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신교대 나오고 자대 들어와서 버스에 내렸는데


이쪽 대대로 전입 온 사람이 나 한명 뿐인지 아무도 없더라


그런데 베레모에 중령이 크게 박혀있던 사람이 나한테 오길래 바로 경례하고 크게 목소리내서 충성! 함


대대장이 조금 웃겼었는지 허허허 하면서 일단 대대장실로 같이 가자고 해서 같이 감


훈련소는 어땠냐, 걱정되는건 없냐 막 형식적인거 물어보더라


그래서 괜시리 잘못 말하면 관심병사 될까봐


내가 겪은거랑 등등 최대한 듣기 좋게끔 부풀려서 잘 말했음


그랬더니 대대장이 나름 괜찮은 놈 들어왔네 하는 표정으로 지긋이 스윽 쳐다보고


그리고 인사과로 데리고 가서는 잠시만 앉아있으라고 하고 대대장은 바로 대대장실로 돌아감


인사과엔 인사장교 한명이랑 행정병밖에 없었음


들어오고 쭈뼛쭈뼛 서있던 나한테


인사장교가 나한테 말을 먼저 걸어서


'어 신병친구야 거기 그렇게 서있으면 다리 아프잖아, 

더플백도 매고있는데 허리 안 아퍼? 짐 풀고 의자에 앉아서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하고 자상하게 말해주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


너 커피 마실래? 싫으면 주스 마시고 하길래


괜시래 받으면 좀 모자라보일까봐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하고 말함


그랬더니 인사장교가 튕기지 말고~ 한잔 해 라고 함


그럼 저 주스 마셔도 괜찮겠습니까? 하고 물어보니까


인사장교가 직접 일어나서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서 따라주더라


깜짝 놀라서 '주스는 제가 따르겠습니다' 하고 일어나려 했는데


인사장교가 '이럴땐 그냥 따라주는거 받고 감사합니다 하는거야 나중에 사회가면 다 그런다' 라고 말했음


진짜 너무 착하고 자상하더라...


그렇게 따라주는 주스 마시고 감사합니다 하고 홀짝홀짝 마심


행정병이 날 부르더니 혼잣말로 대충 말하던게


'특기는 따로 없고 딱 여기 TO가 비네'


그러더니 너 여기 중대로 가라 하길래 더플백이랑 나머지 다시 챙겨서 중대 생활관으로 감


막사도 낡고 후방인지라 동기생활관이 아니라 선후임 다쓰는 그런 공간이였음


그렇게 해서 짐 싹 다풀어놓고 침상에서 정자세로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문을 발칵 열고 들어왔는데


