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소설이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아서 이거로 쭉 밀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전편 링크:https://arca.live/b/nyanko/56953405

 내가 포탈에서 고양이 2마리와 같이 빠져나왔을 때 내 눈앞에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미래 상황실이 있었다.

다만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사람 대신 고양이를 닮은 것들이 가득했다는 것이였다. "어, 대체 여기는 어디지?" 눈을 이리저리 돌리며 주변을 파악하고 있었을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내게 뛰어들어 마야를 가져가버렸다. "야! 마야를 멋대로 데려가버리면 어떡해!" 그러자 이 시설의 관리자로 보이는 고양이가 내게 와서 말했다. "네 애완묘를 가져간 냥코는 그저 니 애완묘에게 잘했다고 간식을 주러 가져간 것일 뿐이다냥. 네 애완묘가 없었다면 우리는 너를 찾지 못 했을 것이다냥." 

 그 말에 뒤를 돌아보니 아까 마야를 데려간 고양이가 마야에게 사료를 주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냥코? 그게 이 고양이를 닮은 것들의 종족명인가? 

"잠깐, 냥코? 그게 너희 종족의 이름이니? 너희는 대체 어디에 있고 뭘 하는 종족이니?" 

"맞다냥 '냥코'는 우리 종족의 이름이다냥. 우리는 한 외계인이 그 수장이 되어 오래전 사악한 멍뭉이 군단으로부터 우주를 방어하기 위해 맞서싸운 종족이다냥."

"우와 너희는 정말 대단한 녀석들이구나!" 내가 말했다. 하지만 관리자 고양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너희들 기준으로는 기원전 3만년 전에 벌어진 전투에서 크게 패배했다냥. 멍뭉이 군단은 우리 수장을 죽이고 우리 모성인 냥코 이-하(영어의 외계행성 분류법인 항성 이름, 대문자-소문자 방식은 일본어의 이로하 순으로 번역될 수 있다.)를 완전히 초토화시켰다냥. 그 때문에 냥코 이-하의 대기조성이 크게 달라져서 우리의 활동반경은 이 모성에서도 이 기지와 그 근처에 지나지 않는다냥. 우리 일반 고양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냥코들은 각기 다른 기지에 있었는데 모두 연락이 끊겼다냥. 각 기지마다 동면관이 있어 나머지 고양이들이 그 동면관에 들어가 살아있기를 바라야 한다냥.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냥. 우리와 비슷한 모양의 생체 단말기들을 여러 종류 만들어 우주의 각 행성에 퍼트려 우리의 지도자가 될 사람들을 물색했다냥. 그 동안 우리는 언제든지 적합한 후보자가 나오면 즉시 데려올 수 있도록 초광속 텔레포트 장치를 만들었다냥. 하지만 개발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바람에 텔레포트 장치를 다 만들었을 땐 이미 살아있는 후보자가 너 밖에 없었다냥."

"잠깐, 그럼 후보자의 기준이 뭐야?" 

"후보자의 기준은 우리 단말기들을 '진정' 좋아하는지, 그리고 멍뭉이 군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멍뭉이와 닮은 생물체들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지, 지적 능력이 해당 종족 내 1% 안에 드는지다냥." 

"그러면 내가 어쨋든 합격했다는 거지? 그런데 아직 우리, 서로 이름을 말하지 않았네. 언제까지나 너를 냥코 임시 지도자라고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맞네, 내 이름은 미야코다냥. 어쨋든 만나서 반갑고 우리의 수장이 된 것을 환영한다냥."

"어, 반가워 내 이름은 타케시야. 그런데 수장 노릇이라도 하려면 기지 내외의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아. 혹시 안내를 해줄 수 있을까?"

"야, 후로시! 우리 새로운 수장님에게 이 기지의 전체 시설을 알려줘라냥! 빼먹는 부분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되는 거 아냥?

"알겠습니다냥! 따라오시죠!"

후로시는 종이를 들고 이 기지를 돌아다니며 전체 시설의 약도와 그 기능, 현 상황을 종이에 적어 나에게 알려주었다. 덕분에 이 기지가 현재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일단 공실이나 복도에 난립한 여러 시설들과 자재들 때문에 다친 냥코들이 존재했니?"

"아닙니다냥. 일단은 아직 그것 때문에 냥코들이 다쳐서 생활관 내 의무실로 간 적은 없습니다냥."

"그러면 너희 고양이들만으로 아까 사람들을 죽이던 나방이나 곰 같은 녀석들을 격퇴할 수 있는 거니?"

"아닙니다냥. 우리가 처리 가능한 녀석들은 멍뭉이(개), 낼름이(뱀), 놈놈놈(봉인간(스틱맨)) 정도 밖에 없습니다냥. 만약 우리 모두 달려든다면 그래도 하마양(하마)과 돼지새1끼(돼지), 재키펭(펭귄)정도가 추가되는 것일 뿐입니다냥."

"그러면 일단은 다른 기지에 가서 여러 종류의 냥코들을 구출하고 기지의 규모를 그에 맞추어 점점 늘리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아. 그 전에는 다른 멍뭉이 군단원들은 처리할 수 없는 거잖아. 혹시 가까이 있으면서 제일 도움이 될 만한 종류가 있을까?"

"음, 텔레포터와 자원 때문에 집중하진 못했지만 현재 관측결과에 따르면 탱크 고양이 기지와 배틀 고양이 기지가 이 주변에 제일 가까우면서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냥."

'흠, 그러면 어딜 골라야 할까?'


"일단 우리가 결정을 하고 고른 기지를 구출하는 동안 일단 너 말대로 공실부터 비워놀께."

"알겠습니다냥. 이왕이면 빨리 결정해주십시오. 동면관의 생존 확률은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미세하게 감소합니다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