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햇살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두침침한 회색 벽돌 건물의 정문에서 두 사람이 걸어나왔다.

콧코로와 페코린느는 새로 산 장비를 실험할 생각에 잔뜩 들떠, 집으로 돌아갔다.




미식전 길드하우스.

그곳의 지하에는 이곳저곳에서 산 각종 의료도구들이 가득했다.

치유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쓸모가 있나 싶겠지만, 의외로 쓸 곳은 많다.

예를 들자면 세상 모르게 자고 있는 이 작고 귀여운 고양이 소녀에게라던지.



캬루가 이 방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눈을 뜨면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랄 것이다.



왜냐하면 항상 약에 취해있었으니.

잠든 상태로 들어오고, 깨기 전에 제자리에 돌아간다.

자신의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을 리가.



"오늘 할 것은, 음....어떤 걸 해 볼까요?"

집도의는 페코린느.

실수를 몇 번 정도 해도 치유마법을 쓰는 콧코로가 원래대로 돌려준다.

수술의 흉터도, 의도한 의료사고도 전부.

덕분에 즐겁게 놀 수가 있는 것이다.


"아! 성대를 한번 잘라볼까요?"

물론, 몸을 원래대로 잘 돌려놓지는 않는다.

신체 일부분을 제거하고,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그리고 깬 다음의 반응을 지켜보며 즐겁게 웃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수술해서 붙이고, 다른 부위를 제거하고....


한두번 한게 아니니 실력도 점차 붙는다.

처음엔 피바다였지만 요즘은 깔끔하다.

콧코로도 날이 갈수록 치유마법 실력이 좋아진다.

"성대....너무 대놓고 하는 거 아닌가요?"

들킬까 걱정하는 콧코로.


이런 짓을 하는 게 들킨다면 재미가 없어진다.

눈치챈 캬루가 멋대로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큰 손실인 것이다.


"에이, 감기 걸려서 목소리가 안 나온다고 생각하겠죠!"

웃으며 콧코로의 걱정을 날려 주는 페코린느.

"좋아! 시작해 볼까요?"


차가운 메스를 들며, 페코린느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