중대 선임이였음


근데 말투가 진짜 너무 어눌한거임


서로 통성명 하면서 알았는데 어렸을때 외국 살다가 우리 문화에 관심도 많고 병역의무 때문에 입대했다더라


아무튼 말투 이상한거 빼면 꽤 좋은 사람이였음


그 선임이 리모컨을 주면서 티비라도 보고 있으라 하고 본인은 혼자 문 밖으로 나가려 했음


리모콘 주는거 받긴 했는데


불안해서 이렇게 앉아서 티비 보고 있어도 되는지 물어봤는데


여기 부대 사람들이랑 우리 중대 사람들은 그렇게 안 엄하니까 편하게 쉬고 있으라고 말함


그래서 긴장 풀고

간만에 예능 뭐 재밌는거 했나 싶어서 채널 돌려보고 있는데


또 다른 사람이 한명 들어오더라고


키가 장교인거 치곤 생각외로 좀 작았는데 목덜미 계급장을 보니까 대위더라


그래서 일어나서 바로 경례를 했지


아 자네가 우리 중대에 전입 온 신병인가? 하고 자기 행정반으로 오라고 말하고 같이 따라 들어감


그렇게 행정반으로 들어가니까


자기 캐비넷에 과자랑 간식거리같은거 많이 넣어놨더라


그래서 자네는 어떤 과자 좋아하나? 하면서 이런 저런 과자를 많이 챙겨줌


그래서 주는거 받아서 맛있게 먹고 남는건 주머니에 넣었음


대대장이랑 했던 면담을 중대에서 비슷하게 또 했음


그렇게 조금 길었던 면담을 끝나고 다시 생활관으로 갔는데


이번엔 선임 둘이 있었음


한명은 침상에 앉아서 자기 혼자 책읽으면서 히죽대고 있고


다른 한명은 거울 보면서 화장품 바르고 있더라고


근데 문 열고 들어와도 쳐다보기는 커녕


둘 다 아무 반응도 없는거임


그래서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좀 그러니까


안녕하십니까! 전입 온 이병 @@@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말했음


그제서야 둘이 날 쳐다보더라고


그 선임 둘이랑 통성명도 하고 자기소개도 조금 했음


거울 보던 선임이 갑자기 나한테 질문을 하는데


자기 좀 아름답지 않냐고 물어보더라


보통 군대에서 전입온 신병한테 이런 질문도 다 하나..? 싶을 정도로 황당했었는데


일단 아름다우십니다 하고 어찌저찌 넘겼음


근데 책읽던 선임은 진짜 상태가 너무 이상한거같았음


말을 좀 더듬으면서 여기는 어떻게 왔어? 등등 물어보다가


그 선임이 질릴때 까지 대답을 좀 심심하게 했음


그렇게 길게 이야기 하다가 본인도 질렸던지 다시 자기 자리로 가더니만 책 집어넣고 혼자서 멍때리면서 히죽히죽 대더라


그렇게 중대원 전체랑 이야기 다 한줄 알았는데


생활관 이동 현황표 인원수를 보니까 나 포함 5명인거임


그런데 대충 계급순으로 보니까 내 맞선임 같길래 


선임들한테 먼저 물어보니까 어딨는지 본인도 모른다고 함 


그래서 생활관에 30분정도 정자세로 앉아서 티비 보다가


거울 보던 선임한테 저 잠깐 부대좀 돌아다녀도 되겠습니까? 하고 물어보고 허락받은 뒤에 


전입 온 신병은 혼자 돌아다니면 큰일난다고 


특별히 내가 부대 안내 해준다고 같이 부대 내부를 돌아다님


피엑스 사지방 도서관 돌아나디면서 시설 구경도 시켜주고 대충 이런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고 알려주면서 다시 생활관으로 들어와서 쉼


그러다가 시간도 저녁이 되고

중대원 전부 취사장 가서 저녁밥을 먹음


근데 중대원 집합할때도 나 포함 다섯명이여야 하는데 네명이였음


청소 시간엔 생활관 청소 하는법도 그 외국살던 선임한테 배우면서 청소도 끝내고


저녁점호 전까지 전부 앉아서 노가리까면서 그냥 서로 대화좀 돌리고 있었는데


점호 3분 전까지 부대 전입올때부터 현황판에 있던 그 선임 한명이 안 보이는 거야


그래서 혼자 멍때리던 이상한 선임한테 물어보니까 본인도 모르겠다 하더라...


그래서 찾아봐야하는거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갑자기 관물대 사이에서 스으윽 하고 나오는거임


그때 진짜로 깜짝 놀라서 

흔히 만화에서 나오는거 처럼 온몸이 화들짝하고 움직임

비명나오는건 진짜 간신히 참음


근데 진짜 무서웠던건


하루종일 부대 돌아다니면서 한번도 본적도 없는 얼굴이었음


여튼 점호 전이랑 점호 끝났을때 서로 통성명도 하고 말도 좀 나눴는데


생각 외로 멀쩡한 사람이더라고


아무튼 그렇게 전입온날에 선임들이랑 통성명 하고


무난하게 몇주 지내다가 지금 이렇게 외박나와서 글쓰는데


이거 군생활 잘 풀린거냐?


















부대 이름은 바이스플뤼겔 랜드솔 지부고


내 맞선임 이름이 아유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