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어이 B씨 뭐한다냐?! 후딱 정리허고 들어가자고!"


늦은 새벽

그날따라 유난히 길어진 일정으로 인해 예민해지신 공대장 아저씨의 재촉에 서두르던 날이었죠.


"예. 알겠습니다. 이것만 마무리 하고 가도록 할게요."


늦은 시각이었기에 저도 얼른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서두른다고 될일도 아니었기에 하던일만 얼른 마무리하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들려온것도 그와 동시였습니다.


"침식에 사람있어요."


주말, 그것도 늦은 새벽이라는 시간에 침식에 사람이 있을리는 만무하였지만 그 소리는 분명 누군가의 외침이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저도 이를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침식에 있건 말건 제 할일이 먼저였으니까요. 

하지만.


"침식에 사람있어요."

"도와주세요. 침식에 사람 있어요."


무시하려고 했지만,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도저히 일에 집중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누구야 대체? 이 늦은 시간에 계속 시끄럽게."


순간 저도 모르게 짜증이나서 누군지 얼굴이나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침식으로 향하려던 순간 공대장 아저씨가 오셨습니다.


"B씨! 지금 뭐하는거여? 후딱 정리하고 가자고 했으? 안했으?!"

"아니...그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여! 후딱 정리하고 가자고! 이러다가 여기서 밤 새것어!"


순간 울컥하더군요. 저도 얼른 가고싶은 마음이었으나 그 소리가 신경쓰여서 그러지 못했던 것인데 말이죠.

그래서 공대장 아저씨에게 말헀습니다.


"소리가 들려와서요."

"소리?"

"네."


그 순간이었습니다.


"침식에 사람있어요."

"도와주세요. 침식에 사람있어요."



"저 소리요!"

저는 마침 잘 되었다는 심정으로 공대장 아저씨에게 이 소리가 들리지 않냐고 말헀습니다. 

그 소리가 너무나 신경쓰여서 도저히 일을 할수가 없었다는 말도 같이 말이죠.


"난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데?"


하지만 공대장 아저씨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말하시며 쓸데없는 소리 할 시간에 빨리 정리하고 가자고 하셨죠.


"하...."


분명 들리는걸 안들린다고 하는 걸 보며 답답한 마음에 따지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수는 없었기에 속으로 답답한 마음을 삼켰습니다. 그리고 마저 하던일을 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해서 언제 집에가겄냐. 내가 도와줄테니까 후딱처리 하고 가자."


평소랑 달리 마무리 작업을 도와주시는 공대장 아저씨 덕분에 일은 금방 마무리되었고, 그렇게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일이 그렇게 끝나는 줄만 알았습니다. 

다음날에 그 소식을 듣기전까지는 말이죠.


"이봐, 자네 그 소식 들었나?"

"뭐? 어떤 소식?"

"아니 글쎄, 4팀에 매그니토 있지 않은가. 그 친구가 글쎄 이번에 승진 예정인 테슬라 팀장과 다투더니 그만 실종되었다고 하더군."

"실종?"

"어, 주말 이후 보이지 않더니 글쎼 아무런 연락도 안된다고 하더군."


갑작스러운 실종.

비록 서로 왕래가 있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서로 안면이 있고, 가끔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었기에 신경이 쓰이던 차였습니다.

그렇기에 공대장 아저씨에게 이를 언급했더니 공대장 아저씨가 잔뜩 굳은 목소리로 이야기 하시더군요.


"사실, 나도 지난 주말에 네가 말하는 소리를 들었었다."


어렵사리 꺼낸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주말에 들었던 그 소리는 일종에 불문율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듣더라도 절대 반응하지 말아야 하고,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 것인지 확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를 따르지 않는 이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실종된다는

그렇기에 공대장 아저씨가 분명히 들었던 소리를 못 들은척하며 행여 제가 그 소리가 들려오는곳으로 향할까 평소와 달리 도움까지 주시며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그 자리를 벗어나게 했었다는 것까지도 말입니다.


"침식귀. 우리는 그것들을 침식귀라고 불러."


본디 침식귀는 한 자리에 묶여져 성불하지 못하는 존재로써, 성불하기 위해서는 자신 대신 그 자리에 묶일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렇기에 그들은 사람을 유혹해 침식에 발을 들이도록 한다고 합니다.


"아마 실종된 4팀의 매그니토는 침식귀에 홀린걸꺼여."


만약 지난 주말.

공대장 아저씨가 저를 말려주지 않았더라면,


그곳에서 소리치고 있던것은 저였을 겁니다.


"침식에 사람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