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엽그룹 회장의 손녀딸 세나는 신종 골수암에 걸려 치료법이 나올 때까지 자신에게 맞는 골수를 정기적으로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


이에 삼엽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아먹은 적십자사 직원은 조혈모세포 기증자 데이터를 넘기고, 이를 분석해본 결과 서른이 넘도록 모쏠아다 야갤러로 살아온 춘배가 적합자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삼엽그룹 측은 춘배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고, 이에 잃을 것 없는 앰생인 춘배는 튕겨보다가 세나의 사진과 추가로 주어지는 거액의 돈에 굴복해 제안을 수락한다


아이의 정서상 좋을 것이 없었기에 세나의 부모는 둘이 접촉할 일이 없게 조치를 취힌지만, 우연히 춘배의 골수 추출작업을 보게된 세나는 자신의 수행비서를 닥달해 진실을 알게되고 춘배에게 큰 감사를 느끼게 된다


이후 기회를 봐서 잠깐씩 밀회를 가지게 된 둘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허심탄회하게 앰생의 삶을 얘기하는 춘배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 세나는 자신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는 말을 전하나, 그로부터 지키지 못할 말은 하는게 아니라는 핀잔만 듣는다


병의 치료법 개발에는 차도가 없는 상황에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그동안 나름대로 만남을 이어오던 둘은 세나의 약혼자인 금정그룹 회장의 장손 강석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본래 세나의 치료가 진전이 없자 진작에 딴마음을 먹은 강석이었지만, 그녀가 춘배와 같은 앰생과 어울리는 것을 보고 심사가 뒤틀려 훼방을 놓고, 종국에는 이를 세나의 부모와 조부모에게까지 알려 춘배는 그들로부터 심각한 정신적 괴롭힘을 당한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춘배는 세나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번에 말한 뭐든지 들어주겠다는 그 말이 아직 유효하다면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항상 골수를 뽑아내던 병원의 주치의를 찾아간다


그에게 자신은 곧 죽을것이고 이미 골수기증 등록도 마쳤으니 알아서 사망선고 내리고 이것을 세나에게 전하라며, 이것이면 당분간은 문제 없을거라는 말을 전한 뒤, 진료실 옆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맨다


10년 뒤, 극적으로 치료법 개발에 성공하여 건강을 되찾은 세나는 춘배의 납골당을 찾아가 헌화하고, 이제는 남편이된 강석과 두 아들을 데리고 귀갓길에 오른다


한때의 철없던 감정을 추억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