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유부남들 마음 고생 많은거 알고 있지만,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분명 있음. 당장 내가 회사에서 두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는 과장 형님 한 분은 말 그대로 취미로 회사를 다님. 그러니까 회사에서 나오는 수입에는 전혀 신경 안써도 되는 상태고, '사회생활 하면서 명함 한장 정도는 있는게 좋음' 라는 생각으로 그냥 다니는건데, 그게 다 형수님 덕택임.


이 사람은 중딩때 형수님 뵙고 쭉 사귀다가 취업 직후에 결혼 한 케이스인데, 일단 만난 계기부터가 좀 운명적임. 이 분이 그렇게 넉넉한 집안 출신도 아닌지라 중딩 시절에 상당히 노도와 같은 인생을 살고 있었다고 함. 그렇게 생각 없이 살다가 중3때 패싸움하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병원에서 어떻게 만나서 같이 놀게 된거임.


형수님이 몸이 좀 약하신 편임. 어렸을때부터 입원했다가 퇴원했다가 하는 일상을 반복해왔었는데, 그렇게 증1까지 흐르다 보니 친구도 그렇게 많지도 않고, 지루한 인생을 살아오다가 병원에서 2살 많은 이상한 오빠 만나서 놀다보니 좀 재미있었나보지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렇게 만난 인연이 고딩때도 계속되고, 대딩때도 계속되고 하다가 그 형님 대딩 졸업 학기에 위험일 74 속도위반 사고치고 결혼 ㄱㄱ하게 됐는데 사고치고 양가 인사하면서 장인한테 쳐맞을 뻔 했을때에야 형수님 집안이 뭐하는 집안인지 알았댄다. 집안이 오래전부터 갓동산 개발하는걸로 돈 벌어온 집안이라 현금이 문제가 아니라 서울에 오피스 건물을 몇채 가지고 자산관리하는 집안인데, 그 집안 2남 1녀 막내딸ㄷㄷㄷ


회사에서 버는 돈 보다 형수님이 이사로 이름만 올려놓은 가족회사에서 버는 돈이 더 많음. 그분 몫으로 받을 건물들도 이미 증여 등기쳐진 상태니 인생 걱정할 건 뭐 전혀 없는거지 뭐...... 그 형님 회사에서 하는 일이 그냥 나 같은 불쌍한 후배들 밥이나 사 주고, 생일 좀 챙겨주면서 집에선 딸 아들 키우는 재미로 사는듯.


언제 저 형님 입찰 비딩할 때 시장 리서치 도와드려서 그분이 좀 잘 됐던적이 있었는데, 그 때 형수님이 고맙다고 선물로 주신 에르메스 벨트 받고 삼보일배 했었음ㅇㅇ 벨트에 형수님 카드로 호텔 점심도 얻어 먹었었는데 시발 지금 생각 해 보니 삼보일배보다 더한거 하라고 해도 한다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