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도 능력에 각성해 헌터가 될 수 있게되었다


이것으로 꿈에 그리던 멋진 활약을 하며 내 이름을 떨칠 수 있게 되겠지 어쩌면 아름다운 연인이 생길지도 모르고 말이다


—라고 생각하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지


멍하니 그리 생각하며 푸르른 거인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기괴함이란 단어를 그대로 구현화 한 것 같은 뒤틀린 그것들은 내 명령에 따라 오크와 고블린들을 씹어먹기 시작했다

와그작 와그작 고기와 뼈를 씹는 소리와 끔찍한 단말마가 울려퍼진다


그 광경을 눈에 담으며 이번에는 다크엘프들을 향해 손을 휘두른다

그러자 아름다운 외형을 가진 이세계의 침략자들을 더없이 공포스럽고 호러틱한 살인기계들이 덮친다

무기질적인 기계음을 크게 올리며 살을 갈아버리는 기계들, 참 정말이지 무척이나 두렵고 혐오스러운 것들이었다


아무튼 이제 마지막으로 이세계의 군세를 지휘하던 마인을 향해 시선을 향한다

몸을 움찔거리며 안그래도 파란 얼굴을 더 파랗게하는 그놈의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에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공포를 흩뿌릴려고 찾아온 침략자가 벌벌 떨며 두려움을 전신으로 나타낸다

그건 요컨대 내 능력을 사용하기 딱 좋은 상태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윽고 마인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뒤틀리고 녹아내리고 터지며 처절한 비명소리가 내 고막을 때려댄다

하지만 그런 비명소리를 지르는 것으론 저 불쌍한 생물은 구원받지 못했다

얼마 안있어 저것은 그 본래의 형체도 남기지 못하고 그저 끔찍한 덩어리가 되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그렇게 일을 끝낸 나는 한숨을 내쉬며 내가 보호한 헌터들에게 다가갔다

그들 중에는 요즘들어 나름 유명하고 전도유망하다는 소리를 듣는 미인 헌터도 있어 나는 최대한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지만...

그들은 그저 아까의 마인과 똑같이 얼굴을 새파랗게 하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갈 뿐이었다


...나는 혼자 가만히 서서 어느샌가 다가온 내 웬수들에게 둘러싸인채 생각했다


...시벌 왜 이렇게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