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호러 영화나 다크소울 시리즈 보스에 어울리는 비주얼이지만 사실 굉장히 착하고 불쌍한 존재임

이 단편 자체는 sf세계관에서 지구로부터 15만 광년 떨어진 곳에 조난당한 주인공이 전 애인을 만나 잠시나마 즐거운 한때를 보내다 사실 전부 환상이고 동료들은 전원 사망, 그녀의 실체가 저 외계인이었다~같은 내용인데 


동명의 원작 소설 beyond the aqulia rift를 보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음

주인공 일행과 저 외계인은 차원이동 장치가 이따금 오작동할 때 불시착하는 곳에 떨어짐. 외계인은 첫 번째로 거기 도달한 장본인이고 최소 몇천 년간을 외로이 살아옴

본인은 뭘 먹는지 어찌어찌 살고 있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지 못하기에 어쩌다 조난당한 종족이 있으면 최대한 평화롭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환상까지 보여주며 곁을 지켜줌


주인공도 본래는 꿈에서나마 행복하게 해 주고 충격받지 않도록 현실을 천천히 알려주려고 했는데 끊임없이 거부하고 또 거부하는 바람에 수천 번 넘게 실패함. 깨어날 때마다 흉측한 자기 외모에 기겁하면서


근데 아이러니한 건 우리한테 저 외계인이 끔찍한 괴물인 것처럼 얘한테도 인간은 끔찍한 괴물임. 엄연히 고등종족인 자기와 생김새가 너무나 다르니까

주인공을 포함한 우리는 얘를 사악한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오랫동안 외로움에 시달려 온, 전혀 다른 종족의 처지에 눈물까지 흘리며 공감하는 안타깝고 선한 존재라는 게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