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로 조교는 끝났어."


 시민권자를 가르치는 이들은 보통 '교육자'라고 한다. 클론들을 가르치거든 교육자 대접은 못 하겠으니, 그들은 '조교사'들이다.


 보통 클론들은 그에게 예상되는 기능이 미리 탑재되고, 그에 수반되는 기본적인 지식들도 함께 탑재가 되기에 보통 '조교'라는 과정은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만약 쓸모가 없어지거든 재교육/재사회화를 시키느니 폐기 처분을 한 다음에 시민권자들 중에서 원하는 이들에게 실컷 소모된 다음에 살처분 내지는 그 사체를 처분해서 재활용, 재생산하는 게 더 싸게 먹히니까.

 그런데 그런 클론들에게도 '조교'란 게 유효한 업계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화류계', 유흥업에 종사하게 된 클론들이다. 아니면 암만 클론이라곤 해도 기본지식 탑재만으론 뭔가 아쉬운 기술을 추가로 익혀야 하는 분야에선 '조교'란 작업이 유효한데, 그런 방면은 아무래도 그가 아는 영역은 아니었다. 이 넓은 세상에, 수없이 많이 분화된 영역이 생겨난 처지에 그걸 전부 다 알 순 없는 노릇이었다.


 클론과 조교사가 엮이는 방식은 꽤나 다양한데, 그 중에서 그가 겪은 방식은 크게 세 가지였다.

 하나는, 업소와 계약을 맺는데, 특정 시일 내에 해당 업소에서 근무하는 클론들에 대한 '조교'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달성할 것이 목표였다. 이러한 계약은 계약상 조건으론 가장 안전하고, 흠잡을 것도 별로 없지만 조교사에게 제법 가혹한 일정을 요구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젊은 조교사들이야 이게 마냥 신이 나서 휴식 기간도 없이 클론들과 질펀하게 박아대면서 계약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다가 한순간에 심리적인 벽에 부딪히거든 그대로 조교사 은퇴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하나는 클론과 개별적으로 계약해서 '조교'를 하는 경우인데, 시민권자와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는 클론들 같으면 사실상 시민권자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가 형성되기에 이런 경우가 그리 많진 않았다. 그래도 이런 경우엔 업소와 계약하는 경우보단 부담감도 덜고, 법적으로 할당량을 채우지 못 하더라도 조교사에게 가해지는 책임이 덜다보니 할 수만 있거든 해두는 게 무조건 이득이란 인식이 조교사들 사이엔 있는 종류였다. 그만큼 따내기 어려운 종류의 계약이다.


 마지막으로 월급쟁이 노릇으로 조교사 노릇을 하는 것인데, 이 경우는 생활이 안정될 순 있어도 여러 조교사를 전전하던 애가 휘하랍시고 들어와서 속 썩이는 경우도 많았다. 폐기되어야 정상인 클론이 이래저래 운이 좋아서 여태까지 살아있는데도 버릇 없이 구는 경우도 태반이었다. 대놓고 시민권자로 만들려고 생산한 클론이거든 말이라도 안 하는데, 분명 똑같은 모델인데 누구는 생생할 때에 대가리가 깨진 다음에 뒈져서도 겁탈당하다 물질 분류기에 넣어져 재생산행인데, 누구는 호구 하나 단단히 잡아서 클론에게 정 붙었단 이유로, 또 그 클론은 그런 건 아주 잘 이용해서 살아남으면서 조교사들 엿 먹이는 그런 부류도 분명히 있었다.

 그럼에도 월급쟁이 신세에, 그 클론을 맡아주는 조교 학원 같은 곳에선 손님 없는 마당에 그런 경우도 손님이라서 받아주니 이게 환상의 콜라보가 따로 없는 것이다.



 "끝이라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너 가르쳐줄 수 있는 건 다 가르쳤단 얘기야. 여기서부턴 네 영역이야."

 그가 말하는데, 좀 달리 말하면 그는 이 클론들에게 질려버렸다. 처음엔 꽤나 재밌었지만, 역시나 조교를 거치다보면 결국 거기서 거기가 되는 모습을 보려니 아무래도 이게 질렸다. 아무리 자지에 감겨드는 혀의 감촉, 보지의 감촉이 좋아진다고 한들, 서로의 감정이 섞일대로 섞인다고 한들. 결국 거기서 더 나아가긴 어려웠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 그 클론을 사들였다가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감당하는 건 두려운 일이었다.


 "그렇구나, 끝이구나."

 그래도 조금은 매달리면 했으면 했지만, 클론이란 놈들은 조교 학원에 흘러들어오는 사고뭉치들 같은 경우가 아니고서야 사람 말을 기가 막히게 잘 들어먹었다.


