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없어서임


희망이 있다고 누구나 잘 사는 건 아니지만


희망이 없으면 사람은 반드시 죽어버림


당장 내 월급은 쥐꼬리인데, 이렇게 부려먹히면서 아등바등 모아봐야 늙어서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옆을 둘러보면 다들 회색빛 돌덩이에 갇혀서 하루하루 나랑 똑같이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뿐임


그런데 고개를 올려보면 보이는 것들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반짝이는데


곁에는 누구 하나 붙잡고 속 시원히 털어놓을 사람도, 토닥여줄 사람도 없음


옛날에는 가족이나 혈육이라는 존재가 그 버거움을 어느정도 같이 짊어질 수 있었던 반면


이제는 무심하게 죽죽 그어진 격자무늬 도로 위에서 손에 담긴 작은 화면이나 보며 걸어가기 바쁨


기업과 정부는 이런 꼴을 보면서도 그저 수수방관하고 있고


명명백백한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도 없이 그저 넝마 하나 뒤집어 씌워놓고 못본척 눈가리고 아웅할 뿐

































그것도 모자라 이 씨발사카 새끼들은 이제 사람들의 영혼을 죽이려 하고 있어


보라고! 저 탐욕의 노예들이 이제 인간의 존재마저 제 멋대로 사고 팔아치우며 유로달러를 삼켜대는 모습을


나는 농부들이 자신의 땅과 그것을 적실 물까지 빼앗기는 모습을 봤지


기업들이 나이트 시티를 기계로 만들어 버렸다고! 사람들의 망가진 영혼과 부서진 꿈, 텅 빈 주머니를 연료삼아 돌아가는 기계로!


오랫동안 우리의 삶을 통제하고 많은 걸 빼앗아갔던 놈들이... 이젠 우리의 정신마저 장난감처럼 갖고 놀게 두지는 않겠어


비로소 민중의 힘이 약동할 차례야 통제를 벗어난 시스템에 저항하기 위해 일어나야 해!


좆같은 엔트로피의 힘에 맞선 전쟁을 시작할 시간이라고!


이제 난 아라사카 타워로 간다


저 오만하게 높이 솟은 탐욕의 상징을 무너뜨리고, 나이트 시티를 다시 사람들의 품에 돌려놓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