는 시간이 오래걸리는 이유 알려준다


클릭


니들이 글 쓰는데 오래걸리는 이유?


별거 없어 힘이 존나 들어가서 그래


일상 대화하는데 엄청난 고민 끝에 말하냐? 아니야


중략


팁글을 정독 한 나는 자신감이 높아졌다.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구글 문서에다가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타다다닥


경쾌한 타자소리


나를 방해하는 건 없다. 지금의 나는 무적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잠시 뒤


글이 써지지 않는다.


카페인이 문제인가?


박차고 일어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1L를 사왔다.


빨대로 쭈욱 빨아드리며 카페인을 섭취했다.


이제 남은시간이 없어


글을 써야해!


타닥 타닥


전보다 글 쓰는 속도는 느려졌지만 멈칫하는 부분이 사라졌다.


한편의 글


기승전결의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하이라이트 부분


다른건 몰라도 이 부분은 잘 써야 하는데


떠오르지가 않아!


어떻게 해야되지?


그래! 갑자기 닌자를 출현시키자


글이 재미가 없을땐 닌자를 출현시키라고 했어


닌자 여주를 넣어놓자.


주인공과 라이벌 대결에서 닌자가 난입하는거야!


그리고 메카 티라노사우루스 를 타고 멋지게 물리치는 거지


좋았어!


나도 글 쓸때는 쓴다 이거야


김독자가 아닌 김작가가 되겠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글은 다 쓰셨나요?"


응답보다 말없이 노트북을 건냈다.


"어때요 생각보다 할만 했죠?"


김독자 같은 사람들은 수두룩 했다.


어떻게 써요? 무리에요 6시간은 안될까요? 기타 등등


안된다고 하지만


결국 돈 걸리면 다 쓴다.


'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활자 조합체지만 말이야'


그렇게 노트북을 켜는 순간


글이 없다?


"김독자씨 글을 쓰지 못한겁니까?"


김독자는 응답 대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방을 나갔다.


돌발행동


그의 표정을 미루어봤을때 현자타임이 온것이 분명했다.


"에휴 새끼 싸가지 없는거 보소"


그가 나간 순간 본심이 나왔다


10년간 이 일을 하면서 흔히 있는 케이스였다.


글 안써진다고 커피좀 사서 마시고 딴 생각하다가 백지 공포증에 걸려 글을 쓰지못한채 

자괴감에 빠져 상황도피


주머니에서 전자담배를 물어 빨았다


그러고 노트북을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 스크롤바가 터무니 없이 긴걸 눈치챘다.


설마 이 병신이?


페이지 수는 30


재빨리 Ctrl + A 단축키를 눌렀다


이 조합은 전체 선택을 하여 드래그 하는 기능이 있다.


흰 바탕에 흰 글씨


한편 분량이 완벽하게 작성되어 있었다.


여닌자와 메카 공룡?


화려한 기술하나 없었지만 소재는 좋아 가볍게 읽기 좋았다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흔히 있는 케이스가 아닌 특별 케이스 인가


"재밌네 김독자"


나만 당할 수 없지


핸드폰으로 매니저에게 전화를 건다


"매니저님 시간 괜찮으시죠? 제가 메일을 하나 보낼 건데... 예 제 부계로 신작 하나 예약 걸어줘요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여닌자와 메카공룡


실시간 베스트 1위!


괴물신인의 등장!


자 무대는 만들어졌다 김독자


작가로 날아오를 것이냐 아니면 독자로 머물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