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의무 복무기간 끝났지 않습니까?"


"그래."


"...그리고 저 연장도 진급도 안 넣은 걸로 기억합니다만 맞습니까?"


후...하는 한숨 소리와 함께 대답이 돌아왔다.


"니 기억이 맞다."



"....저 사표도 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습니까?"


"그렇다고 시발... 그냥 하면 안 돼냐?"


"아니 씨발 저는 아무 것도 안했는데 왜 또 군에 남으라고 지랄이십니까?! 저 칼전역입니다. 칼전역. 말년이란 말입니다! 뜬끔없이 '응 너 복무 계속해'라고 하면 누가 하고 싶다고 합니까?!"


"아이 씨... 쌔꺄. 설명해줄테니까 들어봐."


나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근데 씨발 전역이 고작 하루 남았거늘 뜬끔없이 대위 달고 복무 더하라고 하면 열불 안나는 새끼가 미친 거잖아!!


"일단 이번에 군 내부 체계 개편 들어가는 건 알지? 그 ㅈ같은... 뭐시냐, 게이트? 그것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거 때문에 개처럼 굴렀는데 그걸 모르겠습니까?"


그래. 씨발. 내 군생활을 간단히 요약해주자면 ㅈ같은 게이트가 ㅈ같은 군생활을 만들었다로 요약하겠다.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몬스터들이 기어나오고 들어가면 던전이 있는 게이트. 어느 날부터 갑작스럽게 생긴 게이트는 이 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발생했다.


당연지사 나라꼴은 개판이 났다. 도심지 한목판에 괴물들이 기어나오는데 개판이 안 날쏘냐, 그나마 다행인 점은 게이트 발생과 동시에 ㅈ같은 갓태창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초인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당연스럽게도 군병력이나 전투준비가 된 인력이 한정된 도심지는 개판 오브 개판이 됐고, 이 나라에서만 약 5%가 죽어나갔다.










그리고 놀랍게도, 빠르게 게이트들은 닫혔다. 단 5%, 5000만명을 기준으로 하면 약 250만명이라는 많은 수이지만 동시에 각 도심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거 치곤 적은 피해였다.


그도 그럴게, 이 괴물 새끼들은 소설 속에서나 총탄 안 박힌다고 지랄이지 실제로는 어지간하면 박히긴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인류가 만든 전차라는 재래식 병기도 절대 약하지 않을 뿐더러, 솔직히 박격포 가져다가 때리면 몹들도 터져나가기 일수 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갓태창님의 버프도 있었다. 보통 총으로 쏴버리면 고정딜이 들어가기 마련이거늘, 갓태창님께서는 총도 무기라고 스테이터스로 보정을 먹여주신 거다.

당연히도 박격포, 탱크도 보정이 들어가긴 매한가지, 덕분에 도시의 인프라는 괴물 놈들보다 병기가 더 많이 부숴먹었을거다.


여하튼 덕분에 군대를 중심으로 전력을 모으고 괴물을 두들겨 팬 결과는 약 2일, 실제로는 하루하고도 6시간만에 괴물들을 대부분 제압하는데 성공, 이 나라는 날아간 인프라를 복구하기 시작했다...










가 ㅈ같은 전쟁이 터졌다.


처음엔 정신나간 줄 알았다. 핵 안 쏘고 위쪽 놈들이 달려오는데 내가 정신나가든 윗놈들이 정신 나간줄 알았지.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해가 되더라.


윗놈들 체계에 따르면 상태창 사용자들은 바로 ㅈ되는 대우해주면서 간부로 끌고 가도 이해해줄 수 있었을 거다.


문제는 이 간부로 끌려가는 데에 대한 메리트다.


아까 여기가 인프라가 박살났다는 얘기했던가?

그럼 윗놈들은? 안 그래도 교통병신, 전기도 병신이었던 윗쪽은?


그렇다. 인프라나 시설이 그야말로 개박살났다.

거기에 생화학무기나 포탄 가지고 개지랄로 살아남은 부대는 있었지만 통신이 안 돼먹던가, 아니면 지급받은 식량이 거의 다 떨어져서 뒤지기 일보 직전이던가 등등의 문제로 약탈 개시, 어떤 미친놈은 심지어 쿠데타를 일으켰다나.