 그렇게 헤어졌다. 인연이라고 하는 게 아무리 중요한다고 한들, 클론과 인연이 있어봐야 결국 사람과 물건 사이의 관계에 더 가까웠다. 세상이 그걸 원하고 있었다. 시민권자만이 사람이라고 하며, 그 외엔 아무리 사람 같이 군다고 해도 결국 그런 존재에게 '인권'이란 도무지 보장되지 않는 세상이었다.

 그렇다고 그게 부조리하다거나 부당하다거나, 저항하려고 들거든 진작에 머리에 바람구멍이 뚫렸을 테지. 그런 만큼 그도 그런 점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았다. 그는 조교사로서 이런 상황을 직접 목격했음에도, 이게 부당하다거나 부조리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콜레르컵 조교 대회가 곧 개최됩니다'

 요즘 조교사들 사이에 한창 이슈인 건 각 기업조직들에 의해 주최되는 '조교 대회'란 점이었다. '조교'란 게 직업의 영역에서 취미의 영역으로 내려오고 있는 와중에, 기존에 조교사들도 클론을 가르치던 것에서 조교를 취미로 삼고자 하는 시민권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터였다. 조교 학원도 사고치는 클론을 담당하던 클래식한 건 서서히 없어지고 있고, 대신에 시민권자를 대상으로 클론 조교하는 걸 가르치는 곳이 부쩍 늘어난 상태였다.

 이런 기류에 조교사들 중에서 최고를 가리는 대회가 벌어진 것도 당연했다. 각 회사들은 자기네들이 생산할 수 있는 클론들 중에서 테인 그룹에 의해 법적으로 규정된 최소한의 사양만 탑재한 디폴트 클론을 어느 정도까지 길러내느냐를 두고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연구소 차원에서 조교사들을 고용해서 이런 실험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했다. 다만 그런 연구소에 투자하는 건 대중의 관심을 갖긴 어렵다보니, '대회'란 걸 개최해서 대중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그런 상태였다.

 당연히 조교사들 입장에선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대회 수상 경력이라도 있거든, 이후 경력을 쌓든, 사업을 하든 반드시 도움이 될 테니까.


 그렇기에 막 이별을 고한 그도 해당 공지를 보고서 사이트로 유입되어 대회에 참가 신청을 했다.



 "안녕하세요."

 다음 날, 그의 앞에 택배가 배송됐다. 그래도 나름대로 성인 대회라고 해서 조금은 어른 사이즈를 보낼 거라 생각했는데, 콜레르 사가 아동 모델을 성적 착취가 우려되는 품목으로 출시하는 일은 없어도, 청소년 수준은 어김없이 출시하는 변태들이란 걸 까먹었다.

 테인 그룹도 이 방면에선 할 말이 없는데, 테인 그룹에서 시민권자의 성년은 만 19세에서 만 15세 언저리로 설정한 주범이었다. 그나마 그것도 명목만 그렇지, 5살 어린애도 클론이 죽는 것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 도처에서 클론들이 죽어나가고 있는 형편인데, 달리 말하면 클론들은 이런 보호 조치조차 없었다.

 "그, 혹시 몇 살이냐?"

 "19세에요."

 그렇지만 세간의 인식이란 게 어디 그리 쉽게 바뀌는가도 싶고, 실제로 'R-18'이란 건 여전히 유효한 단어였다. R-15가 그저 여자가 알몸이 된 거 모자이크도 없애는 수준이거든, R-18은 이제 피투성이가 된다거나 사람 몸이 잘려나가는 것에 대한 모자이크를 없애는 그런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테다.

 달리 말하면 저 '19세'라고 밝히는 행위는 저가 어디 가서 두들겨 맞아서 피떡이 되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처지란 건 잘 안단 얘기였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그녀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할 준비를 하던 걸 멈췄다. 피곤하고, 지치고, 질렸으니까.

 그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따라와."


 욕실 앞까지 끌고가서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벗겼다. 클론의 몸뚱이에 걸치는 옷들 중에서 비싼 게 있을 리 없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조교'받을 때를 빼고선 일상복처럼 입고 있어야 될 옷들 중 하나이니 조심스럽게 빨래통에 집어넣었다.

 그러는 와중에 그녀는 그의 옷을 벗기는데, 이 시점에서 그녀가 클론이란 게 증명된 것과 다를 게 없었다. 클론이 아니었거든 초면부터 이런 식으로 굴진 않으니까.


 그녀의 욕조에 앉혀놓은 다음에 그는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지식은 가졌지만, 성과 관련된 지식은 그저 이런 짓이 있단 것과 이걸 거부하면 안 된단 것 정도밖에 없는 순진한 처녀아이였다.

