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는 물질, 양전자는 반물질, 양성자는 물질, 반양성자는 반물질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는 물질이 반물질보다 많아서 살아남은페르미온들은 절대다수가 물질로 되어 있습니다. 이 결과가 필연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물질로 만들어진 우주가 가능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물질로 만들어진 우주라면 반양성자와 반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핵을 양전자가 둘러싸고 있겠지요.


그런데 그것으로 끝일까요?


제가 궁금한 점은, 양성자-중성자-전자 등의 물질 입자들과 반양성자-반중성자-양전자 등의 반물질 입자들은 각각 한통속으로 엮여 있어서 물질 전체와 반물질 전체 중에서 하나가 우세할 수밖에 없는지, 단순히 현재의 우주에 많은 쪽을 물질로 묶고 있을 뿐 본질적인 차이는 없는가입니다.


다시 말해서, "물질이 우세한 우주"와 "반물질이 우세한 우주" 외에도 "양성자와 전자와 반중성자가 우세한 우주", "양성자와 중성자와 양전자가 우세한 우주" 등의 조합이 가능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물론 다른 우주에서 무언가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겠습니다만, 어쨌든 양성자-중상자-전자가 "물질"로 묶인 데는 이들이 현재의 우주에서 반양성자-반중성자-양전자보다 많다는 점 이외에도 뭔가 공통점이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 우주에서 "어떤 입자들의 경우에는 반물질이 더 우세하다"고 판정하게 되는 것도 가능할까요?


언뜻 생각하기에는 양성자와 양전자가 우세한 우주라면 원자가 형성되지 않을 테고 양성자와 반중성자가 우세한 우주라면 수소 이외의 원소가 만들어지기는 좀 어렵겠습니다만, 일단 입자물리학으로만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