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수 있는 비밀스러운 초능력을 가진 사내였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는 자신이 취할 수면 시간을 정할 수 있었고, 또 단번에 잠들 수 있었다.


"6시간 20분," 남자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시간을 정했고, 정확히 6시간 20분 동안 꿀잠을 잘 수 있었다. 그는 언제나 제시간에 한 번에 깨고 쉴 수 있었다. 그에게 잠을 설치는 밤이란 없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활기가 넘쳤으며 즐거워했다. 그는 모든 걸 가졌다. 가족, 친구 간의 돈독한 관계, 충분한 취미생활과 사교활동, 매일 의미 있는 발전을 실천할 야망, 보수가 두둑한 직업, 게다가 그와 너무 잘 어울리는 여자친구까지...


그를 가장 행복한 남자로 만드는 이 초능력에는 숨겨진 이면이 있었다.


행여나 그에게 그런 순간들...이 찾아올 때면... 그러니까, 우울증, 의심, 무관심 혹은 공허함... 또는 우주의 의미에 대하여 권태나 성찰을 너무 열심히 하려 들 때면...


혹은 행여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 좆까. 몰라, 씨발. 그냥 다 끝났으면 좋겠다고. 다 신경 끄고 잠이나 처자고 싶단 말이야,"라고 말한다면...


그는 깊은 잠에 빠져서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자신의 수면 시간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다. 그래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