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정치적인 투쟁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한 인간의 인생은 어떠한가?


우리는 매 순간 투쟁한다 -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 것 또한 게으름과의 투쟁이요 이러한 사소한 것만이 아닌, 거대한 국사(國事)의 결정까지도 정치와 자기보신과 같은 수많은 요인 사이에서 최선의 결과를 찾기 위한 투쟁으로서 결정되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느꼈다, 세상은 곧 투쟁이요 인생 또한 투쟁이라고. 나 자신, 나보다 더 높은 이들과의 투쟁이라고 말이다. 사람들은 저마자 자신의 의견을 더욱 효과적으로 피력하고자 단결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당(黨)일테고,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소비에트(평의회) 등의 여러가지 형태로 발현될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의지의 집합체 또한 자신의 의지를 같은 의지를 가진 이들과 단결하여 투쟁을 더욱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다.


정치적 투쟁이든, 나와의 투쟁이든, 사회적 투쟁이든, 인간의 투쟁이라는 것은 인간이 존재할 때 부터, 아니 이성이라는 것이 존재했을 때 부터 존재하였을 터이다.


사람들은 투쟁과 싸움을 무섭고 슬픈 것으로 포장한다, 그러나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이성이 존재하는 한 투쟁이라는 것은 사라질 수 없는 것이요 이성을 이성으로서 유지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만약에 인간이 아무리 좋은 AI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인간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 투쟁심이 인간의 투쟁심에서 비롯된, 말하자면 시뮬라크르와 같은 복제품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자발적인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싸우지 아니하려 한다,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있고, 생각하기에 투쟁한다. 설사 몸이 기계로 바뀌고, 뇌수 속에 떠있는 뇌만이 우리의 전부라고 할지라도 그 투쟁심이 남아있는 한 그것은 인간일 것이다.


결국 이성을 정의하는 것은 무한히 마음 속에서 샘솟는 투쟁심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