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무서웠다.
하지만 곧 즐기게 되었다. 아니,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라디오쇼에서 트럼프 대통령 헤어스타일에 관해 토론하는 내용이나, 똑같이 비 오는 날 복도에 깔린 헐렁한 양탄자에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걸 본다면 (12번째 같은 장면을 보는데 아직도 웃기다) 재미라도 느끼는 게 좋지 않겠어?
호텔에 갇힌 이후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게 전부가 되어버렸다. 모두가 가지 말라고 말렸던 그 호텔. 안내 직원이... 그따위였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내 실수였다.
처음에는 무섭고 혼란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외로웠다. 저주를 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도했다. 다른 침대에서 자거나, 호텔에서 최대한 멀리 도망치거나... 심지어 자살도 해봤다. 하지만 매일 아침, 나는 이곳에서 깨어난다. 매일 눈을 뜨면 7월 16일이다.
그다음에는 즐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노인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대놓고 웃으며 어차피 오지 않을 내일은 걱정하지 않았고, 온종일 그런 태도로 보냈다.
그다음에는 더 나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다는 자유를 만끽했다. 차도 훔치고 가게도 털었다... 자랑할 생각은 아니지만 이 동네에서 나한테 안 넘어온 여자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몇 번의 시도를 거쳐서 꼬셨다). 이 세상은 내 발아래에 있었고, 나는 내가 원하는 것, 원하는 여자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 노인이 내 하루의 시작점이었다. 오늘은 어떤 사고를 칠지 궁리하게 해주는 불쌍한 첫 번째 희생양.
나는 그의 손에 있는 쟁반을 떨어뜨리면 어떻게 되는지 이미 안다. 쟁반을 떨어뜨리면 노인은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본다. 일주일 후, 나는 노인의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몇 주 뒤에는 계단에서 그를 밀어버렸다. 노인의 뼈가 부서지는 소리를 듣자 짜릿한 쾌감이 척추를 타고 흘렀다. 저 노친네도, 날 여기 가둔 존재도 다 엿 먹어라.
하지만 그다음 날은 달랐다.
문을 열자, 노인은 복도에서 넘어지려는 듯 위태한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복도 반대편에 서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혹시 이 저주가 풀린 것인가 싶어서 얼른 노인을 지나쳤지만, 다른 것은 모두 같았다.
그다음 날 역시 그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가까웠다.
나는 그에게 꺼지라고 외치고 나갔다.
다음날 그는 더 가까워졌다.
또 가까워졌다.
그렇게 되풀이하던 어느 날, 나는 내 방에 서서 나를 응시하는 노인을 보며 깨어났다.
노인을 때리기도, 찌르기도, 목을 조르기도 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매일 아침, 그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매일 아침, 그의 얼굴이 조금씩 분노로 찬다.
그리고 이 지경까지 와버렸다. 나는 이렇게 돼도 싸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어둠이 맞이한다. 숨을 쉴 수 없다. 내 얼굴 위에 베개가 있다. 대체 얼마나 많이 죽었다 깨어난 건지 세는 것도 잊어버렸다. 공포에 몸을 비틀고 꿈틀대지만 그의 힘이 너무 세다.
이것이 지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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