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

내가 리브한테 가져다 줄게.


아이라

알겠어, 그럼 이건 내가 리한테 건내주고 올게.

지휘관이 주는 선물이라고 말하면 표정 볼만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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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로 가자, 리브는 전자 스크린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리브

아, 지휘관. 어서오세요.

그 게임을 한 뒤로, 인류의 황금 시대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있던 중이였어요.

황금 시대 사람들은 여름에 다양한 축제를 열었고, 학생들은 1~2달의 장기 휴가가 있었던 모양이에요.

게다가 물품을 구매 가능한 쇼핑몰이라는 곳에선 매력적인 물품 할인 이벤트로 사람들의 구매욕을 높였고,

사람들은 애인이나 친구들이랑 해변에 놀러가서 먹을 걸 사먹거나 즐겁게 놀았었대요.

마치, 그 날 우리들 처럼요.


저는 구조체가 되기 전엔, 집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일이 무척...아, 죄송해요. 오셨는데 제 얘기만 했네요.

무슨 일로 오셨나요?


지휘관

이거 때문에 왔어.


리브

이건...그 날 입었던 수영복!

공정부에서는 이런 퀼리티의 복장을 만들 수 없어요...아이라 씨가 만들어 주신 건가요?


지휘관

그래, 리브한테 줄 거라고 부탁해서 만든 거야.



리브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리브

지금 바로 입어봐도 괜찮나요?


지휘관

...지금? 무, 물론 입어봐도 괜찮지. 



리브는 수영복을 품에 안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방에 들어갔다.

방 안에서는 옷을 갈아입는 소리가 났고, 얼마 후 방문이 열리자

앙광 기체의 부유포가 리브의 몸을 들어 올린 채로 천천히 나와 방 안을 한바퀴 돌았다.



리브

저기, 지휘관...? 어떤가요...?



리브는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지만 시선을 피하지 않고 진지하게 물어봤다.



지휘관

오...역시 예쁘네.


리브

모처럼 지휘관이 주신 선물이니까, 지휘관한테 입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역시 기지 안에서 이런 차림으로 있는건...이상하죠?


지휘관

뭐 어때, 어짜피 나만 보고 있는데.


리브

그렇죠? 

황금시대라면 이런 옷을 입고 모두와 같이 휴가를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아니...퍼니싱 바이러스가 종식된 이후라면...

지휘관, 수영복 하나 받았다고 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전, 이상한 걸까요?


지휘관

그럴리가, 난 어떤 소원이건 너희들의 마음을 응원한다구.


리브

그렇게 말해주시니 감사해요, 지휘관이 하신 말,  이해할 거 같아요.


자유에 대한 갈망, 집에 가고 싶다는 소망. 인류가 퍼니싱 바이러스를 이기는 건 이런 작은 소망에서 부터 시작하는 거일지도 몰라요.

우리 구조체들은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짊어지고 있어요, 그들의 소원은 우리가 미래를 환하게 비춰주는 등불이 되는 거겠죠.


제 소원은 지구에 다시 빛을 채워넣는 거에요. 쉽진 않겠지만요.



지휘관

언젠가 반드시 할 수 있을거야.


리브

네,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지휘관이 옆에 계셔 주시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보이는 걸요!