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소녀에게 물었다.


" 당신은 왜 계속 눈을 감고 있는것이오?"


그러자 소녀는 청년에게 대답했다.


" 세상이 너무 밝아. 눈을 뜨기가 싫사옵니다."


청년은 소녀의 대답을 듣곤 턱을 괴고 말했다.


" 왜 세상이 밝다고 느끼느냐?"


청년은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

" 지금 풍경은 어두침침하고, 두려움으로 가득한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


소녀는 망설이다. 말한다.


" 저의 삶은 어둡고, 끔찍하고, 괴로운 일만 있었습니다. "


소녀와 함께 하기전 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 하지만, 저는 당신으로 인해 구원받았습니다. "


" 구원받았다라... 나는 널 구원한적이 없다."


그저 나는 자질구레한 일을 처리해줬을 뿐 이다. 


" 하지만 지금 역시 너와 있는 지금 순간도 그리 밝다고 못하겠구나.. "


그때는 소녀의 과거에 쫒겼다면, 지금은 나의 업보에 쫒기고 있다.


" 그렇지만 당신과 있을때의 세상은... 그저 저 혼자 있을 때 보다 밝습니다."


소녀의 과거란, 성녀였다. 


교단에 묶여있고, 착하게만 살았어야하는 성녀, 바보같이 바깥 세상을 모르던 그녀가 이상하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교단에서는 성수를 만든다고 성녀에게 상쳐를 입혔고, 그 모습이 너무나도 끔찍했다.


성인도 되지 않은 소녀를 상쳐입혀가며, 그 성수를 팔아먹는게 얼마나 역겨웠는지 모르겠다.


" 하지만, 당신은 절 구원해줬습니다. "


" 아니다. "


" 당신은 절 끌어올려줬습니다. "


" 아니다. "


" 그리고 앞으로도 세상은 당신으로 인해 더 밝아질거란걸 압니다. "


소녀는 거침없이 나를 칭송한다.


이를 원한게 아니였는데, 나는 용사도 아닌 한사람의 검사일 뿐 이었다.


" 나는 그런 거창한 사람이 아니다. "


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 저는 주신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

" 그건 알고 있다. "

" 주신님께서도 제가 당신과 함께 하길 원합니다. "


소녀는 주신을 언급하며 떠나려는 나를 불러 세웠다.


" 나와 함께한다는건 더 괴로울뿐이다. 이제 넌 떠나도 괜찮다. "


소녀가 더이상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울부짖거나, 우울해 하는 모습이 싫었다. 


소녀는 어느순간부터 주신님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눈을 감았다.


맹인이 되어버린거냐? 물었지만 그건 아니라고 했다.


단지 소녀는 나와 만난 후 세상이 점점 밝아졌다고 했을뿐이다.


" 그럼 눈을 뜨고 다니거라. "


" 안됩니다. 제 눈이 멀어버릴 것 입니다. "


" 나는 그렇게 빛나는 사람이 아니다. "


그렇게 나는 소녀를 내치려 했다.


" 제가 무능해지길 원하시는겁니까? "


" 행복해지길 원한다. 나같이 업보가 많은 자를 따르지 않고, 좋은 사람 만나 소녀로서의 행복하길 원한다. "


" 그렇다면 절 데리고 가주세요! "

" 넌 내겐 너무 어리다. "


" 그래도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요. "

" 거절하지, 나와 함께하면 너는 나로 인하여 불행하게 될 것이다."

" 답답한 사람. "


아무말 없이 모닥불 앞에서 앉아 있다. 소녀가 입을 연다.


" 제가 미래를 본다면 믿을겁니까? "


" 미래? "


" 사실 이게 미래의 모습일지 아님 과거의 모습인지 모르겠습니다. "


소녀는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한다.


" 사실 이상하게 여기실것 같아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


" 뭘 말하려는거냐? "


" 지금 이장소엔 모닥불은 있지만, 꺼져있는 모닥불이 보입니다. 그리고 뭔가 밝은 봉이 빛을 내고 있습니다. "


" 모닥불 외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


" 그리고... 사람들이 이상한 옷을 입고 다니고 있습니다. 뭔가 손에 반짝이는 물건을 들고 있거나, 혹은 반짝거리는 주머니를 찢어 그 안에 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


" 어디 아픈게냐? "


" 사실 그래서 눈을 뜨고 있지 않았습니다. 밤인데도 세상이 낮처럼 밝아보입니다. "

" 지금 그럼.. 이곳은 어떻게 보이느냐? "


소녀는 조심스럽게 눈을 뜬다.


" 뭔가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철로된 무언가가 큰 길을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


그리고 담담하게 말한다.


" 모르겠군.. 그게 보는게 힘들다면 다시 눈을 감아도 좋다. "


그리고 청년은 일어난다.


그리고 주머니속에서 오래된 초록색 도구와, 소녀가 봤었던 뭔가 이상한 반짝이는 포장지에 있는 물건을 꺼낸다.


하얀색 긴 막대기를 입에 물고, 초록색 도구위 위를 엄지로 꾹 누른다.


그 후 초록색 도구 위에서는.. 불꽃이 나왔다.



" 아마 네가 보는건... 미래나, 이세계일거다. 나 참.. 듣기만해도 그리워지네.. "


청년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자신이 왔던 지구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