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저자 논란
남의 장학금을 뺏은 것처럼 언론이 떠들었지만 장학금은 아무 문제 없어 보입니다. 요즘 장학금 수여율 매우 높고, 학교장학금도 아닌 이런 장학금은 지도교수가 결정하기 나름입니다.
1저자 논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의견을 제시했네요. 저도 논문을 많이 쓰고 고등학생들도 지도해 봤고, 고등학생 저자 논문으로 전수조사 받은 경험도 있어서 연구현장의 현실적 측면에서 몇마디 적습니다.
1.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큰가?
가장 중요한 점은 1저자를 정하는 것은 책임저자의 몫이요 책임이라는 점입니다.
분야마다 다르고 연구주제마다 다르고 구체적인 상황마다 다르지만 1저자의 기여도가 30%도 안될 수도 있습니다. 대략, 기획-실험-분석-논문작성 단계를 거치는 일반적인 과학연구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가는 다양한 의견이 있겠고 결국 조율하고 결정하는 것은 책임저자니까요.
2. 왜 고등학생 인턴에게 1저자를 주었을까?
기여도 이상으로 좋게 평가해서 저자를 주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기여도가 0인데 저자로 넣었다면 연구윤리 위반입니다. 만일 다른 저자가 1저자가 되어야 하는데 불이익을 주고 인턴에게 1저자를 주었다면 윤리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여도 평가를 공정하게 했는가를 외부에서 판단하기 쉽지는 않을 겁니다.
논문을 슬쩍 보니 참고문헌 빼고 본문은 글자수도 많지 않은 3페이지 정도고 분석방법은 딱 한 문단입니다. 결과도 3문단으로 제시했습니다. SPSS로 통계처리했고 기존의 데이타를 썼네요. 고등학생이 윈도우 컴퓨터로 통계 돌려 간단히 결과낸 내용 같습니다.
더군다나 저자 리스트 보면 다 교수고 박사과정 학생 1명이라는군요. 누굴 1저자 줍니까? 더군다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고등학생이 통계 돌려서 결과낸 걸 논문으로 제출하는데 말입니다. 다른 교수들이 기여를 얼마나 했을까요? 박사과정 학생은 인턴학생의 사수가 되어 지도해 주었겠지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국내저널 내는 큰 의미없는 논문, 더군다나 인턴이 참가해서 내놓은 분석결과로 쓴 논문이라면 지도교수가 1저자, 책임저자를 다 하기는 껄끄러웠을 수도 있겠네요. 이 경우도 그럼 다른 저자를 1저자로 할 수 있었는지 가능성을 물어볼수 있겠네요.
무슨 메이져급 논문도 아니고 몇페이지 되지도 않는 실험노트 정리 수준의 논문이라면 지도교수가 학생에게 1저자를 주자고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 지도교수가 논문을 쓰고 1저자를 하지 않은게 문제인가?
논문도 한번 안 써본 분들이 잘 모르는 내용이 많습니다. 고등학생 인턴이 아니라 석박사 학생들 영어논문도 지도교수가 거의 써주는 경우 수두룩 합니다. 학생들이 1저자인 논문들을 학생들이 다 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죠. 물론 뛰어난 학생들은 예외입니다. 전수조사해서 1저자 학생들이 논문작성을 80% 이상 했는지 따져보면 흥미로울 겁니다.
4. 딸에겐 책임이 없는가?
미성년자 고등학생이 대학실험실 인턴연구에 참여해서 열심히 연구했고 지도교수가 1저자로 넣어서 논문을 제출하겠다고 하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연구진행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연구기여도 평가를 확인하면서 나는 1저자가 될 수 없다, 그럴까요? 제가 보기엔 학생의 책임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만일, 제가 1저자를 할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렇게 요구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글쎄요. 그런 요구를 했다고 상상하기도 그렇고, 그런 요구를 해서 받아주었다면 청탁이지요. 이 경우 둘다 책임이 있고 지도교수 책임이 더 큽니다.
5. 부모에게 책임이 있는가?
조국 교수가 자기 딸을 1저자로 넣어달라고 부탁했다면 명백한 잘못입니다. 그랬나요? 이렇게 밝혀지지 않는한 부모의 잘못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만일 지도교수가 이 고등학생의 부모가 누구고 그가 10 여년 뒤에 법무부장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숙지하여 뭔가 이득을 얻기 위해서 그랬다면 명백한 잘못입니다. 궁금하네요. 이 경우도 지도교수의 잘못이지요.
이 지도교수가 인턴 학생의 부모가 누군지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직접 의사소통을 했는지 밝혀질 지 모르겠네요. 학생들의 부모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도 수두룩 합니다. 직접 부모가 연락을 하는 경우, 그리고 지도교수가 의도적으로 학부모를 파악하려는 경우는 물론 다릅니다만, 실험에 바쁜 교수들은 많은 경우, 부모가 누군지 관심이 없겠지요. 의대교수들은 뭐 다를라나요?
만일 지도교수가 이 학생의 부모가 누군지 인지해서, 어느 대학 교수 자제라고 하니 잘 봐주기로 했다면 어떨까요? 혹은 우리 딸 잘 지도해 주세요 라고 인사 한마디 받고, 열심히 하는 학생, 잘 해주자 이렇게 결심했다면 어떨까요? 연구부정이나 연구윤리 위반이 아니라 그냥 잘 해준 정도일 수도 있습니다. 2번에서 논한 대로 다른 저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이 논문이 정말로 문제가 된다면 결국 지도교수의 책임입니다. 조국교수의 책임을 묻기에는 근거가 약합니다.
인용도 되지 않는 저질의 논문, 그 논문의 숫자로 업적을 평가하고, 과학적 의미가 있던 없던 간에, 논문 한편 나왔다면 성과로 쳐주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입니다. 그 논문 한편으로 다른 이익을 얻는 지랫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취약한 것이죠.
이번 일로 논문 저자에 대해 한국사회가 열심히 공부중이네요. 카더라 의혹대신 진실이 규명되고 고등학생들 인턴 연구도 성숙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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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서울대 우종학교수가 쓴 제1저자 논란 정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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