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금속의 한기가 캬루를 깨웠다.





"으음...여긴....어...어?!"


캬루는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침대에서 잠들었는데 눈을 뜨니 무슨 이상한 기계장치에 묶여있었으니.


주변을 둘러보니 그녀는 창고로도 쓰이기 어려울정도의 작은 방 안에 갇혀있었다.

방 안에는 캬루와 그녀를 묶어둔 기계장치밖에 없었고, 그 방의 전면부는 두꺼운 유리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유리벽 너머엔...미식전의 동료들이 쓰러져 있었다.



"유우키! 페코린느!! 콧코로!!!"

소리쳐 부르지만, 동료들은 쓰러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타들어 갈 무렵, 페코린느가 머리를 싸쥐며 일어났다.

"으....머리야.....여긴 어디죠....?"


곧이어 다른 동료들도 잠에서 깨어나,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건물이....많이 낡았네요."

"이쪽에는 오래된 카세트 플레이어 말고는 천장의 녹슨 배관 파이프랑...무딘 칼이 있었습니다...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게 유일한 문인데 잠겨 있는데다 엄청 두꺼워요..."



대체 왜, 이런 곳에 있는지 궁금증이 앞설 때, 콧코로가 무엇을 빨고 있는 유우키를 발견했다.

"주인님! 이런 곳에서 아무거나 주워 드시면 안됩니다!"

탓. 하고 그의 손에서 네모난 무언가를 잡아채는 콧코로.



그것은, 카세트 테이프였다.






[Play me.]





"틀어라는 말이죠...?"

"별 다른 수도 없지 않습니까..?"


딸깍.

영문 모를 카세트 플레이어에 테이프를 넣자, 족히 20년은 된 듯한 TV화면이 치직거리기 시작했다.




[지지직....치직...]


"고장난 걸까요..?"

"잠시만요...뭐가 나옵니다..."

(나부터 풀어줘! 이거 느낌이 이상하다고!!)







[게임 하나 할까?]


기괴한 인형이, 치직거리는 화면을 가득 채우며 나타났다.


[룰은 아주 간단하지, 잘 들어봐...]

[저 소녀는, 이 카세트 테이프를 튼 시점을 기준으로 정확히 30분 뒤에 죽는다.]



(뭐??!! 설마 나 말하는 거야?? 아니지??? 응????)

"캬루짱...말하는 거죠...?"

"그런 것 같습니다..."



[저 소녀를 구할 방법은 딱 하나야. 저울 위에, 너희들의 살점을 올려놓아라. 만약 무게추보다 살점이 무거우면, 소녀는 풀려난다. 하지만...무게추보다 작으면 어떻게 될까...?]


[살든지 죽든지, 선택은 자네 몫이야.]

[게임을 시작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