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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20평 남짓한 공간에 내가 앉은 침대 맞은편 TV 너머로 인류는 행성 충돌로 죽을 예정이란 사실이 확정되었다는 뉴스가 들려오고있었다.

 

솔직히 언젠가 세상이 멸망하게 되지 않을까 하던 여러 종류의 망상 중 가장 원치 않았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당첨되어 버린 것이다.

행성과 행성의 충돌, 선인과 악인을 솎아내지 않는 무미건조할 결말이 인류의 최후가 되었다.

 

 

그 비극적인 뉴스가 흘러나오던 날 아이러니 하게도 세상은 남국의 피서지의 날처럼 너무나도 화창했다.

 

내가 있던 건물의 숙소는 이윽고 사람 비명소리와 물건 집어 던지는 소리, 방문이 세차게 열고 닫히는 소리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순간적으로 숙소의 다른 이가 내게 해코지를 하러 침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집의 모든 보안장치를 잠구고 화장실로 들어가 불을 끄고 숨죽이며 벌벌 떨고 있었다.

이윽고 누가 집문을 부술듯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다 이내 조용해졌다.

바깥이 궁금해져 문을 열고 나오니 사람들은 진정된 듯 건물 내부는 의외로 조용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면서 머리가 캄캄해지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을 때 일단 내가 앉아있던 침대의 이불을 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을 개자, 그 다음 무엇을 해야 할까,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을 것 같은 숙소의 복도로 나와 계단을 오르내려봤다.

 

누군가는 연인끼리 나란히 앉아서 대화하고 누군가는 베개의 침대보를 뜯으면서 놀고 누군가는 망연자실하여 그냥 누워있고 다른 누군가는 나와 대화를 하자며 불렀다.

 

그 모든 사람들을 관조하고 내 방으로 돌아와선 창문 밖 하늘을 올려다봤다.

 

뉴스에서 지구멸망까지 얼마 남았습니다 라는 소식을 귀기울일 필요도 없을 만큼 거대한 하늘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저 멀리서 또 다른 하늘이 다가온다

 

내 인식이 저것은 또 다른 세상의 하늘이라는 생각이 마저 끝나기도 전에 그 하늘이란 것은 엄청난 속도로 내가 존재하는 지구의 땅을 향해 내리 꽂히고 있었다

 

나의 지구 나의 세상에 그리고 나에게 작별을 스스로 하기도 전에 그 무서운 하늘은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내가있는 건물을 부수고 부숴진 건물의 천장이 나를 덮치기도 전에 그 놈의 하늘이 내 몸을 강타했다

 



내 몸은 지구의 대기인지 우주의 허공인지 모를 공간을 한 번 돌고는 내 지각은 끊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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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꿈에 근거한 내용으로 급하게 휘발 되기 전 일어난 직후 쓴 내용이니만큼 두서 없고 과학적 고증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