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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of theory is that truth does not exist.

이론의 비밀은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보드리야르의 무덤)


  세계는 함구한다.

세계 내의 구성원은 가끔 진실을 요구한다.

그러할 때마다 세계는 그저 함구할 뿐이다.


앞서의 편에서 말했듯이,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세계는 기호로 구성되어 있다.

결여되고 그러한 상태로 본판을 집어삼키는 그러한 피상적 기호들 말이다.

보드리야르는 이미 기호로 가득 차 있는 세계를 본판들만이 존재하는 질서 있는 사회로 되돌리기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본판에 접근할 수 있는 진로 자체를 기호가 막았을 뿐더러 대중들은 기호를 소비하여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보드리야르는, 이러한 기호의 범람과 이를 바탕으로 한 소비 문화의 확산이 진실과 본판을 탐구하려는 시도를 억제하고 오로지 기호만을 소비하게 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의 시각의 폭을 마치 2차원의 선들이 세상을 보는 것 처럼 계속해서 좁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리고 보드리야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현상을 세계 곳곳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소비 문화를 비판하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그의 철학은 반 소비주의 라는 거대한 철학적 운동의 일원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우선 이 거대한 소비 비판적 이데올로기에 관한 보드리야르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왜 보드리야르가 경제활동의 근간을 이루는 소비와 생산 중에서 소비에 포커스를 더욱 맞췄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그에 따르면 생산은 곧 소비에 의하여 좌우된다. 그리고 소비는 대상층의 토착적 욕구에 의하여 조절된다.

또한 이러한 페티시즘적인 구매 활동은 사회적으로 항상 그 개인에게 무언가의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이러한 의미 부여의 이데올로기적 전환이 항상 생산의 고삐를 잡고 움직인다.

이것이 보드리야르가 소비를 생산보다 중히 여긴 이유였다.


또한 그는 상품이 '소비할 만 한' 가치가 부여되는 데에는

4가지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그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아래의 4가지의 요인이 우리의 소비 생활의 준비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1.기능적 가치- 예를 들자면, 의자는 앉기 위해 필요한 것이고, 옷은 입기 위하여 필요한 것임을 들 수 있다.


2.교환 가치- 이 차 한 대는 보통 몇 천만원에 거래된다- 또는 이 쌀 1가마니는 물고기 8마리의 가치를 지닌다- 가 될 수 있다.


3.기호- 이것은 어느 주체가 다른 주체와 상호 협력하여 만들어 낸 일종의 가치가 부여된 약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이아몬드 반지- 이것은 서로 사랑하여 결혼하는 부부의 상징임을 표현 가능한 것이 있다.


4.부호 가치- 이것은 같은 값의 다른 개체에 비하여 특별한 기능과 더 뛰어난 능력이 없음에도 더욱 대접받는 대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아는 명품들, 스스로 기능이 없음에도 특별한 사회적 지위와 가치에 따라 대접받는 물품들이 있다.


이 4가지 가치는 겉으로 보면 서로 상보적으로 동등하게 교환되면서 물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이나,

실상을 살펴보면 인류의 태곳적부터 함께 해 왔고 뒤의 그것들보다 더욱 실용적인 앞의 두 개의 가치가 현대에 들어와서는

기호와 부호 가치에 의해 그 건전한 평가를 방해받는 현상, 보드리야르는 바로 그것의 부당함을 말하고 싶어했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보드리야르로 하여금 현대의 기호로 가득찬 사회와 허영심과 불필요한 강요로 미어 터질 것 같은 분위기를 비판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온 세계의 맥도날드화)


보드리야르가 철학적 영감으로 가득 찬 노년기를 보내던 시절,

세계는 이후 설명할 냉전의 상태가 소비에트의 붕괴로 종료되고

세계의 운명이 바야흐로 초강대국 미국의 손으로 넘어가 있는 순간에 위치했다.


보드리야르는 이러한, 새로운 제일 패권국이 등장한 상황을 또 한 번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노년의 장 보드리야르에게 그것은 역사의 종말이자 또한 모든 의미의 종말이었다.

서구권의 사람들은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아니 선생님, 핵과 공산주의로 인류를 위협하던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이 종식되고 미국의 시대가 도래하였는데

그것이 어째서 역사와 모든 의미의 종말로 치부되는 것입니까?"


이것에 대해서 보드리야르는 이렇게 답한다.

'나의 사견은 동류에 관하여 다루는 프랜시스 후쿠야마와는 전혀 다르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이 완전한 민주적 성취로 이루어진다고 하였지만

세계와 역사의 종말은 모든 사건을 종식시키는 대 테러에 기초한다!'


또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계의 절반을 지배했던 마르크스주의와 지금의 세계를 지배하는 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는 모두 환상일 뿐이다!

저 먼 옛날 고전적 기계론이 주장하던 우주의 무한한 번영을 철학자들이 곧 일종의 종말로 얼버무린 것처럼,

모든 사상과 이데올로기들이 주장하는 '추가적 비전 제시의 전무, 곧 얼버무림을 통한 종말' 은 엉터리일 뿐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곧 이전의 모든 질서를 차례차례 붕괴시키고 있으며,

이것은 곧 지금까지 이어져 온 역사의 선형적 발전을 붕괴시킬 것이다.


사회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온갖 기호들의 피상적 차이점을 제외한 단일적 획일화는 문명을 위태하게 만든다.


실패한 마르크스주의의 망령인 평등 분배와 평등 계급이 망상에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진정한 개성의 붕괴와 나태함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불러들일 것인가?'


2007년 6월 6일 맑은 날씨의 프랑스 파리.

보드리야르는 향년 77세의 나이로 구시대의 종막 그 끄트머리에서 숨을 거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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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장 보드리야르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세계화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장 보드리야르 - 나무위키 (namu.wiki) 

 사물의 체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