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은 리와 리브에 의해 무사히 지켜졌고, 나나미는 볼을 부풀리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카무이

리가 옛날에 태어났으면 아마 수영선수로 활동하고 있지 않았을까?


어째서죠?


카무이

아니, 그 수영복. 엄청나게 잘 어울려서 말해봤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리브.



리브

지금까지 리 씨의 수영복 차림을 상상해본 적은 없었지만, 실제로 보니 매우 어울리는 거 같아요.

근데 리 씨. 수영 못하지 않아요?


필요가 없었을 뿐입니다. 나중에 수중 전투를 할 일이 있다면, 해당 모듈을 추가하도록 하죠.


카무이

자, 그럼 이제 뭐하고 놀까? 지휘관, 뭐 하고 싶어?


나나미

나나미한테 맡겨줘! 나나미는 말이야, 인간에 대한 걸 무진장 연구하고 있걸랑!

나나미의 연구에 따르면... 자, 우선 리브는 여기에 정좌~ 그리고 지휘관은 리브의 무릎 위에 머리를 대고 누운 다음...



리브

네에엣!?


멋대로 지어내지 마십쇼, 이 말썽꾸러기.


나나미

무릎 베게라는 실제 있는 이벤트라구! 귀도 막대기로 쑤셔야 하는데!

그럼 이건 어때? 지휘관이 여기 눕고 모래로 파묻는 거야! 지휘관의 몸 위에 모래성 만들기!


그것도 각하입니다. 애당초, 인간인 지휘관을 모래로 파묻으면…


지휘관

어라, 리가 나 대신 묻히고 싶었던 거야?


…방금 얘기가 어째서 그런 결론으로 흘러간 겁니까.


나나미

이것도 싫어? 그러면~어디보자, 좀 더 재밌어 보였던게…


대체 어디서 그런 지식을 얻은 겁니까…


나나미

인류에 대한 영화나 TV에 관한 문서에서 봤지롱!

어느 드라마에서 해변 스포츠에 관한 내용이 7, 8화에 자세히 나온다구!

게다가 도서관에 있는 럽코라는 장르에서 나온 내용까지 모든 패턴을 이해한 나나미는, 그야말로 "바다의 지배자"란 이 말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것 좀 그만 보세요.


나나미

에~


지휘관

잠깐 리, 타월이 떨어질 거 같아.



무심코 손을 뻗어 리의 머리에서 떨어질 거 같은 타월을 잡으려 했지만, 손은 타월을 통과해버렸다.



....?



너무 실감난 나머지, 여기 있는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잊었다.

머쓱해져서 잠시 손을 어디 둘지 고민했다.



리브

…모두들, 진짜 해변에서 이런 식으로 놀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지구는 현재 감염체 투성이입니다. 깨끗한 해변을 찾는 것도 문제지만, 그 일대를 배회하는 감염체를 정리하고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는 데만도 보통 일이 아니겠군요. 오락을 위해 그렇게 하는 건 자원 낭비입니다.


리브

그렇죠, 그치만…게임 내라서 감염체에 대한 위협이 없는 것도 좋네요.


나나미

아, 감염체라고 하니 생각 났는데…



멀리서 굉음과 함께 모래먼지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온다.

시간이 지날 수록 소리는 더욱 더 커졌고, 다가오는 물체의 실루엤도 점차 커졌다.



나나미

일반 몬스터라면 있다구!



소리의 출처 중심에는, 무사시를 필두로 한 기계 몬스터 무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무사시 - 대검맨)


마치 훈련용 전투 시뮬레이션의 모션 같은데…어째서 여기 이런게 있죠?


나나미

물론 나나미가 데려왔지!


지휘관

뭐…? 아니 근데 어째서 모래사장에 갑자기 무사시야?


나나미

으음~ 무사시도 해변에서 같이 휴가를 보내면 어떨까 생각했거든!


그런 생각 좀 하지 마십쇼…


나나미

그치만~ 나나미는 다 같이 놀고 싶었는걸!


지휘관

하핫, 재밌게 됐네! 액션 게임 하는 기분으로 플레이 하자고!



리브
저 몬스터들의 목표...우리가 아닌 거 같아요.

설마...! 저 방향! 미션 아이템을 노리고 있습니다!

카무이
엥!? 왜 괴물이 수박을 파괴하려 하는 거야??

나나미
응? 나, 나나미가 한 거 아니야!
나나미는 단지 무사시랑 같이 놀려고 게임에 넣어둔 것 뿐이라구! 행동 같은건 커스텀마이징 안했어.

수박 속에 뭐가 있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막아야 하겠군요.



<수박이 불타기 시작했다>

시스템
경고! 불법 프로그램 탐지, 비법행위를 하면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자폭 시퀀스 개시!

카무이
수박이 불타고 있어!

리브
무사시를 막으세요, 불은 제가 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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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모여 원을 그린채, 바닥에 놓인 3개의 수박을 보았다.



카무이

이런 걸 지키려고 이 고생을 할 줄이야.


리브

근데 수박이 어째서 이렇게 많은 거죠? 원래 보상은 하나라고 했는데…


나나미

나나미가 게임에 들어올 때, 숨겨져 있던 수박 위치를 전부 서치해 뒀거든!


리브

이 수박, 정보가 들어있는 가공 메모리 장치군요.


게다가, 암호화가 되어 있어서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해금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놨습니다.


리브

방금 전 전투에서 수박에 들어있던 정보가 충격으로 인해 일부 손실된 거 같아요.

안에 있는 내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네요.


나나미

음~ 그닥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 나나미한테 맡겨줘!



나나미는 벌떡 일어나, 단말기의 옆에 있는 스크린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나나미

첫번째는 아무것도 안 들어가 있는 더미 데이터네, 두번째는 손상이 너무 심해. 남겨진 부분도 텍스트가 거의 깨졌고...

세번째는... OK! 해금했어!



3번째 있던 수박에 조작을 가하자,

수박이 반으로 쪼개지며 리본이 달린 빛나는 용지가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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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축하합니다! 당신은 모든 히든미션을 통과한 두번째 플레이어입니다!

그런 당신을 위해 멋진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드리는 코드를 사용 하시면, kurostylish와 본 게임의 확장판인 '푸른바다'시리즈의 상점에서 판매하는

"최고급 야시시 수영복"과 교환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실물을 원하시면, Kuro games에 원하시는 크기의 사이즈와 상품 번호를 적어 보내주시면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저희 게임을 플레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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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쩐지 이렇게 끝나지 않을까 예상하긴 했습니다만.


나나미

하아~ 쿠폰을 줘봤자, 지금은 상품과 교환할 수 없잖아~


리브

아쉽긴 하지만, 당시 상품을 받았던 사람은 기뻤을 거에요.

그리고, 상품을 받지 못해도 "서프라이즈!" - 라는 느낌은 있었네요.


카무이

이런 걸 이른바 '이스터에그'라고 한다구!


나나미

그나저나, 우리보다 먼저 그 에그... 아무튼 그걸 찾은 사람이 있었네?


리브

두번째 플레이어라 했죠, 잠시...아, 1위는 m.s.shome라는 플레이어 같아요.

황금시대의 플레이어네요. 아마 이 분은 상품을 받으셨을 거에요.


카무이

그렇겠지? 하아~ 아무튼 모두 함께 이렇게 게임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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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1등을 한 Shome 라는 놈은 6월 말 경에 우편으로 살려달라고 말한 그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