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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여, 네가 행하려던 일을 속히 하라.\"
당신은.. 당황이 묻어난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보는 나에게 포도주를 적신 빵을 내밀며 천연덕스럽게 미소 지었었다.

숨이 막히도록 짙은 아찔한 당신의 향기가 나를 감싸 안았고 귓가를 파고든 당신의 여상한 말에 \'이미 알고 계셨나이까\'라는 말이 목구멍 너머로 치고 올라오려던 것을 억지로 삼켰었다.

그렇게 당신은 의자에서 일어나 급하게 문을 나섰었다.


****


\"오늘도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기도드리옵나이다.\"

짧게 기도를 마친 그녀는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만한 거친 빵을 들고 잘게 찢어 그 조각들을 제자들의 접시에 나눠주며 작게 읊조렸다.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그녀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먼저 빵을 집고는 입으로 넣자 그 제자들이 접시에 담긴 빵을 귀중한 옥을 다루듯 조심스레 집어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빵을 삼킨 그녀는 작은 세마포 조각으로 입가에 묻은 빵 부스러기를 닦아 내며 투박한 놋쇠 병을 들었다.

그녀는 놋쇠 병을 기울여 그 안에 든 액체를 잔에 따라내었다.

짙은 보랏빛 포도주가 작은 거품을 일며 빈 잔을 채워 나갔다.

그녀는 잔을 들어 제 자리에 놓고 천천히 차례대로 제자들의 잔에 포도주를 채워 나갔다.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거니라.\"

모든 잔에 포도주를 채운 후 그녀는 천천히 포도주를 비우며 제자들에게 일렀다.

그녀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제자가 잔을 비우자 식사를 마치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을 바라보는 제자들을 둘러보며
경첩에 녹이 슬어 삐걱거리는 빛바랜 낡은 나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가을 밤의 서늘한 바람이 그녀의 살갗에 닿는 순간 그녀가 움찔 눈매를 떨었다.

갈릴리의 밤바람은 매번 겪었음에도 움찔 떨게 만드는 서늘함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겉옷을 여미며 바깥의 풍경을 시야에 담았다.
그러고는 묵묵히 감람산을 향하여 걸었다.
그녀가 천천히 걸어가자 제자들도 어미닭을 졸졸 따라가는 병아리처럼 그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산에 도착하자 그녀는 자신을 따라온 제자들에게 나직이 명령했다.
그러고는 돌 하나 던질 만큼의 거리를 가서 거친 흙바닥에 여린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하지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그녀는 저 멀리 밤하늘 너머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두 눈을 감고 신을 향해 기도했다.

불안함이 벌레처럼 마음 한 편을 좀먹을 때마다
질끈 감은 두 눈에 더욱 힘을 주어 간절히 기도를 하니 달빛을 받아 빛나는 그녀의 흰 목덜미를 타고 땀방울이 핏방울처럼 떨어져 마른 땅을 적셨다.

그녀가 기도를 마치고 천천히 눈을 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색색거리는 숨소리들이 들려왔다.
제자들이 슬픔으로 잠에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을 향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어찌하여 자느냐..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

그녀의 눈가가 물기로 젖어갔다.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일어나지 않는 제자들을 향해 말하던 중 이쪽으로 오는 성난 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은 다급한 듯 걸어오는 무리가 눈앞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는 무리의 선두를 이끄는 자를 보고 허망한 탄식을 내뱉었다.

익숙한 뻣뻣한 검은 머리카락에 잿빛이 섞인 갈색 눈,
자신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유다였다.


\"스승님….\"

무리의 선두에 선 이,
유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불러왔다.

그녀를 간절한 듯 마주 바라보고 있는 갈색 눈동자에 정욕이 서리는 순간
시선이 마주쳤다.

\"스승님….\"

\"유다….\"

유다는 사흘간 물을 마시지 못한 순례자가
우물을 탐하듯 그녀의 어깨로 손을 뻗었다.
그러고는 힘을 주어 거칠게 그녀를 끌어당겼다.

