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을 많이 타는가, 싶어서 물어 봄.


케바케고 사바사, 겠지. 결론부터 내자면. 그렇지만 남들 생각이 궁금해서. 그 비율이나, 아니면 어떠한 연유로 그렇게 느끼는 지 등등.


나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느낌도 감흥도 없거든.


주관적인 감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것이고, 그것이 취향 존중 받아야 한다는 것과 무관하게 어떻게 해서도 데미지를 입는다는 것 자체가 그리 본인 입장에선 느껴지는 편이 아니라서 그래.


무슨 말인가 하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잖아.


취존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좋다 싫다 가타부타 떠드는 걸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게 남은 싫을 수 있고. 한편 내가 싫은 걸 남은 좋아할 수도 있지. 거기 가서, "난 좋던데" "난 싫던데" 말하는 것까지 하지 말란 게 아니라. 더 나아가서 "그런 거 왜 봄?ㅋㅋ"라든가, "너 그런 거도 봐?" 이러지 말자는 거잖아.


근데 난 애초부터 썅 마이웨이 기질 때문인가. 아니면 그냥 여러모로 핍박 속에서 나 홀로가 익숙해져서 그런가. 닳아서 그런가... 이른바 기성세대들이 씹선비적으로 에잉 쯧쯧 저런 걸. 이런 식이더라도 별 감흥이 없거든.


똑같은 영화를 친구랑 보고 나와서, 난 겁나 재밌었는데 친구가 조목조목 요소를 따져가며 비판할 때. 그건 그것대로 신선해서 재밌었거든. 미처 알지 못했던 허술함이라든가, 메시지적인 측면의 사상적 결여 혹은 과잉에 의한 폐해라든가...


각각의 개인적 감성이 있으니, 여기처럼 떠들 공간이 있는 거기도 하겠고 란 느낌으로. 한판 분탕 벌여 보잡시고 악의적으로 비하를 일삼는 종자들을 제외하고선 말이지. 이유와 기준, 그 나름의 평가가 깃든다면 그게 비평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개인적으론 평단이란 자들의 평가와 실제 소비자들의 견해가 다를 때도, 저 저 높으신 것들이란 이라기보다 아 저런 생각도 있구나 하고 귀 한 번 후벼파고 지나가는 편이거든.



느낌은 대충 아는 것 같기도 해. 틀렸다면 지적해 주고.


내가 좋아하는 걸 남도 좋아해 주면 기분 좋지. 이른바 국뽕 감성이 거기에 좀 걸쳐져 있기도 하고. 근데 난 이기적인 놈이라 그런가, 홍대병이라 그럴까. 남들 다 좋더라도 난 내 입맛에 안 맞으면 안 먹어. 그렇다고 남들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건 지극히 전체주의적 파시즘이라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츄라이 츄라이가 딱히 나쁘진 않아. 종교 전도가 성가시더라도 내 공간에 불법침입하는 거 아닌 바에야 그건 그들 나름의 포교의 자유이기도 하고. 무시하면 그만이니까.


소설에서도 고구마든, 소재든, 이상성욕이든. 무슨 상관이야. 내 입맛에 맞고 아니고의 문제고, 내가 돈과 시간을 들여 그걸 취할 거냐 말 거냐의 문제가 가장 우선인데.


그러고 나서 집단적 반응인데. 상업적으로 성공해야 메이저적으로 계속 후속작이 나오지 않겠냐, 라는 생각은 개인 입장에선 너무 나간 생각이기도 해. 그건 판매자, 제조자, 창작자가 고민할 문제지 왜 소비자가 그런 걸 따져. 그냥 나온 거 즐기면 그만이지. 그건 시장에 맡겨야 할 문제고.


근데 가끔 가다가, 어느 작품 작가를 살짝 비판한다거나 취향 맞지 않다고 언급하면, 발작적으로 반응하는 독자들이, 정말 간헐적으로 있더라고. 꼭 본인이 공격받은 것처럼.


굳이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그게 아무리 정중한 톤이 되었든 듣기 싫은 소리임에는 틀림이 없지. 작가 입장에서도 본인 글 싫다, 입맛에 안 맞다고 댓글 달면 뭐가 좋겠어. 아무리 피드백 차원 운운해도 면전에다가 나 너 싫어 이럼 좋아할 인간은 거의 없겠지, 소수 독특한 취향 분들 빼면.


그러면 창작욕이 떨어지거나 해서 글의 퀄리티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으리란 짐작도 있어. 그러면 잘 따라가고 있던 독자들은 기분 안 좋지. 그런 댓글들이 작가를 휘두른다 생각하면.


근데 그건 자유 연재 쪽 크게 화두가 되었던 사정이고. 유료 시장은 그런 댓글 이전에 조회수나 여러 수치적 기록, 그리고 정산 금액과 시장적 사업 논리가 우선 지배하잖아. 그러니 그런 댓글 자체에 모든 문제를 전가하기엔, 그건 그 사람들 나름의 표현적 자유에 대해 너무 왈가불가 하는 문제고(욕설 달리는, 이른바 맥락 없는 상하차 댓글러, 분탕 이런 거 제외하고).


거기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개인적으론 더더욱 이해가 안 가.


내 재미랑 저 사람 재미는 완전히 독립적이라고. 그리고 싫으면 댓글란 안 보면 그만이지... 일일이 독자가 그 반응 살피고 있는 것도 웃기잖아. 독자가 뭣하러 작품의 평판을 살펴.


본인 나름대로의 이해는, "아 이런 게 기타 상품들 소비랑 이른바 문화 콘텐츠 소비에서의 차인가..."라고 생각하고 있긴 해. 근데 가슴으론 전혀 안 와닿는 게 있다는 거지. 공감 능력이 부족한가, 하고 고민도 해 봤지만 이건 공감 차원이랑은 무관한 문제라 생각해. 나한테 전두엽적인 문제가 있거나 그렇진 않거든. 그래, 뭐 독립심이 지나치게 투철하다 이렇게 바라볼 순 있겠네.


취향 차이에 대해선 아, 넌 그렇고 난 이래.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것 같은데 굳이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 많은 것 같아서 한 번 물어 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