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연재밖에 없습니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연중은 내게 충실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내 영혼이 심해의 바닥을 헤맬 때에도

연중은 늘 곁에 앉아 나를 지켜주었으니

어떻게 연중을 원망하겠습니까.

아 연중이여, 너는 결코 내게서 떠나지 않겠기에

나는 마침내 너를 존경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이제 너를 알겠다.

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완성이라는 것을.

너는 굶주린 내 마음의 누렁이를 결코 떠나지 않았던 사람을 닮았다.

나의 연중이여, 너는 더없이 사랑하는 여인보다 다정하다.

나는 알고 있나니 내가 죽음의 자리에 드는 날에도

너는 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와

나와 함께 가지런히 누우리라.


야명은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