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이다. 앉아."


"......네."


"명령이다. 일어서."


"......네."


"명령이다. 앉아."


"......네."


기강 잡기라도 하려는건가.

몇번이고 앉았다 일어섰다. 가끔식 한바퀴 회전해라 정도만 추가될 뿐 계속해서 똑같은 짓을 시키고 있다.

첫 대면부터 최악이었는데, 따로 불러내더니 기껏 한다는게 군기 잡기라니.


새로 부임한 지부장은 최악에 가까운 인간군상이었지만, 조직사회란 상명하복이 필수적이다.

일단은, 내 상관이니 명령에 따르는 수 밖에 없다.


"명령이다. 방금전 까지의 기억을 잊고 들어가서 쉬어. 내일 보자고."


기억을 잊으라고? 간단한 일이지.

명령은 명령일뿐...... 뭔가 이상한것 같지만 크게 문제될것은 없어보였다.

잊으라면 잊는게 일이니까. 당연한 것이다.











"......루도비코 박사님? 테스트 끝났습니다."


"어때. 직접 체험해보니까."


"정말로 아무일도 없었다는것 마냥 돌아가버릴줄은 몰랐는데요. 정말로 저게 소문의 요원입니까?"


"그래. 파블로프 프로젝트의 첫번째 대상자인 엘리아나 요원일세. 본명은 정확히 모르겠지만서도 아마 비밀결사쪽 첩보공작원 출신이니 라틴어나 이탈리아 쪽 이름 아니겠나?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군."


"러시아쪽 아닐까요? 슬라브인처럼 생겼는데요. 그나저나 정말로 믿어도 되는겁니까? 적대세력의 첩보요원을 납치해서는 세뇌하고 그대로 아군 전투요원으로 써먹다니. 아무리 암시어가 있다고 한들 믿어서 될게 따로 있지."


"명령이다 한마디면 그 어떠한 일도 충성스럽게 수행한다네. 전임 관리자는 사적 사용까지 하려다 제지받은적이 있었지. 물론 저 아가씨는 요원이기 이전에 비품이기 때문에 사적 사용정도야 눈감아줄 수 있었네만......"


눈감아 줄게 따로 있지.

저 변태 영감 말대로면 명령이다 한마디면 온갖 취향대로 저 요원을 뜯어고쳐서 부려먹을 수 있다는 소리 아닌가?

실행할만한 용기는 전혀 없지만, 세뇌기술이란게 얼마나 어마무시한지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은발쿨데레 미소녀 전투요원 (주인공 팩션 소속, 국제기구 소속)이 사실 악의 조직 출신에 세뇌조교로 본인이 조종당하고 있다는것도 모르는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