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왜 있지 않은가.


좋아하는 작품이 결말을 좆박아서 5700자 짜리 쌍욕을 박았다가,작가의 분노로 소설 속 세계로 빙의하는 그런 전개 말이다.


흔하디 흔하고,현실성조차 없어서 창작물엔 참 잘어울리는 전개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었으나



"씨발,그걸 내가 당하네"


그걸 현실에서,그것도 내가 겪게 될줄은 몰랐는데.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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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인기소설인 [아카데미의 용술사가 되었다]라는 하렘물이 결말에 순애 드리프트를 박아서 3500자짜리 욕을 박은거까지도 좋았고.


그에 분노한 작가에 의해 작품 속으로 빙의당해,아카데미의 어느 이름없는 학생 신분이 되었던 것도 좋았다.


차라리 빙의에 대한 보상으로 상태창도 있었으니까.


근데 말이야. 시발.


[아카데미의 ???천재,등급:측정 불가]


[12시간을 주기로,랜덤으로 특정 분야에 대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천재가 됩니다.]


이런 능력은 좀 아니지 않나.



겉보기엔 이 개사기 능력을 왜 하대하는지 모를텐데,그건 이 능력의 실상을 파헤쳐보면 저절로 깨닫게 된다.


저 망할 상태창에 명시된 '특정 분야'라는게,우리가 아는 마법,검술,창술..기타등등,그런 광대한 분야가 아니라


마법이라고 한다면 그중에서도 혈마법,


검술이라고 한다면 그중에서도 매화검법


이런식으로 세부적인 부분까지 포함한,그야말로 오만가지 세부분야들중 오직 한 부분에 대한 천재가 된다는 것이다.


차라리 이런 전투에 도움이 되는거면 써먹어 볼만 했지,진짜 문제점은


[12시간이 지났습니다. 다시한번 능력을 선택합니다.]


[선택중....]


[축하드립니다! 아카데미의 병세우기 천재가 되었습니다!


병세우기 천재:당신이 던지는 어떠한 병이든,무조건 똑바로 세워지게 됩니다. 거꾸로 세우는것도 가능하고요. 학생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으세요!]



..보시다시피 이런 전투에는 하등 쓸모없는,타 분야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능력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것이였다.



그나마도 병세우기라면 조용히 12시간을 기다리기라도 하지



[축하드립니다! 아카데미의 못생긴 얼굴 천재가 되었습니다!


못생긴 얼굴 천재:못생김이라는 단어를 당신의 얼굴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축하드립니다! 아카데미의 지랄발광 천재가 되었습니다!


지랄발광 천재:언제,어디서든,누구의 앞이든 전혀 신경쓰지않고 발작과 온갖 난리는 다 칠 수 있게 됩니다!]


...같은,능력이 아니라 오히려 패널티에 가까운 능력이 선택될때도 많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끔직한게 하나 있는데.


아까 말했다 싶이,내가 당한건 빙의다.


즉,소설 속의 어떤 사건이든 휘말리게 될 운명이라는것.


그래서 최대한 그런 일에 엮이지 않고 조용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메인 퀘스트 발생! 용술사의 도우미!


용술사를 도와 아카데미에 닥쳐오는 재앙을 무찌르고,용술사가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십시오!


조건:용술사 '아리아 셀버리트'의 모든 메인 이벤트 수행에 참여하여 그녀를 지원할 것.


보상:현실세계로의 귀환.


불응 시의 패널티:사망]



이라는,작가가 절대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게하겠다는 악의가 돋보이는 퀘스트를 수행하도록 만든 것이였다.


그것도 이딴 능력으로 지원하라는거였고.




"..진짜 좆됐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난 이런 맛탱이 가버린 능력으로 


앞으로 여러가지 피폐해질 사건 속에서,어떤 방식으로든 그녀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게 된것.


"근데,'아리아'? '그녀'? 내가 알던 주인공 용술사의 이름은 '엘리엇'인데다가 남자였는데..?"

...그것도,TS된 주인공과 함께 말이다.



....유독 빙의하기전 영화에서 봤던 명대사가 떠오르는 순간이였다.



'아무래도,좆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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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법이나 발도술 천재부터 왼손딸 천재나 발로 캔따기 천재까지


어떤 분야의 무슨 천재가 되는지에 대한 범위가 거의 무한한 개병신같은 능력의 주인공의


윾?쾌한 아카데미 착각 하렘물이 갑자기 보고싶어졌다.


노피아식 C급 감성 흘러넘치는 그런 작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