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골절 하나에 이런 무식한 돌덩이를 한 달이나 넘게 하고 있어야 한다고요?“

“그나마 조각난 것 없이 깔끔하게 부러졌으니 망정이지요. 자리는 잘 잡혔으니까 두달까진 안갈겁니다. 그리고..”


오른팔에 깁스를 한 남자, 대학원생은 뭐라 형언하기 힘든 표정으로 눈 앞의 여성을 바라보았다.

길고 날카로운 귀, 눈에 띄는 미형의 얼굴, 낡아빠진 천막 안에서도 바래지 않는 선명하고 청량한 기운.

한 때 소설이나 게임 등의 매체에서 자주 보였다던 엘프가 이런 느낌일까.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어지는 설명을 적당히 흘려들은 대학원생은 그저 말없는 감사와 함께 천막을 나섰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황량한 사막, 백여명의 인영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임시 캠프를 바라보며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교수님.. x발 대체 저한테 무슨 연구를 던져주신거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