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는 글에 자신을 대입하기 때문에 글은 독자의 정신을 투영한다고 생각함.


그러한 관점에서 후피집/사이다물을 보면, 후피집과 사이다는 발단의 근원이 알아주지 못한 노력에서 시작되는데 그것에 대한 결과가 후회/사이다라는 점에서 독자의 욕구가 본인이 한 노력에 대한 존중과 보상인 것으로 보임. 


또한 요즘 글이 인스턴트 소설이 되어가는 현상도 앞서 말한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을 듯함.


이전에는 '내가 한 만큼 결과가 나올 것이다' 라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따라 주인공이 이뤄낸 결과보다는—어차피 결과는 노력에 비례하므로—과정에 집중되는 경향이 짙었음. 반면, 요즘 글의 특징이 어떤 사건에 대한 결과가 1,2화 사이에 나온다는 점에서 이전의 시대정신이 더이상 작용하지 않는다고 판단됨. 


즉, 독자들은 '내가 한 노력과 그 결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시대정신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됨.


결론만 말하자면, 후피집/사이다가 도태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될 것 같다고 생각함. 애초에 그것들이 기반한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인정욕구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후피집/사이다가 도태될지의 여부도 예상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