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을 사귀고 나서, 영화나 연애 소설 같은데서 보던

달콤하고 끈적끈적하고 조금 야한 연애를 꿈꾸던 유니 선배랑

건전하게 도서관에서 첫 데이트 하고 싶다



약속 장소만 도서관으로 잡은거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나름 신경써서 꾸미고 온 유니 선배랑

진짜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서점을 돌아다니고,

밥 먹을 때나 카페에서 커플 메뉴도 안 시키고,

오후 4시에 일정 다 끝내고 집에 데려다주고 싶다



자신에 대해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한 유니 선배가

먼저 영화를 보자고 하거나, 좀 멀리 놀러가자고 하거나,

러브호텔 근처에서 좀 피곤한데 쉬자고 말을 꺼냈지만


로맨스 영화 대신 엄청 지루한 예술 영화를 보고,

놀러갔다가 막차 시간을 놓치지 않고 칼같이 당일 귀가하고,

러브호텔에서 쉬는 대신 근처의 벤치에 앉아 진짜로 쉬게 해주고 싶다



집 앞까지 데려다 준 유니 선배가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뭔가를 기다리면서 힐끗힐끗 눈치보고 있을 때 아무 것도 안 하고


집에 아무도 없다면서 유니 선배가 집에 초대했을 때,

정말로 집 구경과 이야기만 하다가 돌아오고


소매를 꼭 붙잡으면서 살짝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 오늘 집에 늦게 들어가도 돼...라고 중얼거리는 유니 선배를

그래도 해 지기 전에 들어가는게 안전하다면서 집에 데려다주고 싶다




요즘은 교과서에도 안 나올법한 건전한 남녀 교제를 당하면서

뭔가 점점 화가 나기 시작한 유니 선배가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한 채

자기가 먼저 손을 붙잡고 러브호텔로 끌고 들어가서,


계속 상상만 하던 낭만적인 분위기의 첫키스 같은건 집어치우고

러브 호텔에서 멱살을 붙잡고 스스로 첫키스를 빼앗고서


일단 기세 좋게 시작하긴 했지만

엄청 긴장한 듯 딱딱하게 굳은 모습으로

서툴게 리드하면서 첫 경험을 치르는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