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에 물리학1 수업 준비하는데 마침 상대론 수업할 차례라 '오 이거 개꿀잼이지, 수업 재밌게 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한거랑 다르게 수업이 엄청 드라이했음. 재밌을거라고 생각한 건 내가 물리 공부하면서 여기저기서 들어왔던 '시간, 공간 등에 대한 다양한 해석' 때문이었지, 학부 졸업생 나부랭이가 쌈빡하고 완벽하게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았음.
원래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려고 하면 알고 있는 개념을 자연스레 연결해서 논리적으로 재구성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해서 그 개념에 대해 굉장히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하는데 세계에 내로라하는 석학들도 완벽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걸 감히 재밌게 강의할 수 있을거라 예상한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됐음.
그리고 자기계발은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양자장론, 상대론, 게이지 뭐시기, 초대칭성, 초끈이론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어려운 개념들을 간략하게라도, 줄거리라도 이해하고 말해줄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이해의 쾌감을 느끼고 싶어. 지들끼리만 아는 어려운 말들 나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됐으면 싶다.
요즘 애들이 물리 재밌다고 해서 한창 자신감 붙었는데, 난 아직도 한참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