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y make a desolation and call it peace.

                                 그들은 황폐하게 만들고 그것을 평화라고 부른다.











 

옷을 잘 차려 입은 야만인들이 세계를 들쑤시고 있다.

그들은 온 땅을 망가뜨리고, 온 바다를 어지러이 헤집어 놓고서는

그것을 영광이라고 부른다.


대륙의 서민들은 언제나 뼈빠지게 가난했다.

모습만 바꾼 부유한 사람들은 계속 더 부유해져 갔고

가난한 사람들은 조여오는 기계와 자본의 물결 속에 자신을 한없이 낮출 수 밖에는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땅, 그리고 더 많은 돈, 그리고 원활한 상업을 위하여 

마치 갓난아기의 탐욕과도 같은 식민주의 체제가 작동하며 재앙의 터전을 닦았다.


그런 다음 대륙에서 대격동의 시대가 거대한 영향을 끼치며 활발하게 전개 될 때에도

식민주의는 몇몇 나라들에 의하여 묵묵히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영토를 넓히고, 온갖 금품을 갈취하며

그렇게 성장했다.


이제 식민지인들이 온갖 땀과 피를 흘려 가며 생산해낸 물품들은 그들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그것들은 이제 온갖 정보의 집결지,

                                                   온갖 패권과 힘들의 집결지,

                                                   온갖 잔혹함과 발달의 온상,



                                                                 런던으로.


            

            마지막 정복자이자 독재자를 꺾고 정점에 오른 영국은 말 그대로 세계정복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뒤늦게 다시 식민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그것을 식민지인들의 피로써 충당한 프랑스 또한 영국과 쌍벽을 이루며

자신들이 지배한 온 강토의 사람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털어내면서 죽음의 금자탑을 착실하게 쌓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 어떤 국가가 어떠한 체제 그리고 어떠한 방법론을 동원하여 식민지 그리고 그 곳 사람들의 모습을 꾸며간다고 한들,

그 이면에 숨겨진 잔혹하고도 당연한 진실이 향하는 곳은 언제나 강탈과 폭력이었음을.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쏟아져 들어오는 저렴한 원료와 막대한 이익은 자본가들과 정치인들의 목줄을 풀었다.

애꿎은 인디언들이 좁은 지역에 고립되든, 

회사의 폭정 아래에서 인도인들이 거칠게 울부짖든, 

총과 칼날 아래 또 다른 대륙이 옷감처럼 재단되며 갈라지든지

이미 한 번 입증된 어마 무시한 이익과 정치적 효과는 부유한 자들을 마치 미친 사냥개처럼 세계로 날뛰게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자본가들이 얻는 이익, 그리고 선전되는 경제적 효과를 제치고 더욱 깊이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

무엇이든지, 충분을 넘어 과도하게 차면 기울어져 쏟아지게 된다.

그리고 제국주의 국가들은 이 '쏟아짐'을 막으려고 각고의 노력을 쏟아부었다.


일찍이 마르크스는 제국주의라는 괴기한 대상을 


              


                그의 저서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가장 새로운 단계> 를 통하여 분석하려 하였다.


그에게 '극단' 이라는 이름을 붙여 제국적 면모를 보이는 국가들의 광기에 의한 필연성과 그로 인한 등장을 표현했다.

식민지를 개척하고 그곳에서 저렴하게 자원을 몰수하고 본국에 넘겨 자본가들의 무한 출혈 경쟁의 싹부터 애초에 틀어막고,

부차적으로 식민지인들, 그리고 본국을 넘어 모두에게 인종주의 이데올로기를 드러내며 

최종적으로는 시민들의 불만에서 비롯되는

모든 정치적 사회적 움직임을 봉쇄시키는 거대한 톱니바퀴들의 맞물림이 바로 제국주의였다.


이 톱니바퀴들은 한없이 구르며 맞부딪히며 서로 간의 폭력적 조화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 맞물림을 넘어서서 전체가 굴러가는 방향, 그리고 결과를 본다면 우리는 가히 경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 경악할 필요도 아마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비틀거리며 한없이 싸우고 경쟁하고 피 흘리며 열강들이 쌓아올렸던 결과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제 1차 세계 대전의 도화선으로 변모했기 때문이었다.


  열강들은 1차 대전이 발발하기 오래 전 시점부터 이미 식민지 사업에서는 끊임없는 적자만을 기록하고 있었고,

열강들 서로가 서로에게 태클을 걸며 상호 멸망까지 몰고 갈 듯한 허무하고 흐릿한 기싸움만을 계속해서 벌여 왔었으며,

      이후 목적과 크지도 않은 대의를 상실한 제국주의라는 움직임은 마치 좀비처럼 끈질긴 목숨을 이어나갔다.


그야말로 '독점적' 경쟁주의의 극에 달한 제국주의는 기어코 다시는 되돌리지 못할 거대한 폭탄을 터뜨리고 말았다.


                      


                                             1914년 7월 28일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맑고 청명했다.

                                                    총성 한 발이 황태자의 머리를 뒤흔들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