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평범하게 게임사의 의도에 맞춰 정석적으로 즐기는 방법이 대부분이지만

아예 게임을 해체하듯 하나하나 분석하며 천천히 진득하게 반복적으로 하는 타입도 있으며

반대로 필수적인것 외엔 죄다 스킵하며 스피드런을 달리는 방식도 있다


한번 클리어한 것에 만족하지않고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경우도 많으며

걔중에는 스스로 페널티를 걸고 플레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발로 플레이한다던지, 레벨 1로 최종보스 잡기 라던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수많은 방법 중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일단 스탯부터 맥스로 올려볼까?"


게임 창 바깥에 있는 화면에서 스크롤을 오른쪽 끝까지 당기자 게임내 캐릭터의 스탯도 똑같이 따라 올라간다


순식간에 올스탯이 최고치 MAX를 찍은 아름다운 모습에 내 입꼬리도 따라서 올라간다. 실로 흐뭇해지는 광경.


"크으~ 이 맛에 치트 쓰지."


바로 치트의 힘이었다


힘들게 스탯 올릴 필요가 뭐있나? 치트로 올리면 이렇게 편한걸.

반복작업 노가다로 올리려면 수천시간은 써야할 걸 1초로 단축해주는 치트의 권능에 온몸이 떨린다. 힘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치트를 쓰면 재미없는데 왜 쓰냐고.

그럼 난 당당하게 말해줄 수 있다

이건 다 게임사 잘못이라고.


[스콜라카디아]


내가 사랑하고 즐겨했던 게임의 이름이다


흥미로운 세계관과 스토리

잘짜여진 전투시스템

그림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히로인들까지


뭐하나 빠질 것 없이 완벽한 게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런줄 알았다

마지막 챕터가 클리어가 불가능하다는걸 깨닫기 전까진


"아잇 싯팔 이걸 깨라고 만들었냐 개발사 놈들아??"


모든 유저가 마지막 챕터에서 그런 외침을 내뱉었다

절대로 무슨 수를 써도 클리어가 불가능했으니까

심지어 고인물프로게이머가 최강장비를 둘둘 두르고 갔는데도 1페이즈도 못깼으니 말다했지


난이도가 이상한거 아니냐는 건의도 여러차례 보내봤지만


[난이도는 정상입니다. 유저분들이 아직 방법을 찾지 못한거 같군요.]


이따구로 놀리는 듯한 답변만 날아왔다


아무튼 그렇게 된거다.

답없는 난이도와 개발사의 똥고집배짱싸움에 지친 나는 결국 치트키를 꺼내기로 했다

말그대로 치트를 사용해서 게임을 클리어하기로 결심했다 이말.


"너희가 날 이렇게 만든거야."


그러니 원망하지마라 크헤헤.


치트로 올스탯 맥스로 만든 상태창 스샷을 출사표처럼 커뮤니티에 던지고

유저들의 뜨거운 환성을 받으며 게임을 시작하려던 그 순간.



[불법 프로그램 감지]


게임 화면에 빨간 글씨의 경고창이 떠올랐다


"아씨 벌써 들켰어?"


잡으라는 난이도는 안잡으면서 이런 것만 귀신같이 잡지?


[불법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사용시 불이익이 갈 수 있습니다.]

[지금 즉시 사용을 종료해주십시오]


"응~ 계속할거야~ 어차피 니네 이거 못잡아~"


SS급 치트제작자에게 비싼값을 주고 사온 특별 제품이다.

이렇게 빨리 발견당한적은 처음이지만 발견했다고 해도 바로 제거하지는 못한다.

며칠은 걸릴텐데 그정도면 클리어를 본 뒤일테니 상관없고


[불법 프로그램 사용시 발생하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본 게임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꼴에 협박질은

유저들이 접는다고 협박할때는 눈도 깜짝 안해서 유저수 타노스 했으면서


[불법 프로그램 사용시 발생하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본 게임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니네가 뭘 할수 있는데?


이렇게 경고창 띄우는거 말고 뭘할 수 있냐고 크하하!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으셈!


[불법 프로그램 사용시 발생하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본 게임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아니 씨 몇번을 뜨는거야

못막으니까 아예 경고창으로 게임 방해하려는건가?


[불법 프로그램 사용으로 제제 절차에 들어갑니다.]


"아 글쎄 알아서 하라니... 응?"


방금 뭔가 문구가 달랐던거 같은데?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머리에 커다란 충격이 느껴졌고

엄청난 고통에 나는 순식간에 정신이 암전되기 시작했다


[제제 완료: 히든 난이도-리얼모드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난 게임 속 세상에서 눈을 떴다. 레벨 1의 시작 시점의 주인공으로.


아무래도 제제랍시고 날 게임 속에 빙의 시킨 모양인데. 

마지막 챕터가 클리어 불가능하다는걸 생각하면 영원히 갇힌 셈이다.


"하지만 치트가 요기있넹?"


그런데 쨔쟌! 치트 프로그램도 나랑 같이 넘어온게 아닌가?


이것만 있으면 클리어는 조빱이지


나는 허술한 개발사 놈들하게 엿을 처먹일 생각에 싱글벙글 웃으며 힘스탯을 MAX로 끌어올렸고.


퍼엉!


"뎃?"


그 즉시 스크롤을 움직이던 내 오른팔이 터져나갔다


비산하는 혈육과 뼛조각 사이에서 나는 아픔보다 왜 이렇게 된건지 의문을 먼저 느꼈다


설마 치트 사용한것 때문에 추가제제가 들어온 것인가?


아니 그게 아니었다


해답은 서서히 아픔이 올라오자 알 수 있었다


격통에 비명을 지르며 발길을 내딛자마자 발밑에 크레이터가 새겨짐과 동시에 왼다리도 터져나간 것이다


아픔속에 기절하면서 난 깨달았다 치트로 MAX까지 올린 힘에 육체가 견디지 못하고 터진 것이라는걸


게임이 현실이 된만큼 물리법칙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걸


그렇게 빌어먹을 물리법칙 때문에 나는 시작하자마자 사지중 두개나 잃은채 기절하고 말았다




치트가 있지만 물리법칙때문에 함부로 쓰지 못하는 주인공

힘을 과다하게 올리면 육체가 버티지 못하고 터지고 

무기의 공격력을 너무 올리면 종잇장처럼 얇아져서 입김에도 부러져버리고

아이템의 옵션을 바꾸면 이상한 형태로 뒤틀려버리는 등


어떻게든 물리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머리를 짜내서 치트를 사용해 나가는 내용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