굳게 닫힌 그녀의 입술을 깨물어 입을 벌리고는 입안을 탐하듯이 혀를 얽으며 입을 맞추었다.

거친 입맞춤에 그녀가 숨이 막힐 때쯤
달빛에 비친 은빛 실이 다리를 짓도록 입술을 떼어낸 유다가 그녀를 향하여 버럭 소리쳤다.

\"당신은…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야…!
제발… 제발 지금이라도 죽지 않겠다고 말해!\"

그녀의 결연함으로 가득 찬 짙은 눈동자를 보자 유다가 울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겉옷을 붙잡고 무릎 꿇었다.

\"유.. 유다야, 너의 입..맞춤으로 인자를 팔려고 하느냐.\"

그녀는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참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

\"하려던 것을 하거라.\"

자신을 불쌍한 어린 양을 바라보듯 내려다보는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꼈다.

뒤늦게 저들의 스승과 스승을 탐하는 유다를 본 제자들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네놈이 스승님을……!\"
그중 시몬이 칼집에서 칼을 빼들고는 유다의 옆에 있는 대제사장의 몸종을 향해 칼을 내리쳐 그의 오른쪽 귀를 떨어뜨렸다.

\"이것까지 참으라.\"

그녀는 시몬에게 칼을 집어넣을 것을 명했다.

대제사장의 몸종이 붉은 피가 흐르는 제 귀가 있던 자리를 부여잡고 입에 거품을 물며 주저앉자
그녀는 천천히 걸어가 무릎을 꿇어 몸종의 오른쪽 귀를 만져 대제사장의 몸종을 낫게 했다.

그녀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제자들을 만류하며 천천히 그녀를 잡으러 온 무리를 향해 걸어갔다.

\"이 또한 아버지가 주신 시련이니라.
그러니 시몬아, 제자들을 이끌고 돌아가라.\"

그녀가 제자들을 돌려보내며 유다의 코앞까지 다가가자
유다는 그녀를 감싸 안고 작은 물약을 먹였다.

\"당신은… 내 것이야…….\"

유다와 대제사장이 병사들에게 그녀의 제자들을 포박하라 명하자 혼이 나간듯 서있던 그녀의 제자들이 서둘러 그 자리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유다는 그 꼴을 보고 비웃으며 그녀를 안고 밤길을 천천히 걸어갔다.

******


\"하아…… 으으…\"
그녀의 앙다문 붉은 입술에서 억눌려 있던 달뜬 숨과 함께 신음이 흘러나왔다.

외간 사내들의 손이 그녀의 몸 이곳 저곳을 지분거렸다.

수백 마리의 개미들이 몸 위를 기어가는 듯 불쾌한 감각과 알 수 없는 쾌락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녀는 유다에 의해 눈이 가려지고
마구간의 기둥에 묶여 로마 병사들의 손에 계속된 희롱을 당하고 있었다.


\"이 년이 그 야훼의 딸이라던 년이라니…
달뜬 숨을 내뱉는 꼴을 보니 신의 창녀가 아닌가?

전능하다던 야훼놈은 제 딸이 여기서 주물러지고 있는 것은 알고 있나? 푸하하.\"

그녀는 계속해서 여린 몸을 지분거리는 손길에 저항하려고 몸을 비틀었지만 거친 사내들의 힘에 눌려 저항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아버지 신에게 기도 하며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참아내는 것뿐이었다.

\"흐으으… 그…그…만…그만……\"

\"푸하하, 벗겨 놓고 보면 선지자라는 년도 영락없이 부드러운 계집이구만.
자, 네 년을 주무르고 있는 자가 누구더냐? 선지자 노릇을 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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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글 갔던 걸로 기억했는데 아니었네

어쩐지 념글에서 한참 찾아도 안 나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