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연구실은 자동화 기기 써서 실험시간 엄청 단축시키지. 간단하게는 고진공 환경에서 샘플 이동시키는 작업 자동화시켜주는 회사 (예를 들어 PREVAC). 대규모 물리학회 가면 과학장비 만드는 회사에서 온갖 이상한 기계는 다 개발해서, 레알 돈만 있으면 개꿀이겠구나 싶을 때도 있다. 다른 경우로, 회사 제품보다 더 좋게 할 자신 있으면 연구소 자체로 돈하고 인력 왕창 쓰고 직접 레이저 시스템 좋게 만들어서, 남들보다 50배 빨리 밴드구조 측정할 수 있는 레이저 + 고진공환경 조성을 한다던가. 돈과 인력으로 안 되는 건 없다. 현타가 오지 않길 바란다.
밴드구조 측정할 수 있는 레이저 + 고진공 이야기 하는거 보니 같은 분야 사람 맞네.. 근데 ARPES를 레이저로 쓰는 경우는 없고 X-ray를 주로 쓴단다. 고진공이라는 말이 비전문가들은 아 존나 쎈 진공이구나 생각하는데 사실상 밴드구조 볼땐 초고진공이란 말을 쓰고 10^-8 Pa 스케일로 뽑는단다. 50배 빨리 측정해봤자 소용없고 에너지 분해능이 좋은게 장땡임. 그리고 일단 ARPES가 있으면 그걸로 이미 존나 부자인 랩임. 위에서 dydx 가 쓴 로봇팔 그거 우리연구실에 있는데 아무도 안씀. 왜냐면 존나 작아봤자 500um 정돈데 OM으로 충분히 6 프로브 컨택 가능. 이건 손재주의 문제가 아님. 그 이하는 어차피 손으로 못해서 마스크로 덮고 스퍼터로 골드컨택 함.
아래에 익명 IKtAv 아자씨는 미국껀 더 좋을걸 ㅋㅋㅋㅋㅋ가속기는 현재 5세대까지 나와있지만 일본에 있는 Spring-8 이 그나마 있는 것들 중 가장 좋은 것 중 하나임.
어떤 랩은 Fiber laser로 higher harmonics 뽑아서 24 eV 정도로 프로브 펄스 에너지 선택한 후에, hemispherical analyzer로 밴드 구조 보던가, time-of-flight 원리 사용하는 momentum microscopy로 3차원 밴드 구조를 본다. 분해능(dE, dkx, dky) 중요하지. 그런데 밴드 splitting 어느 정도 어림잡아 볼 수 있을 정도면, 레이저 repetition rate 올려서 space charge effect도 피하면서 남들 2주일 동안 얻을 데이터 몇 시간 만에 얻는 게 더 좋지 않겠냐. 특히나 sample lifetime이 하루보다 짧은 샘플 공부할 때에는, 맨날 샘플 새로 기르고 측정 매일 새로 할래, 아니면 몇시간 만에 원하는 statistics 다 얻고 데이터 분석에 전념할래? 레이저 안 쓰는 ARPES는 He-lamp로 측정할 때도 있다만, 그걸로는 time-resolved 측정 하기가 거시기해서 정적 밴드구조 측정에만 사용한다. 하고자 했던 말은 위에 적은 장비들(HHG 레이저 셋업, 광학 장비 보호용 온도, 습도, 공기흐름 제어 방진실 건설, hemispherical analyzer 2개, TOF analyzer, He-lamp)에 더해서 님이 언급한 스퍼터건이나 내가 쓰는 고체 박막 샘플 제조용 MBE evaporator 같은 것들 다 사려면 돈이 십억은 우습게 깨진다는 거지. 기계 사는 데에만! 유지 보수하고 그거 운용할 인건비는 계산도 아직 안 했는데도. 질문자 질문 요지가 외국에서는 돈 펑펑 쓰면서 연구 잘 하냐고 물었으니, 돈 십억 단위로 펑펑 쓰면서 연구 편안히 하는 예시를 비전문가가 읽어도 괜찮은 문장으로 위에 적었던 거야. 한국에 십억 단위로 돈 펑펑 쓸 연구실이 창의연구재단 사업이나, IBS 같이 정말정말 특별하게 선별된 연구실 말고 더 있냐? BK21로 선정된 랩도 그 정도는 못 할 걸?
음..일단 창의는 5억이라 말이 안되고 IBS는 100억인데 분야로 쪼개져서 한 연구 단위가 십억 단위로 쓰는건 말이 안되고 BK는 대학원생들 월급주는 과제이니 애초에 성립이 안됨
뭔가 그쪽하고 우리쪽하고 느낌이 많이 다른데? 일단 우리는 ARPES로 초전도갭보는 연구실인데 2주일동안 측정은 듣도보도 못함. 뭐 레졸루션이 많이 안좋아서 statistic에 매달려야 한다면 할말 없지만 3D scan, (세타, 파이) 4시간이면 한샘플 측정 충분히 하고도 남음.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측정 원리가 다른 장비를 서로 이야기 하고있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리고 가속기 장비 좋은 거 알면, 가속기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도 알 거 아님. 장비는 좋은데 남의 장비고. 거기 시설 가서 빔타임 일하려면 일단 프로포절이 통과해야지. 제안서 나가리되면 그림 속의 떡 아니냐. 그리고 spring-8 언급했듯이, 가속기도 미국, 일본, 유럽 쪽이 훨씬 좋은 것들이 많다. 이 조차도 질문자가 걱정하는 '외국은 돈 더 많이 써서 좀 더 편하게 연구하나?'라는 질문 요지에 답을 하는 셈이지. 한국은 연구비 경쟁에서 밀려서 연구하기 별로 편치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