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당한 마법소녀를 원래대로 돌려달라.. 이 말씀입니까?"


나는 본디 괴인 측 세뇌조교 담당간부였지만, 첫 시도에 회의감을 느끼던 중 동료를 구출하러 온 마법소녀에게 패배하여 사로잡혔다.

그 후 마음을 고쳐먹고 괴인 본부가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 옥에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헤에...."


한때 유명한 마법소녀였던 그녀의 상태는 심각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래도 내 후임의 작업이 매우 훌륭했던 모양이다.


"저희 얼굴도 못 알아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위로를 하고..."

"..알겠습니다. 최대한 노력해보죠."


그렇게 '마법소녀 역 타락조교' 계획의 막이 열렸다.


"나랑 같이 기분 좋아지자...응?"

"싫습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본부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몇 달 동안 주입된 최음제를 중화시키는 약물을 만들었다.


"아파...."

"많이 괴롭고 힘드시겠죠. 하지만.. 당신이라면 견디리라 믿습니다."


미약에 찌들은 신체의 반발로 매일같이 복통에 시달렸고, 그때마다 옆에서 다독여주며 힘이 되려 애썼다.


"......"


장장 두 달이라는 시간 끝에 노력이 성과를 거두었다.

특유의 헤벌레한 미소도 짓지 않았고, 스스로 해결하는 횟수도 하루 수십 번에서 한두 번으로 줄었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극심한 무기력과 무표정, 무반응이었디.


"아연 씨. 기억나십니까? 당신이 태어나서부터 쭉 자란 동네입니다."

"아연 씨. 여긴 친구이자 동료 마법소녀들과 만난 학교입니다."

"아연 씨. 당신이 자주 들르곤 했던 분식점입니다. 출출할 테니 뭐라도 좀 먹죠."


세뇌 전의 기억은 여전히 없었지만, 가족과 동료들의 자문을 받아 익숙할 장소들에 데려가주었다.


"아연 씨. 당신은 아직 학생입니다. 악당도 없으니 나이에 맞는 삶을 즐겨야죠.

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아연 씨. 지금껏 정말 잘 따라와줬습니다. 

오늘은 수학여행을 갔던 유원지에 친구 분들과 함께 들를 계획입니다."


말할 때마다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무려 반 년이 더 지난 어느 겨울, 다시 한 번 그녀의 집에 들렀을 때...


"아....."


온갖 기억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자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하는 그녀였다. 

본인의 침대에 누워 있길 세 시간째. 부모님도, 친구들도, 나도 걱정스럽게 지켜보았다.


:"전부...기억나요... 전부 다.... 모두들.....정말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