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술집에서 회사 동료 몇명과 함께 한잔 하고 있을 때였다.
코타츠 같이 생긴 테이블 아래로 다리를 넣고 앉는 좌석이 칸막이로 나뉘어 있는 가게다.
시간은 9시쯤.
그때까지 생맥주를 큰 조끼로 3잔씩 비우고 츄하이까지 꽤 마셨던터라, 어쩌면 술에 취해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
그 부분은 미리 양해를 구한다.
화장실에 가려고 통로에 나와 신발을 신고 있는데, 우리 오른쪽 칸막이 너머가 우연히 눈에 띄었다.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왠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진다.
무엇인가 싶어 고개를 들고 살펴보니, 테이블 끄트머리에 혼자만 색이 짙은 사람이 있었다.
색이 짙다는 걸 잘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사진 보정 같은 걸 해본 사람이라면 이해가 갈 수도 있겠다.
윤곽을 지정한 뒤, 채도를 올리고 샤픈 효과를 강하게 준 느낌이었다.
아마 50대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였다.
염색한 것 같은 덥수룩한 머리를 5:5 가르마로 타고, 요새는 좀체 보기 힘든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옛날 시골 선생님 캐릭터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
하지만 이상하다는 건 단지 외견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 사람은 왼쪽 손바닥을 펴고 있었는데, 그 위에는 휴지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서는 뭔가 묘한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15cm 정도 길이의 애벌레.
투구풍뎅이 애벌레 같이 새하얀 것이 몇마리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그걸 오른손에 든 젓가락으로 집어서는, 옆에 앉은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갈색 양복 대머리 남자의 목덜미에 떨어트리고 있었다.
그런 짓을 당하면 보통 참을 수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이상하게도 당하는 남자는 별다른 조짐이 없어 그 행위 자체를 모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나는 1분 정도 그 광경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벌레를 집어넣고 있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남자는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집게 손가락을 입에 대어 쉿하고 제스처를 취했다.
기분이 나빠진 나는 화장실로 향했고, 돌아오니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 그룹의 테이블을 다시 보아도 남자가 있던 곳에 음식 접시는 없었다.
정말 내가 아까 제대로 본 게 맞나 스스로도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 후 우리는 2차로 노래방에 갔다가 막차가 끊기기 전, 11시쯤 해산했다.
나는 동료들과 헤어져 근처 전철역으로 향했다.
이 부근에는 술집이 많아서 늦은 시간이지만 승객들이 꽤 있었다.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홈 근처에서 소란이 일었다.
직장인 같은 남자 셋이 서로 얽혀 있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한명의 웃옷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아까 술집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이었다.
웃옷이 붙잡힌 사람은 이상한 남자가 등에 벌레를 집어넣던 그 사람이었다.
머리가 벗겨진 모습이 똑같았다.
그 순간, 쾌속 전철이 홈으로 들어왔다.
웃옷을 붙잡혀 있던 남자는 온몸의 힘을 모아 양팔을 휘두르더니, 두 사람을 뿌리치고는 그대로 전철 앞으로 뛰어들었다.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1455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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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기묘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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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와친구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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