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이었던 1학년 방학때였는데 서울에 상경한 촌놈이 바람이 들어서 레스토랑 알바를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던거임 


키작은게 살짝 걸리긴 했지만 여차여차 면접을 보고나니 어느새 합격목걸이가 걸려있더라


들어가고나니 매니저가 나보다 서너살 많은 누나였음 


처음엔 ~님 ~님 존대를 써주다가 주문받는법을 잘 몰라서 당황하고있을때 한번 도움받고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했더니 씩 웃고선 귀엽네요 한마디 하더니 그뒤로 이름으로 부르더라 


되게 키크고 차갑게생긴 스타일이라 긴장했었는데 잘풀렸다 싶으니까 다행이다 이러고 넘겼는데 그뒤로 시작이었음


 여자탈의실 뒷정리, 화장실청소를 시켜도 다른 남자직원은 남자화장실 청소를 시키고 곧죽어도 나는 여자화장실 청소 등등 업무배치를 의도적인 느낌이들게 배치함


원래 남고나와서 여자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탈의실 정리할때 스타킹, 서빙양말, 각종 쓰고버린 화장품은 물론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거울이랑 벽에 발린 립스틱까지 쓸어도쓸어도 나오는 머리카락 뭉텅이에 고역이었음


남들은 슬슬 걸어다니면서 쉬고있을때 여자도 아닌내가 여자탈의실을 정리하는것도 불만이었고


하이라이트는 여자화장실이었는데 화장실청소를 하기위해선 마감까지 남아있어야하고 변기중 꼭 하나씩은 커버에 잔뜩 발려있는 피(그 피 맞음), 화장실 문짝에 붙어있는 생리대, 변기 뚜껑위에 올려져있는 귀저기 등등 구역질을 참아가면서 하는데 꼭 매니저가 지도한다면서 보고 서있더라


근데 그 무뚝뚝한 표정만 짓던 사람이 내가 구역질날것같운 표정으로 청소하는걸 보면서 매번 웃으면서 서있는거임 더 깊이닦아라, 아직 핏자국이 안닦이지않았냐 더 닦아라 등등


그리고 세워놓고 훈계할때 구두로 발등을 꾹 밟으면서 얘기한다던지 직원복장검사를 한다면서 앞치마를 걷어보라고 시키고 자기가 앞단을 바지에 넣어준다던지 


마감정리하고 탈의실앞에서 마주쳤는데 서빙 기본복장이 검은 긴양말임

  마감때 물청소를 하기때문에 양말이 다 젖는단말이야 근데 자기 젖은 양말을 나보고 버리라고 손에 쥐어주더라


당시엔 성향이라는걸 모를때라 날 왜이렇게 괴롭히지... 항상 보면서 웃는거보면 싫어하는건 아닌거같은데 이러면서 지냈었음 


근데 일년쯤했을까 한달가까이 마감(여자화장실 청소)을 시키니까 돌아버릴것같아서 월급입금받고 그만둔다고 말해버림 원래는 다음타자가 올때까진 해야된다고 하던데


나는 매니저누나가 날 싫어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상태라 번호고 뭐고 다 차단했었는데 나 나가고 욕하는게 아니라 되게 아쉬워했다고 하더라고 


연락하면 밥한번 사준다고했다고 전해달랬는데 군대갈때까지 끝까지 연락 안했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쉽다


어쩌다보니 신발로도 자위하는 구제불능이 돼버린 지금의 날 보면 어떤 웃음을 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