그나마 수습해보겠다고 독재자 돼지 새끼가 지 옆에 있던 정예군을 굴렸지만 갓태창으로 인한 정보의 불균형과 전력변화로 수습은 커녕 혼돈의 카오스가 되고, 그러던 와중에 휴전선 근처 있던 놈들이 식량 없으니까 부대별로 약탈하려고 기어들어오기 시작했던 거다.


이걸 알리 없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윗쪽에서 남침했다- 이 미친 놈들이 우리 개판 났다고 전쟁하네? 라는 판단 하에 싸우기 시작한 거다.


하지만 안 그래도 인프라 복구에 힘쓴다고 전력이 빠지고, 괴물들 잔당 조진다고 빠지고, 심지어 상태창으로 인한 전력변화으로 인해서 의외로 밑으로 꽤나 밀려나갔다.


그러니까 서울 바로 직전. 거기서 부터 다시금 준비해놨던 작전대로 밀어붙이기 시작한 국군과 잡졸로 구성된 부대는 쫙쫙 위로 밀려가기 시작했고, 위쪽도 문제되는 부대들이 국군 손에 썰려나가니까 오히려 통제권이 복구, 거기에 통신이 복구되어 쫙쫙 밀린다는 걸 안 돼지의 쓸데없이 빠른 결단으로 전쟁이 고착됐다.


그렇게 3개월...



전쟁이 끝났다.


승자는... 이렇게 까지 얘기했는데도 모르진 않겠지.


국군이 영토 끝까지 밀어버리면서 승리를 거뒀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나는 그동안 뭐했을까?


정답. ㅈ빠지게 구르면서 애들 지휘하면서 싸웠다! 애미씨발!


근데 뜬끔없이 방금 내려온 명령이 뭔지 알아?


'응 너 전역 못함. 너 이제 대위돼서 ㅈ빠지게 굴러야됨ㅋㅋ'


실제 내용이 저렇지는 않지만 내 입장에서 다를게 없다고 망할 새끼들아!!


3개월 ㅈ빠지게 구르고 1년 가까이 인프라 복원 지원 나갔으면 됐지 뭘 더 해먹으래!!


"그거 생긴 이후로 생긴, 그 뭐시냐... 너 같은 애들 있잖냐."


"각성자 말씀이십니까...?"


"어, 그래그래 그거! 그거 너한테 지휘맡기려고 그런다더라."


....애미씨발, 내가 지금 뭘 쳐들은거지?


"...중위 김현철. 잘 못 들었습니다? 아니 전역하러 나가는 사람한테 갑자기 무슨..."


"들어봐라...후...."


깊은 한숨 소리.


아, 나랑 지금까지 얘기하던 사람은 우리 대대장이다.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 씨발 나한테는 ㅈ같은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하는 ㅈ같은 버릇 때문에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뭐, 그래도 같이 데굴데굴 구르면서 행정업무와 전투에 치여살다보니 서로 가끔가다가 욕도 박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징계먹어도 할말 없는 일이지만 시발 전쟁이라는 게 워낙 ㅈ같다 보니 입에 서로서로 욕이 붙어서 그냥 서로 그러려니 하는 것도 있지만...


씨발 전역자 붙잡고 너 남으라고 지랄하는데 이거 욕 안 나오고 버텨? 그럴 수 있는 새끼는 미친 새끼다. 진짜.


"자, 우리도 각성자로 부대를 꾸리고, 지휘해야지 그치?"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이다. 각성자 애들 신체능력이 어느 정도라고?"


"...현재 체력 단련 기준은 의미가 없으니 대충 말하면 3km 달리기 기준 6분 내에 주파 못하는 새끼는 없을 겁니다."


"그럼 그런 애들 지휘하려면 결국엔 적어도 같은... 그 뭐시냐...  각성자! 맞아, 그 각성잔가 뭐시긴가는 돼야 걔네도 따르지 않겠냐."


"뭐... 그렇긴 합니다만, 저 말고 각성자가 군에 없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거기에 새로 들어오는 애들 중에서 간부 교육 받는 애들이 없지도 않을테고."


"그렇지, 맞지, 너말고도 있긴 하지. 근데 말이다. 너만한 놈은 없잖냐?"


그 말에, 덜컥, 하듯 움찔댈 수 밖에 없었다.


"...전군을 통틀어서 조사한 결과 A급 특성은 총 5명. 그 중 2명은 비전투능력이고 1명은 사망, 1명은 쏘가리라 아직 지휘경험이 모자라. 거기에..."


대대장의 눈이 마치 나를 꿰뚫듯 바라보았다.


