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설가>가 시리즈에 런칭을 했길래, 리뷰글을 조금 적어보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 소설을 읽어 주었으면 좋겠고.

이 소설의 원안인 <소설가, 히키가야>를 재밌게 본 사람이기도 해서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의문이 들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과연 장르소설의 기본이란 뭘까? 하는 것에 말이죠.

누구는 필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아름답고 수려한 문장이나 표현으로 독자를 장면에 이입시켜야 한다고요.


누구는 소재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회귀, 빙의, 환생을 해서 주인공만의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네요.


마지막으로, 누군가는 재미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다 필요없고 재미있으면 장땡이라고요.


시간을 달리는 소설가.

줄여 부르면 <시달소>가 되는 이 소설은 미칠 듯이 재밌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무명 소설가가 10년 전으로 회귀함'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도 독자를 광팬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장르소설의 기본을 순문학이라는 소재와 섞어서 잘 이뤄낸 셈이죠.


영하고 MZ한 유머도 곧잘 들어가고.

무협식으로 정파 사파 비유하면서 호기심을 자극 시키기도 했고.

문장의 수려함, 소재나 주인공의 특별함... 이런 걸 전부 만족했음에도 모자라서, 글을 보는 내내 행복했어요.


왜냐고요?


시간이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뿐인데, 무명 시절과 달리 천재라고 불리는 소년의 고뇌.

과거로 돌아가 운명을 바꾸었기 때문에 생겨난 회환.

그리고 작중작에 서려 있는 차가운 현실.


작중에 나오는 주인공 '문인섭'은 누구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었거든요.


불안정하고, 불완전하죠.


고작 10년 전으로 시간이 돌아간 것 뿐인데.

사람들의 반응은 180도 돌아간 것처럼 달랐어요.

나이만 어려졌을 뿐인데, 주변의 취급은 천재였습니다.


미래의 연인, 미래의 친구, 미래의 사건....

한번 되돌린 세상 풍파가 어찌 흐르느냐에 따라서, 

어느새 두 손에 땀을 쥐고 읽고 있게 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더욱 더 이야기는 재미있어집니다.


영화 <오펜하이머>가 천재를 평범한 인간으로 끌어내려 공감을 유도한 것처럼.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점점 소설가인 '문인'에게 빠져들게 되니까요.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서 벗어나.

한 소설가의 인생 성공 스토리를 응원하는 애독자가 되어버립니다.


22살은 아직 어른이라고 하기엔 이른 나이죠.

때문에 12살로 돌아가 하는 행동은 영락없는 애늙은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정감이 가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요.


또 한 가지 좋은 점을 꼽자면.


작가물에서 작중작 묘사가 적게 나오는 소설도 많은데, 피아조아라는 작가는 작중작으로 이야기를 굴립니다.


주인공에 대한 설명.

주인공의 인생.

주인공 주변인물의 삶.


등등.


이걸 작중작으로 표현하는 아주 수려하고 세련된 방식을 취했습니다.


작중작마다 문체가 다르고, 주제가 다르고, 표현방식이 다르지만 그들만의 색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후기를 보니까 한 화를 쓸때 작중작 분량은 빼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12000자인 회차가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글이 재밌습니다.

진짜 국수 흡입하듯이 글이 수루룩 읽히거든요.


특히 저는 <기타>라는 작중작이 제일 여운이 깊게 남았네요.


보이 미츠 걸 Boy Meets Girl.

서로 정반대의 소년 소녀가 만나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운 법이니까요.




리뷰 글의 마지막은 <시간을 달리는 소설가>의 도입부로 끝내겠습니다.


22살의 무명 소설가가 12살의 몸으로 다시 돌아간 소설.
소설가 문인(文人)의 이야기를 모두 함께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피아조아 연참해줘 나 현기증 나려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