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3줄 요약 있으니까 읽기 귀찮으면 뒤로가기 누르던가  3줄 요약만 읽어 줘.





2부에서 페코린느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대우가 박하다고 느껴왔어.

제작진은 그럴 생각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1부에서 보여줬던 밝고 명랑한 모습 뒤에 감춰둔 현실적이고 냉정한 일면은 사라지고 바보처럼 순진한 공주님의 면모와 국정을 남에게 맡기고 놀러가는 무능한 정치가로서의 모습이 부각되면서 이미지에 영 안 좋은 영향을 끼쳤지.


이러는 와중에 히로인 이벤트를 유이에게 몰아주면서 2부를 유이 중심으로 가게 만들며 히로인으로서의 분량을 슬그머니 유이에게 양보하는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건 다들 잘 알 거야.



야심한 밤에 단 둘이서 이야기하며 고백 직전까지 가는 훈훈함을 보여주기도 하고


자기가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을 유우키에게 토로하면서 흑막과의 관계성을 부각하기도 하며


끝에 가서는 핑크 유이가 고백을 하는 걸 에리스가 지켜 보고 단단히 화가 났다는 걸 보여주며 유이와 에리스의 연관성을 극대화 했지.


근데 실상은 어땠어?


2주 전에 최종보스 스스로가 자신은 유이와는 아예 별개이며 유이의 잘못도 아닌, 패동황제의 삽질로 인해 태어난 유이 대체품 AI임을 밝혔지.

무이미도 에리스를 보고 진정한 모든 일의 원흉이라 이야기하면서 유이와 에리스는 조금도 관계 없음을 못 박으면서 공격하려 들었지.


여기서 부터 문제가 잔뜩 터지는데... 일단 패동황제가 유이를 보고 말했던 '너만 보면 속이 뒤집힌다'는 자기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는 내로남불이 되고, 유이가 온천에서 유우키에게 고백했던 '나는 나쁜 아이 일지도 몰라'는 무쓸모 대사고, 그 동안 유이를 띄워주고 괴로운 현실을 견디게 하기 위해 유이에게 만들어진 기억을 보여줬던 아메스가 했던 것들은 보는 사람 입장에서 조금도 이해가 안 되는 삽질에 불과하게 되버렸어.


생각해보자, 유이가 소원을 비는 과정에서 있어야 했을 주체를 패동황제가 죽여 없애서 그 빈자리를 채우고자 만들어진 게 에리스면 이건 패동황제의 잘못이고 미네르바의 에러라고 보는 게 타당할까, 아니면 소원이 잘못되지도 않았지만 아무튼지 간에 소원을 빌었으니까 유이 잘못이라 보는 게 맞는 걸까?

누가 봐도 전자 아닐까? 


아메스가 말한 괴로운 현실은 조금도 설득력이 없어. 유이 잘못은 하나도 없는데 유이에게 괴롭고 힘든 현실이라고 주입 시키려고 해봤자 하나도 공감이 안 된단 말이야. 


이에 대해 최대 피해자는 트윙클 위시야.

얘네가 개성이 있기를 해, 스토리에서 큰 활약을 해?

그냥 전작의 주인공 동료였다는 거 말고 어필할 요소가 있기나 할까?


정석대로 유이=에리스 였으면 밋밋했던 유이의 순애보가 단숨에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몇 번이고 루프를 반복하면서 결국은 집착과 애증에 이르게 된 타락해버린 안타까운 사랑이 되고, 이로 인해 유이가 자신의 사랑과 존재가 진짜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그걸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릴 수 있었을 거야.

뿐만 아니라 마찬가지로 밋밋하다 평가 받았던 레이와 히요리 역시, 개성으로 어필할 수 없는 대신에 최종보스가 되어버린 자기의 친구와 대립하면서 사람들을 상처주는 너는 진짜 유이가 아니다, 우리와 함께 하고 상냥한 유이야 말로 진짜 유이다 라고 일갈하는 식으로 스토리 내에서 유이를 각성시키고 친구와 싸울 수 밖에 없는 슬픈 운명에 내던져진 비극의 히로인들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었을 거야.


결국 유이의 사랑을 부각 시킬 기회도, 레이와 히요리의 캐릭터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도 저 멀리 사라져 버린 거야.


정말 화가 나는 건 1부에서 유우키와 동고동락 하면서 유저들이 공감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해 온 페코린느 같은 미식전 애들을 분량을 나눠먹으면서 까지 얼굴을 내밀게 했는데 이런 식이면 트윙클 위시를 띄워줘야 했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거야.

