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붕이가 쓴 가사로 가득한 종이를 구겨서 던지면서 말했다.


"어...그러니까 내가 살던 세계에서 유명했던 예술가들이야 특히 존은..."


녀석이 귀찮은 사족을 달려고 했지만 내가 노려보자 입을 다물었다.

불과 반년전에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랬동안 유지했던 밴드를 해체했다.

그리고 이 김장붕이란 지구라는 이세계에서 온 인간을 만났다.

녀석의 연주실력과 창의력은 내가 이때까지 본 음악가들중 손에 꼽히는 수준이었다.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그리고 여기 '서울에서 부산까지'라는 부분 서울이랑 부산이 어딘데 이 이세계인아!"


"자자 두 사람 진정하고 티타임좀 가지면서 쉬엄쉬엄하자고"


밴드의 보컬이 가져온 차를 마시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지만

'굳이 이 놈을 작사로 써먹어야 하는가?'라고 하기엔 이번곡은 반드시 그렇게 해보자고 합의를 봤는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

다만 내가 가사를 검수하기로 해서 망정이지 아니었음

아무도 알아들을 리가 없을 지명이나 인명들로 가득한 노래를 듣고 공감할 사람이 있을리 없을거니까

뒤집힐것 같은 속을 차로 진정시키고 나서 가사검수를 끝내고 수정할 문장들을 확인했다.


"가사는 이렇게 수정하면 되겠네"


"음 이러면 사람들이 나름 이해하겠어"


괜히 녀석에게 작사를 맡겨서 가사를 수정한다고 진땀을 다 빼버렸지만 다음 콘서트까지 시간이 없어 우린 서둘러 신곡연습에 들어갔다.

그랬어야 했을 터다.


"아니 노래가 왜 이래?"


가사를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바꾸는 건 좋았지만 그로 인해 곡의 박자와 가사가 맞지 않아 이상하게 뒤틀리고 말았다.

결국 2차로 가사수정을 위해서 우린 밤을 꼬박세워 완벽하게 가사를 수정하고 말았다.

물론 그러고도 엘프년들이 비키니인가 뭔가하는 알몸에 가까운 상태로 연주하는 것에 밀려버렸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