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민족반역이라 규정할때 그 대상을 이씨 왕조로 하지는 않습니다. 이씨 왕조가 사라졌다고 조선인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요. 

민족은 언어, 지리, 경제적 동일성을 갖춘 객관적 공동체입니다. 특정 생산양식과 언어적 특질이 하나의 사회구성체를 형성할때 이것을 민족이라고 칭합니다. 이 때 민족(Nation)은 혈통적 민족체(Ethnic)와는 상이한 개념입니다. 이것을 후자로 판단한다면 비과학론일 것입니다. 유전학적으로 이것의 동일성은 거의 형성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챈으로

'민족'이 한국에서 유독 과도하게 쓰이는 단어인 건 사실이죠.

애초에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말은 '인권 침해 행위에 동조한 것이 잘못'이라기보다는 '같은 민족을 배신한 것이 잘못'이라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자기 나라의 국민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이미 망한 나라에 충성을 바치지 않았다고 그것이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친일 행위가 단순 욕심이 아닌 고달픈 생활이나 신변의 위협을 막기 위한 행위였다면 그걸 잘못되었다고 하는 건 옳지 않죠.

'친일반민족행위자(친일파)'들이 한 행동도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을 옹호하는 시를 쓴 사람이 이완용 등의 사람과 같은 부류로 취급받는 것도 이상하죠.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 같은 건 '범죄자 명단'  만큼이나 어처구니없는 것입니다.

죄가 없다고 하더라도, 해방과 그 이후에 받을 비난을 예상하고 행동했어야 한다고 생각함. 

일본의 지배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그에따라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속칭 '친일'을 선택했으니, 속칭 '친일반민족행위자'로서 받을 비난과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은 감수해야 한다는 거.

본문의 주장을 틀렸다고 하진 않겠는데 죄라는 건 근간이 도덕에 있는 개념임
법이 사라졌다고 해도 한반도의 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지탄받을 행동을 저질러놓고 이들이 세운 국가에서 그들을 처벌하지 않을거란 생각은 정말 안일한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