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노, 자네를 제 위치로 돌려 놓겠네. 자네가 지칠 때 자네를 붙들어 줄 사람은 그들이 아니야. 자네는 상관일세. 자네의 나약함은 어리석어. 자, 받아 적게."


"저는..."


"받아 적으라고. '감독관 로비노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조종사 펠르랭에게 이러저러한 처벌을 내림...' 이유는 아무거나 찾아보게."


"하지만 소장님!"


"로비노, 내 말을 이해했다면 그렇게 하게. 자네가 명령을 내리는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지만 그걸 말로 하지는 말아야 해."


(중략)


한 묶음의 서류를 들고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 리비에르는 오른쪽 옆구리에 격심한 통증을 느꼈다. 몇 주 전부터 그를 괴롭혀 온 것이었다.


(중략)


그는 잠시 그대로 있다가 통증이 진정된 후 땀을 닦고 일을 시작했다.

업무 일지를 천천히 읽어 보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01호 엔진 해체 과정에서 확인되어····· 책임자에게 중징계를 내릴 것입니다.'

그는 서명을 했다.


'플로리아노폴리스 비행장은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음으로······.'

또 서명을 했다.


'규율에 따른 조치로 비행장 주임 리샤르를 전근시키기로······.'

그는 서명했다.


······.


'나는 정당한가 아니면 부당한가? 그건 알 수 없다. 내가 까다롭게 굴면 사고가 줄어든다. 책임은 사람에게 있지 않다. 그것은 모두를 건드리지 못하면 결코 누구에게도 미치지 못할 모호한 힘 같은 것이다. 만일 내가 아주 정당하다면 야간 비행은 매번 죽음의 기회가 될 것이다.'


(중략)


'내가 한 일이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 나는 삶의 정확한 가치를 모르며, 정의나 슬픔도 모른다. 나는 인간의 기쁨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떨고 있는 손도 모르고, 연민도 모르고, 온화함도 모른다······.'


······.


'비행기가 쓸데없이 되돌아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가 부하 직원들을 흔들어 대지 않으면 그들은 영원히 밤을 두려워할 것이다.'




야간항공 우편의 초창기, 모두의 반대와 자연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야간항공 우편을 시작한, 자신의 부하들을 사랑하기에 그들을 엄격하게 대하는, 그러면서도 끝없이 고뇌하는 책임자의 태도가 정말 잘 느껴짐


어린 왕자를 쓴 대문호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음. 지하철 타고 집에 가면서 읽는데 정말 마음에 와닿더라. 장붕이들도 '야간 비행' 한번 보셈


노피아에서 이정도 쓰는 작가 있으면 내가 소원이 없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