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 듣고 계시는지 나는 알 수 없지요
통하신다면 들어주시고 아니라면 거두십시다
막벽을 보고 섰나니 아주 벽을 사이에 두고 섰나니
짚고 돌고 짚고 돌아서 내 말을 내가 메아리 듣고
바로 여기에 소리가 없는데 글쎄 저기서 소리를 듣고
소리를 좇나니 이만 소리가 나를 좇습니다
울림없는 울음에 가슴은 죄이고 울음받친 마음구석에
뚝
한 시진 고요가 사무칠 때 쯤 이만 내가 여기에 없나이다
내가 없는 곳에 고동이 멎고 살아나고 멎은 채 이어가고
고동이 나를 부릅니다 고동이 내게 통하였더니
한 시진 고요가 사무칠테면 이만 내가 여기에 없나이다
망령되었나이다 여기에 망령된 자 있나이다
이제는 여기에 귀신을 빌어 모십시다 없는 구석에 형편에
여기에 신비가 없는데 한 영원을 빌어 한 평생을 빌어
이만 거두시옵소서 거두시나이다
또 한 시진 고요가 잦아들기 전에
너머에서 또 한 시진 고요가 잦아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