스토리 작가가 앞으로 뭘 얼마나 잘 써줄 지 모르겠는데 트윙클 위시가 캐릭터성도 전혀 어필을 못 했고, 전투 장면도 그냥 유우키랑 미식전 곁에 있으니까 곁다리로 파워업해서 싸웠다 정도지 굳이 '트윙클 위시' 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 난 지금 트윙클 위시가 미식전 곁에서 싸우는 이유를 조금도 모르겠고 입장도 공감이 안 돼.

차라리 유우키가 미식전 다음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 사렌이 각성하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을 정도야.



에리스도 마찬가지야.


유이만의 호칭인 '키시쿤'이라고 유우키를 부르면서 모두의 기대감을 한 층 끌어올렸는데 무슨 대단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낱 AI가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게 너무 김 새.

에리스 정체가 진짜 유이였으면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루프를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에 모두가 공감해 주고 쉽게 받아드릴 수 있었을 거야.

근데 만난 적이라고는 딱 한 번 밖에 없다면서 왜 이리 집착하는 건지는 도통 이해를 못 하겠다. 

뭐 얼마나 대단한 과거가 있는 지는 모르겠는데 이 겜에서 유우키 좋아하는 여자만 63명이다.

63명 모두 사연과 이야기가 있는데 이 63명을 제치고 유우키에게 이 정도까지 집착할 수 밖에 없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야. 

너만 유우키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난리야? 지금으로서는 이 생각 말고는 안 들어.


다시 트윙클 위시 이야기 좀 하자면 유이는 에리스가 아니다, 라고 못을 박은 시점에서 트윙클 위시에 대한 내 기대치는 한참 낮아졌어. 

그리고 나오는 감정은 분노지. 난 애니 유입러라서 미식전에 각별한 애정이 있어.

남들이 수캬루만 얻고 끝내세요, 했을 때도 더 질러서 기어이 천장 치고 수페코를 데리고 온 사람이야.

아무리 돌이 없고 돈이 없어도 미식전 만큼은 꼭 데려온 사람이고, 내년에 셰피도 통상이지만 반드시 뽑을 거야.

내가 여지껏 트윙클 위시가 노잼이어도 꾹꾹 참은 건 얘네가 스토리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해 줄거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그런 건데 그 기회가 박탈 당해버렸으니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하더라.


내가 좋아하는, 프리코네의 주인공 길드인 미식전의 분량을 먹어가면서 까지 너네가 나와줘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왜 자꾸 얼굴 들이밀어? 싶더라. 차라리 레이지 레기온 인기 캐릭터 란파랑 떡밥 덩어리 셰피 이야기나 심도 있게 풀어줫으면 싶더라고.


지금 던져진 떡밥만 하더라도... 유우키와 에리스의 과거, 미소라의 정체, 오쿠토의 진정한 목적, 미로쿠의 정체, 아졸드의 딸일지도 모르는 P, 더불어 Q,R은 누구인가?, 세뇌된 네네카와 크리스티나를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

이 정도인데 개개인의 스토리를 풀 분량은 더더욱 없어지겠지. 더군다나 레이지 레기온의 과거와 이야기도 풀어야 하는데 억지로 트윙클 위시를 띄워주기 위해 미식전 분량을 먹는다? ... 전관예우고 나발이고 정말 노잼 길드 트윙클 위시 보기 싫어질 것 같아. 제작진도 트윙클은 메인 스토리에서 좀 물러나게 하려는지 새로운 엔딩은 셰피 추가 미식전이 부르고 트윙클은 빠졌더라. 마지막 클로즈업 장면도 트윙클이 빠진 미식전이고.

이리 띄울 거 셰피라도 잘 살려라, 사이게임즈...




2부가 앞으로 얼마나 길어질지는 모르겠는데 1부와 비슷하다면 15장 정도에서 완결 날테고, 대략 6장 정도, 시간으로 따지면 1년 정도인데 그 사이에 만족스런 스토리가 나오면 다행이지만 솔직히 이전 만큼 큰 기대는 되지 않아.

프리코네 최악의 악녀 미소라의 정체 정도가 궁금할 뿐이고...

그래도 이 장면 하나로 버텨봐야 겠다. 이 정도로 얼굴을 내미니까 하나쯤은 건지겠지.







3줄 요약.


1. 트윙클 위시를 띄워줘야 했을 이유가 전혀 없어졌다.

2. 최종보스의 행적에 공감이 안 됨.

3. 미식전 분량을 줄이는 일은 좀 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