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르네에게 하는 짓 때문인지, 사람들은 내가 여동생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자 이 글을 쓰게 됐다.


동생을 싫어해서 동생의 고양이를 뒷문으로 빼낸 게 아니다. 머핀에게는 아무 일 없다. 내가 뒷마당 창고에서 항상 밥을 챙겨줬는걸.


동생을 싫어해서 동생의 약을 몽땅 변기에 버린 게 아니다. 하지만 변기가 막힐 뻔해서 얼마나 숨을 졸였는지 모른다.


동생을 싫어해서 동생의 생물 수업 에세이를 모두 지워버린 게 아니다. 어쨌든 동생도 학교 도서관에서 일하는 귀여운 사서를 또 보고 싶을 테니까.


동생을 싫어해서 동생이 외출하기 전까지 핸드폰 충전기를 빼놓은 게 아니다. 충전이 안 되어 있어야지 엄마, 아빠가 르네에게 전화를 못 할 테니까.


동생을 싫어해서 거실에 있는 고장 난 콘센트를 쓴 게 아니다.


나는 정말로 동생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불이 났지만 르네는 죽지 않았다. 왜냐하면 르네가 머핀을 찾기 위해서 굳이 불에 휩싸인 집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됐으니까. 약을 먹지 못한 탓에 르네는 깨어있었다. 내가 지워버린 에세이 덕분에 르네는 도서관에서 다시 과제를 하던 중이었다.


동생을 싫어해서 부모님을 죽도록 내버려 둔 것이 아니다. 내가 그렇게 한 이유는 동생마저 나처럼 살해당해서 정원에 묻히는 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