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인류의 왕이 치매가 왔는지 그만 훼까닥하여 마족과 인류가 크게 한바탕 싸웠습니다...


흔하다면 흔한, 왕도적인 이야기.

두 명의 용사가 각자의 최대한을 걸고, 평화를 위해 싸웠을 시절이며.

이건 그 이야기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



용사, 라두르.

마족이 가장 두려워했던 적.

전쟁 후에는 왕국으로부터 본인의 강력한 희망으로, 전쟁의 공로로 변방의 땅을 증여받고 이주해 유유자적 살고있는 중.

더 이상 사건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용사 본인의 주장이 내포된 행동이었으나,



그런 용사가 직접 지어올린 간결한 나무 집의 지극히 평범한 나무 문이 쾅- 하고 강하게 밀쳐져 경첩 한쪽이 박살나면서 열려졌다.




" 인간의 용사여. "


" 밥 먹고 있는데 왜, 마족의 용사. "


마족의 용사 탈라나가 대뜸 그의 집을 찾아온 것.


이 순간 라두르는 직감했다. 아무래도 사건들은 그를 놓아주지 않는 것 같다고.

아니면 용사의 이름이 사건을 불러모으는 힘이라도 있는 거거나.


" 우리의 왕께서 나를, 너의 왕이 너를 불렀다. "


또또 역시나 사건이었다. 저 대가리만 높은 놈들 그만 볼 거라고 변방으로 뛰쳐나갔거늘 또 부른다.


" 엮이기 싫다고 왕좌에 칼 꽂고 나왔었는데 이걸, 그래서 왜 부르는데. "


"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육 일 후. 평화의 분수대 앞으로 와라. "


"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해라! "


" 대답은 듣지 않는다. "


" 야!! 갈 거면 집은 고치고 꺼져!! "


인간의 용사가 소리침에도 불구하고 마족의 용사는 그대로 떠났다.


" 탈라나!! "


이미 저 멀리 있음에도 인간의 용사가 악 소리를 쳤으나, 끝끝내 마족의 용사는 뒤돌아보지 않고 갔다.

저 저 미친년이. 인간의 용사가 분노로 그만 경첩 하나로 간신히 버티던 나무 문을 끝장내버리며 소리쳤다.


" 이 미친 년아────!! "



*



" ...까지는 기억나는데, 여기는 어디냐. "


" 이세계다. 명령에 불이행할 것 같아 네가 좋아하는 술에 수면제를 타놨지. 불면증에 시달리던 드래곤들이 특효약으로 자랑하던 거다. "


" 켁, 이새끼가 사람한테 뭘 처먹이는 거야! "


" 아무래도 너한테는 조금 셌나보군. 칠 일을 내리 자고도 술을 마셨던 기억까지 날아간 걸 보면. "


" 신경 꺼, 쓰흐읍.. 쿨럭, 컥 쿨럭! 뭐야 이거, 목에 뭐가 자꾸 걸리는데. "


" 이쪽 창문으로 하늘을 봐라. "


" ..뭐야, 이거. 하늘이 왜 회색이야? 저 돌기둥은 뭐야? 아니, 그보다 높아!? 바닥은, 깔끔해! 보도까지, 이.. 이게 뭐야.. "


" 그럼. 너도 깨어났으니 우리의 왕께서 직접 하달하신 명령을 전해주지.


─ '결국 마족과 인간이 전쟁을 벌였던 궁극적인 이유는 부족한 땅에 있다. 그러니 너희가 우리가 알아낸 이세계의 좌표로 먼저 가서 그 세계에 우리가 뻗기 적합한지 먼저 가서 알아봐라'..라시더군. "


" ..쳇. 이런 거 휘말리기 싫었는데. 그러면 너와 나는 따로─ "


" 효율을 위해 혼인신고까지 끝마쳤다만. "


" 누구 마음대로 이새끼야!! "




라는 느낌으로 전쟁 때 거하게 치고받았던 두 용사가 이세계(*현대쯤의 지구)에서 티격대다가 서로 반해버리는 느낌의 순애물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