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과의 전쟁에서 대패해 영토 일부를 뜯기고 강대국의 속국이 된 어느 나라


전쟁 중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각 장관들까지 모두 죽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된지라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군사계엄령을 실시하게 됨


그리고 어쩌다가 그 계엄사령부에 참여하게 된 속국 출신 장군, '이 장군'이 있음


'이 장군'은 최전선 부대가 5시간만에 전멸하고 수도가 하루만에 함락되는 상황에서 임시수도로 가는 길목을 8일 동안 지켜내며 전 전선에서 아군이 패퇴하고 전멸하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적군을 막아낸 인물임


그러나 결국 그의 조국은 패배했고, 그는 최후의 전투에서 자결하려 했으나 적의 회유와 휘하 부하들의 설득으로 적군에게 투항하고 시민들을 살림


비록 자리를 유지하고 목숨을 부지했으나 적에게 항복해 목숨을 구걸한 것에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음


그리고 다른 한 장군인 '전 장군'은, 볼 때마다 이 나라가 강대국의 속국으로 전락한 현실에 불만이 많아 보임.


항상 술자리에선 강대국에 대한 욕을 하며, 언젠가 이 나라가 강대국의 속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을 하고 다님


그런 그의 면모 때문에 여러 영관들과 장성들은 그가 지난 전쟁에서 항상 대패하기만 했어도 다시금 그에게 모이기 시작함


물론, 그의 그런 면모는 모두 사람을 모으기 위한 보여주기식이고, 실상은 그저 자기가 얻고 싶었던, 나라를 혼자 쥐락펴락하는 권력을 강대국이 빼앗아 간 것에 대한 불만으로 쿠데타를 일으킬 권력의 화신이 바로 그의 본모습임


'이 장군'도 한때 '전 장군'의 그런 모습에 넘어갈 뻔 했지만, 그가 혼자 지껄이는 말을 듣고 그의 실체를 깨닫아버린 후로는 전 장군을 멀리하게 됨


그러던 어느 날, 이 장군은 자기를 따르는 휘하 장수들을 이끌고 가던 전 장군과 마주치게 됨


서로 실없는 대화를 이어가던 중, 갑자기 전 장군은 이 장군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건넴.


이런 시국에, 나와 이 장군이 서로 같은 편을 하면 얼마나 좋겠냐, 뭐 이런 말임


공공연히 강대국에 대한 불만을 풀어놓는 전 장군의 모습을 볼때, 모르는 사람은 당신도 강대국을 몰아내는 데 힘을 보태 달라는 식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의 속을 알고 있는 이 장군에게는 전 장군의 말이 쿠데타에 동참하라는 듯이 들렸음.


그러자 이 장군은 이렇게 답함


"괜히 헛짓거리 해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


이렇게 말임


이 장군의 전 장군의 검은 속내를 잘 알았기 때문에 전 장군에게 쿠데타를 일으키지 말라는 말을 한 거였지만, 아직 전 장군의 속내를 모르는 다른 장교와 장성들에겐 이 장군이 변절하여 전 장군의 요청을 묵살한 것으로 비추어졌음


그렇게 이 장군은 군 내 대다수 장교, 장성들에게 나라를 배신하여 출세하려는 기회주의자로 낙인찍히게 됨.


그런데 이런 모습이 강대국의 수뇌부들에겐 이 장군이 확실한 친강대국파로 전향한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이 장군을 속국의 수도방위사령관으로 임명하려고 함


이 장군은 당연히 거부했지만, 강대국의 수뇌부들이 은근히 압박을 가하는 바람에 결국 이 장군은 탐탁치 않은 수도방위사령관 직을 역임하게 됨


이때를 기점으로, 이 장군은 군 장성과 장교들에게 찢어죽여도 시원찮을 악질 기회주의자 매국노로 확실히 낙인찍히고, 반대로 전 장군은 유일한 애국자로 칭송받게 됨


시간이 지나고, 이 장군은 전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남쪽 변방의 사령관으로 보내려 하는데, 바로 이게 속국 군대 내 불만이 폭발해버리는 계기가 됨


찢어죽여도 시원찮을 매국노 새끼가 진정한 애국자를 쫓아내 버리려 한다고 말이야


당연히 전 장군도 이런 군부의 불만을 잘 알고 있었고, 한판 뒤집기를 시도하게 됨


그렇게 전 장군은 남부방위사령관으로 임관하는 파티를 연다는 명목으로 자신을 따르는 영관들과 장성들을 초대해, 군사쿠데타 계획을 털어놓음


난색을 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드디어 전 장군이 거사를 일으킨다며 격렬하게 환호함


그 찢어죽일 이 장군을 처단하고 강대국 놈들을 몰아내 독립을 쟁취할 날을 상상하면서 말이야


이후, 마침내 전 장군이 계획한 디데이 날이 왔음


쿠데타에 가담한 장교들과 장성들은 계획대로 쿠데타를 일으켰고, 수도방위사령관 이 장군도 이 사실을 알게 됨


이 장군이 그렇게 막으려 하던 쿠데타가 기어이 발발하고야 만 거임


수도 주변에 주둔하고 있는 강대국 군대를 동원하면 쿠데타야 쉽게 진압되겠지만


그럴 경우에 강대국의 간섭은 더 심해질거고, 최악의 경우에는 이 나라가 속국의 지위조차 유지하지 못하고 강대국에 병탄당하는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었음


결국, 자신을 따르는 부대를 동원해 진압해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가 않았음


수도방위사령부 내 부대들의 대다수도 이 장군을 경멸했던 탓에 쿠데타군에 가담했었으니까


하지만 결코 이 나라가 더 심하게 종속되거나 아예 망하게 할 수는 없었음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든 자력으로 이 쿠데타를 진압해야 나라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남을 수가 있었음


그렇게 이 장군은, 자신을 따르는 극소수의 부대를 동원해 쿠데타를 진압하려 시도하는데





이런 소설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