"너만한 전공을 세운 놈이 없어. 부대를 이끌고 태양기념관 점령전에서 니가 한 짓 생각해봐. 아니, 그것보단 단독으로 부대 하나 밀어버렸던 걸 얘기해볼까?"


후, 하고 한숨 쉬듯 호흡을 한번 끊은 대대장이 이어서 말했다.


"인정해야 돼. 너만한 능력자가 없어. 너만한 전공을 세운 놈이 없어. 니가 한 일, 지휘능력이 있어야 각성자라고 지금 콧대 놈은 애들이 그래도 좀 기는 척이라도 할거 아니냐..."


대대장이, 내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턱, 올리며 말했다.


"전쟁, 얘기해서 미안하다만... 이게 현실이라고 얘기하려면 필요했다...  미안하다..."


"대대장님...."
















"그르면 적어도 영관은 시켜주고 말하던 에라이 씨발!"


쾅!


"야야 진정해..."


"그렇게 전공 높은거 알면서 씨발, 영관올려주진 못할 망정 씨발, 어? 월급을 올려주길 해 수당 주길 해 씨발! 내가! 씨발! ㅈ빠지게 구르다가 씨발! 어? 나한테 지시사항이 왔대 씨발! 봤더니 뭐 씨발? 나보고 혼자서 돌입해서 총탄 맞으라고? 애라이 씨발 새끼들아아아아!!"


"어?! 그래도 할 사람 없다고 참고 일했더니 씨발? 뭐라고? 너 일 더 열심히? 애미씨발새끼들이 거기에 꾸역꾸역 참고 의무 복무기간 채우고 전역하려고 했더니 전역도 하지마? 씨발 못참겠다! 총 내놔 총! 씨발 내가 이거 국방부 박살낸다 씨발 것들아!!"


"하...씨발...."




"이제 좀 진정됐냐...?"


"아뇨 씨발, 뭐 하나 부숴버리고 싶은데 대갈통 부수면 안됩니까?"


"진정했네, 이 씨발 새끼. 여튼 너 전역 못하는건 확정사안이야. 전군에 몇없는 A급 특성에 전투특화, 거기에 전공도 충분해서 너는 국방부가 국회에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서 잡아넣을 기세더라. 걍 해라..."


"애미, 영관도 안 시켜주는데 걍 탈영해서 빌런짓하고 말지!"


"야야... 진정해. 못해주는 거에도 이유가 있어서 그래."


"아, 그거 또 위에서 예산없다고 지랄했겠죠! 예산 없다, 재고 없다, 또 뭐 없다, 이거 윗분들 매번 나오는 시나리오잖습니까?"


카아아 퉷.


그렇게 침 뱉는 나에게 대대장이 답했다.


"같은 시나리오인데, 이번엔 개연성이 좀 있다."


"?"


"이번에 인프라 복구한다고 국방비 깎았다더라."


"...오 씨발 하느님 이 나라 보우하신다더니 씨발 버리신지 존나 오래 되셨던 거군요 애미씨발."


"여튼, 그래도 너 특별법 만들어주는 대신에 요구사항은 최대한 받아주기로 했다니까 지금 빨리 얘기해라."


"애라이 씨발..."


창밖에 푸른 하늘을 보며, 이렇게 내 ㅈ같은 제 2의 군생활이 시작되었다.





갑자기 떠올라서 쓰는 소재.

갓태창도 게이트도 있지만 군대가 너프먹지 않고 생각보다는 잘 굴러가는 상태.


그속에서 유일한 전투특화 특성 A급을 얻은 전 소대장, 현 중대장에 데굴데굴 구르는 군생활 이야기.


평행세계라서 일부러 국가명도 안 지었음. 고로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 군대와 아무 상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그래서 가상의 건물에서 전투한걸로 써놨음.


대충 장르는 코미디 9에 가끔 전투 파트에서 진지 1 정도면 될듯.


참고로 김현철의 특성은 다음과 같음


A-전투적응

같은 전투상황에 30초 이상 처했을 시 적용됩니다.

전투상황에 적응하여 그 전투상황에 맞는 보정을 받습니다.

같은 전투상황에 1일 이상 처했을 경우, 현 상황에 맞춰 몸이 적응하며 패시브 스킬을 얻습니다.


설정은 대충 짰는데 난 여기서 어떻게 더 써야될지 모르겠음 누가 한번 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