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진짜 갈 데까지 갔네. 이젠 구매수 1이야?"


24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최신화의 구매수는 1.

제법 오랫동안 구매수 2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오늘 400화를 기점으로 기어코 한명만 남고 말았다.


500 전환을 할 때까지만 해도 완결 즈음에는 100명 정도는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야 10개 남짓 달리는 댓글은 200화가 넘을 때까지도 줄곧 호의적인 것들 뿐이었으니까.

차라리 한꺼번에 후두둑 떨어지면 내가 뇌절을 쳤다고 생각할 텐데, 구매수는 희한하게도 하루에 1씩 줄어들 뿐이었다.

아무리 작가 본인은 글의 문제점을 모른다고는 하지만, 이건 대체 어디에서 잘못된 건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뭐? 구매수 1이라고? 그게 진짜야?"

"이런 소리는 또 기가 막히게 듣고 오지."


문이 벌컥 열리더니 동생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캐리어를 손에 쥔 걸 보니 방금 여행에서 돌아온 모양이었다.


"괜찮아, 오빠. 잘 될 거야. 그 뭐냐. 김독자라고 부르나? 그 사람하고 오빠 완전 천생연분인 거 아냐?"

"웩. 이딴 남성향하렘물 김독자면 남자일 거 아냐."

"아무튼 힘내! 오빠 소설 재밌으니까!"

"그게 무료분만 찍먹하고 도망친 사람이 할 말이냐? 계속 비아냥거릴 거면 나가!"

"이히히."


돌겠다 진짜.

이렇게까지 망할 글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꼭 누가 내 독자들을 하나씩 죽이고 있는 것 같잖아.

.

.

.

"흐흥. 흥. 흐응."

"으으읍! 으읍! 읍!"

"쉿. 조용히. 오빠 방까지 들릴라."


소녀의 손에 쥐인 커터칼이 캐리어 안쪽을 향했다.

그 안에 온몸이 구겨져 들어가 있는 여자는, 그 서늘한 감촉에 숨소리마저 억누르려 애를 써야 했다.


"후흐흐. 오빠가 방금 뭐라고 했는지 알아? 구매수 1이래! 됐어! 됐다고!"


소녀는 신이 나서는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책상 위의 모니터에서는 400여명의 연쇄 실종 사건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너어는 진짜 찾느라 고생 좀 했어. 너는 어떻게 된 게 댓글도 안 남기고 같은 아이디로 다른 사이트에서 계정도 안 만들고, sns도 안 하냐?"

"..."

"그래도 찾았으니까 됐어. 오빠를 노리던 마지막 암캐, 찾아버렸다고. 이제 오빠한테는 나밖에 없어.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서 하루종일 대사를 고민하고, 서술을 쓰는 거야.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한 헌정시를 계속 쓰는 거라고. 사랑하니까. 나를 너무 사랑하니까. 흐으으! 어떡해, 너무 로맨틱하잖아!"


볼을 잔뜩 붉힌 채, 소녀는 수줍은 듯이 웃으며 고개를 저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