 동정떼기를 처녀로 떼겠단 게 아니거든 아무래도 이런 건 별로 값이 나가질 않는다지만, 그래도 처녀란 게 값어치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시민권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처녀란 개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고, 클론이 처녀라 해도 옛날에 곰쓸개가 보약이라면서 쓸개즙을 빨아먹던 것마냥 처녀막이 있는 클론들이 쏟아내는 애액을 보약이라는 문화까지 생긴 마당이다. 더럽다고? 아주 예전에 성병이란 게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던 시절에, 캠방송을 켜서 인기를 끌던 여자가 목욕한 물도 팔았고, 그걸 기어코 마셔서 성병 걸린 놈들도 생긴 적이 있다. 이게 인간이다. 지금처럼 원하거든 트랜스휴먼 시술이 활성화된 시대에도 트랜스휴먼 시술을 굳이 안 받겠단 순수주의자들이 판을 치고 있는 판인데, 그런만큼 그 때나 지금이나 수준이 비슷했다.

 그런 게 아니고서야 별로 마음에도 없던 처녀아이가 그의 앞에 놓여 있었다. 그녀가 말똥거리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요즘 시장에 풀린 상품과 비슷한 사양이었거든, 지금 그를 멍하게 쳐다볼 게 아니고 자지를 입에 머금으려 들어야 했다.


 그렇기에 그는 오히려 그가 무릎을 꿇고,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그녀의 보지가 앙증맞게 입을 다물고서 선만 보이는가 싶더니, 클리토리스가 위쪽에 빼꼼 고개를 든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그녀의 보지에 입을 갖다대고, 혀로 핥기 시작했다.


 "흐윽!"

 성과 관련된 행위를 처음 하는 것만으론 쾌감에 도달하긴 어렵다. 반복이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 처녀는 아무래도 성행위의 쾌감을 알기 위해서 여러 번의 경험이 필요했다. 그 경험을 원격으로, 버튼 하나로 그 내역을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얘기가 달라졌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소녀는- 본인 말로는 19세라곤 해도 소녀와 다를 바 없는 그녀의 반응에 그는 묘한 흥분감을 느꼈다.


 처녀를 정복한다는 것이야 아무렴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 다음에 폐기물로 삼든, 신부로 삼아서 시민권자로 삼든 그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대다. 감당할 수 있느냐를 걱정할 필요도 없지 않던가.

 그럼에도 느껴지는 이 흥분감은 그가 조교사 노릇을 하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


 그녀가 숨을 헐떡이면서 견딜 수 없어하는 게 느껴졌다. 그에 그녀가 숨을 돌릴 기회를 주기 위해 입을 떼서 그녀를 보고 있거든, 그녀가 한참 숨을 고른 다음에 그를 쳐다봤다. 그녀의 입이 열린다.


 "계속, 해야되는 거죠?"

 "싫으면 오늘은 여기서 마칠 거야."

 그 말에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마저 해주실래요? 부끄럽지만... 방금 오줌 마려운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지금은 괜찮지만."

 그래도 처녀치곤 꽤나 발랑 까진 사양이었다.

 다른 조교사들도 견적이 여기까진 나온 상태일 텐데, 이런 경우는 조교하기 쉬운 편이었다. 그렇다곤 해도, 성적 쾌감이란 걸 모르는 처지란 걸 생각하면, 오늘은 꼬박 성적 자극에 적응하고, 애액을 쏟아내는 것에 집중해야 될 판이었다.


 "그 오줌 마렵단 감각 잘 기억해둬. 그리고, 개운해야 되는데 개운하지 않고 오히려 괴로워지거든 언제든지 말하고."

 "알았어요."

 그는 자신의 자지에 피가 쏠리는 걸 느끼면서 다시 보지에 입을 갖다댔다.


 "흐윽, 끅! 괴로워... 그만... 그만해요."

 첫술에 배부를 순 없어서, 조교 시작부터 처녀 애액을 쏟아내는 건 실패였다. 그에 그는 그녀를 진정시킨 다음에 같이 씻고서 도로 나오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마침 식사 시간도 다가왔으니, 점심을 먹고 오후에 조교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오랜만에 꽤나 재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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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더 하려다가 여기서 끊는 게 그림이 좋은 것 같아서, 지웠다. 지웠다곤 해도 별 거 없었다. 야설 내용이 다들 그렇듯 응헹대는 것이었다. 여러분들 상상에 맡기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지워버린 그런 내용들이니, 안심해도 좋다.


 뭔가 거창한 걸 얘기하려는 건 당연하지만 그런 거 없다. 그냥 꼴려서 쓴 글이고, 그러다가 결국 한계에 부딪혀서 뒷부분은 삭제해서 여러분들 앞에 그나마 내놓을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여겨져서 내놓은 것이다. 근데 이게 항상 성공만 하는 건 아니라서, 경험치가 좀 많이 필요한 영역이란 걸 항상 느끼고 있다.


 그래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읽어줘서 고맙다.

 다들 더운데 몸 조심하길 바라며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