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정이 있어서 어린 애들이 학교 끝나고 잠시 아동 복지 기관 같은 곳에 맡겨질 때가 많아요. 그런데 보통 그런 곳은 예산이 정말 적다 보니까,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데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복지기관에 코로나 터지고 나서 급하게 하나 마련한 PC 한대를 애들끼리 돌려가면서 온라인 수업을 듣거나, 그조차도 없어서 여기 저기 글 올리면서 도움을 요청 하는 곳도 많더라고요.


결국 그 아이들은 컴퓨터를 어릴 때 잘 써보지도 못해서, 청소년, 어른이 되어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더 끔찍한 건 애들 공부용 PC는 당연히 없고, 시설에 새 사무직 인원이 왔는데 컴퓨터를 줄 수 없거나 쓰던 사무용 컴퓨터가 고장 났을 때에요. ...정말 끔찍하더라고요. 물론 그 시설에 컴퓨터를 수리할 수 있는 인원이 있다면 빠르게 수습할 수 있겠지만, 아주 작은 복지시설에 그런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가끔씩 남는 부품으로 편하게 쓸만한 사무용 PC를 만들어서 보내고 있어요. 중고 부품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안 그래도 얇은 지갑이 더 얇아지는건 슬프지만, 조금 제가 간식 덜 사먹고, 좀 더 아끼면서 살면 그 아이들의 삶이 훨씬 나아지잖아요.


언젠간 이런 일이 조금이라도 더 줄어들면 좋겠어요. 꼭. 적어도 아이들이 비대면 수업을 할 때 컴퓨터가 없어서 못하는 일이라도 없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